하루 전에는,
대설주의보라고 해서,
남덕유산을 찾았는데...
눈 없는 남덕유산을,
하루 종일 걸었고...
오늘은,
대설주의보도 없지만,
마음을 비우고 월악산으로 왔네요.
입구에 도착했는데,
겨울비만 추적추적 내리는 것을 보니,
오늘 산행도 망한 듯...
어째튼,
여기까지 왔으니,
비를 맞으며 월악산으로...
월악산은,
산도 좋지만,
산에서 바라보는 충주호가 일품인데...
호수의 모습은,
이 사진이 마지막이었고...
암튼,
이틀 연속,
내가 원하는 그림은 '1'도 없네요.
수산리 마을에서,
보덕암까지 가는 길은,
눈을 대신해서 빗물이 가득하고...
대설주의보에,
한파주의보가 내린 한겨울에,
우산을 쓰고서 산으로...
참으로,
처량하네요!!!
2Km 남짓 올라서,
보덕암에 도착했는데...
대설주의보라고,
산행을 금지한다네요!!!
도대체,
정신 나간 사람 아니고는,
이런 상황이 이해되지가 않았고...
고도가 높아지니,
비는 싸리눈으로 변해가고...
덕분에,
우산을 접고서,
가벼운 발걸음으로 올라갑니다.
입산금지라고,
아무도 없는 산길을,
오로지 나 홀로... ㅎㅎ
산을 찾기 전에,
암자에 들렸습니다.
산사에는,
불경소리가 은은하게 울러 퍼지는데...
싸리눈은,
점차 함박눈으로 변해가고... ㅎㅎ
30분 남짓 올랐는데,
산속은 온통 눈으로 가득하고...
더구나,
지겨운 안개가,
눈과 함께하니,
한 폭의 수묵화처럼 보이고...
어째튼,
폭설주의보라고 하더니,
눈이 내리기는 하네요. ㅎㅎ
오르는 사람도 없고,
내려가는 산객도 없이,
오로지 나 홀로 산행을...
하얀 눈은 시야도 맑게 해 주는데,
시원한 산공기는 상쾌하게 해 주고...
가끔씩 들려오는 새소리는,
청량감을 느끼게 해 주고...
계단에 머물면서,
잠시 귀를 열어보니...
조금 멀리에서,
딱따구리가 나무 쪼는 소리도 들리고...
부는 바람에,
나뭇가지가 흔들리는 소리까지...
푸른 소나무에도,
고사목에도,
차별 없이 눈은 내리고...
어제는,
남덕유산 운해가,
6분의 즐거움을 주었다면...
오늘은,
눈이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하고...
월악산을 수산리에서 오르면,
하봉을 지나고 중봉을 지나,
정상인 영봉을 오르면서 충주호를 즐겨야 하는데...
여기는,
첫째 봉우리인,
하봉 근처의 전망대인데...
수려한 충주호는 사라지고,
눈과 구름만이 자리했네요.
하봉에서 중봉까지는,
암벽 구간이 계속되는데...
길은,
대부분 계단으로...
그래서,
월악산은 계단을 추억으로 담아가는데,
오늘은 소나무와 눈을 추억으로 담았고...
하봉에서 중봉까지 이어지는 암벽 구간은,
제법 많이 쌓인 눈으로 인해,
상당한 주의가 필요한데...
구름과,
눈과,
소나무로 인해,
넋이 잠시 가출을...
암튼,
천국으로 가는 길이 있다면,
아마도 이런 느낌일 듯...
여기에서도,
충주호를 감상해야 하지만...
오늘은,
호수를 대신해서,
눈과 구름을 보는 것으로...
그리고,
덤이 있다면,
차가운 바람 정도... ㅎㅎ
솔잎에는,
차곡차곡 쌓인 눈으로 인해,
푸르름은 어딜 가고,
흰색으로 변해가고...
더구나,
가끔씩 불어오는 차가운 바람은,
눈꽃을 덤으로 만들어 주고...
암튼,
보이지 않는 호수를 대신해서,
소나무들이 그 자리를 메꿔주었고...
눈은 정말 좋은데,
구름은 조금 과다한 느낌이...
지척에 있는 봉우리만 보여도 좋은데,
그냥 희뿌연 모습만 보이고...
암튼,
이 또한 즐겨야 하므로,
그러려니 하면서 산행을...
시원한 바람이 부는 곳에는,
눈꽃이 순식간에 피어나고...
차가운 바람이 불어오면,
나무뿐만 아니라,
내 머리에도 눈꽃이 피어나고,..
암튼,
눈 내린 나무에,
눈꽃이 덤으로 피네요!!!
중봉까지 가는 동안,
지천으로 눈꽃이 피어나고...
만일,
한 시간 남짓 머무를 수 있다면,
훨씬 멋진 모습을 볼 수 있을 텐데...
날씨가 너무 시원해서,
눈꽃이 활짝 필 때까지,
기다릴 수가 없었네요.
조그만 암봉을 지나는 길은,
단단한 철계단으로 이어져 있는데...
날이 추우니,
눈이 쌓인 곳에 눈꽃이 더해서,
계단은 빙판처럼 변해가고...
덕분에,
고소증이 있는 나에게는,
계단을 지나기가 어렵기만...
날이 맑으면,
화려한 눈꽃과 더불어,
충주호가 보이면 좋았을 텐데...
조금 서운하지만,
눈과 눈꽃을 즐기면서,
중봉을 향해서 걸었습니다.
소나무는,
차가운 바람을 견디면서,
점차 새로운 모습으로 변해가고...
날이 조금만 차가우면,
잠시 쉬면서 구경을 하고 싶은데...
바람이 부는 곳은,
잠시라도 머물면,
살을 에는 듯해서,
그러지 못했고...
중봉에 있는 소나무는,
어느새 새하얀 모습으로 변했고...
나무뿐만 아니라,
바위와 계단까지도,
모두가 흰색으로 변해가고...
암튼,
시간이 흐르면서,
눈꽃은 화려하게 피어납니다.
중봉을 내려가,
영봉으로 가는 길도,
구름과 눈꽃으로 인해.
환상적인 모습으로...
만일,
안개만 자욱했다면,
하루 전 남덕유산의 악몽이...
어째튼,
너무 감사한 마음으로,
추위를 무릅쓰고 산을 즐겼고...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배가 고파서 조촐한 점심을 차렸습니다.
남들이 보면,
이게 점심이냐고 할지 몰라도,
이 정도면 나에게 진수성찬이었고..
암튼,
영봉을 가기 전에 든든하게 점심을...
영봉은,
중봉을 지나고 30분쯤 걸어야 하는데...
이처럼 온화한 구간도 있지만,
대부분은 암벽 구간입니다.
즉,
이런 길도 있다는 것이 신기해서,
사진으로 담아 봤고... ㅎㅎ
날은,
점점 추워져서,
눈꽃이 지천으로...
산행을 시작하면서,
일기예보가 하나도 맞지 않는다고 했는데,
꼭 그렇지는 않은가 봅니다.
암튼,
화려한 소나무 눈꽃을 즐기며,
여유로운 산행을...
평소 산행이라면,
이런 장소는 그냥 덤덤하게 지나 쳤는데...
단지,
안개와 눈이 있다고,
나의 발길을 붙잡네요.
어째튼,
월악산의 소나무가,
화려한 눈꽃을 피우니 감사할 따름이고...
발길을 잠시 멈추고,
소나무를 바라보는데...
솔잎에 눈이 쌓이고,
매서운 찬바람으로 인해,
눈꽃은 솔잎을 감싸고...
이 둘이 만나서,
월악산은 지천으로 눈꽃이 피었고..
드디어,
영봉에 도착을...
걸어온 길은,
까마득한 낭떠러지 사이로,
위태하게 이어지는데...
내가,
안개의 도움을 받아서,
저길 걸어서 올랐다는... ㅎㅎ
머리에 얼음이,
심지어 눈썹까지도 얼음이...
암튼,
눈구경에 정신이 팔려서,
얼어 죽는 줄도 몰랐고...
이제는,
산을 내려가야 하는데,
너무 아쉽기만...
아쉬운 마음에,
영봉을 돌아보니,
너무 멋진 모습으로...
춥지 않으면,
한 시간쯤 놀면 좋은데...
아쉽지만,
다음을 기약했고...
월악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길은 험난하기만...
그래도,
계단이 잘돼 있어서,
큰 어려움은 없었고...
어째튼,
산을 내려가야 해서,
아쉬움만 가득했고...
여기는,
처음 보는 장소인데,
조난당한 사람을 위한 공간이라는 표시가....
그런데,
등산로를 걷는 사람이,
조난당한 사람일까??
더 이상한 것은,
저 장소를 출입하지 말라고,
자물쇠로 잠가놨고...
소나무들은 아직도,
지천으로 눈꽃을 피우고...
더구나,
안개라는 녀석이,
주변을 가려주는 쎈스를...
암튼,
신기한 세상을,
한없이 즐겼고...
절벽에 자라는 소나무도,
눈꽃에서 예외는 아니고...
더구나,
늘씬한 몸매까지 자랑하니,
그냥 멍하니 바라보기만 했고...
소나무 곁에는,
나무가 가눌 수 없을 정도로 눈꽃이..
그리고,
이 사진을 유심히 살피면,
나무 사이로 등산로가...
즉,
절벽에 있는 나무사이로,
등산로가 지나고...
하늘에서,
우박이 아니라,
돌이 떨어진다고 합니다.
그래서,
등산로에 천정을...
암튼,
신기한 곳도 많네요.
이제는,
월악산 영봉을 지나서,
마애봉으로 가는 길입니다.
고도가 조금은 낮아지고,
바람도 잦아드니,
주변 풍경은 정상과는 다른 분위기이고...
어째튼,
힘든 계단을 지나고,
완만한 능선을 따라서 마애봉으로 갑니다.
등산로에는,
눈꽃은 사라지고,
살포시 내린 눈이 가득하고...
무엇보다 좋은 점은,
가파른 계단이 사라지고,
완만한 등산로가 반겨줘서... ㅎㅎ
조그만 쉼터에서,
잠시 몸을 녹여 봅니다.
따뜻한 우롱차(??)는,
추위로 인해 굳어진 근육들을,
나른하게 풀어주는 느낌이고...
암튼,
잠시 숨을 고르고,
마애봉으로 발길을...
마애봉으로 가는 길도,
안개가 가득한 모습이고...
안개로 인해,
마애봉이 어디인지 구분도 못했을 뿐만 아니라,
영봉의 바위 절벽도 그냥 지나쳤고...
암튼,
소나무와 눈꽃,
그리고 계단으로 된 등산로를 묵묵히 걸었고...
이런 풍경은,
너무 많아서,
사진으로 다 담을 수가 없었고...
어째튼,
1.5Km 이상,
이런 공간을 걸어야만 했고...
덕분에,
눈은 호강하지만,
무릎은 너무 힘들어했고...
이런 계단을 따라서,
30분 이상을 걸어야 합니다.
가도 가도 끝이 없는 암릉 구간은,
조금은 지루한 느낌이 들었고...
그래도,
안개와 눈을 즐기며,
여유롭게 하산을...
정말 오래된 소나무인데,
사진으로 표현은 안되네요.
더구나,
나무가 자라고 있는 곳은,
절벽의 암벽 사이인데,
구름에 가려서 잘 느낄 수가 없네요.
암튼,
정말 힘든 곳에서,
오랫동안 자라고 있는 소나무에도 눈은 내리고...
드디어,
지겨운(??) 계단도 마무리되고...
기회가 된다면,
맑은 날씨에 이곳을 오르면서,
충주호를 보았으면...
암튼,
다음에 다시 오겠다는... ㅎㅎ
이 조각상은,
고려시대 조각한,
마애여래입상이라 합니다.
그리고,
이 바위 뒤편에는,
조그만 우물이 있는데,
물 맛은 그냥 그랬고...
마애불이 바라보는 시야는,
이런 모습입니다.
맞은편 덕주봉은,
안갯속에 있지만...
안개가 걷히고,
화려한 산세가 보이면,
마애불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으려나?? ㅎㅎ
나도 다스리지 못하는 내가,
부처의 마음을 알고 싶다고 하는 것은,
어불성설이겠죠!!!!
그래서,
속 좁은 나는,
구름과 관계없이,
산을 내려갑니다.
물론,
술집으로... ㅎㅎ
덕주사는,
오래된 고찰이고,
둘러볼 것이 많다고 해서 왔는데...
덕주사의 명물은,
남근석이라 하는데...
세 개의 꼬추 모형 중에서,
두 개는 누군가 머리를 떼가고,
하나만 온전한 모습으로...
산행을 마무리하고,
여인네와 막걸리 한 사발을...
이름도 모르고,
성도 모르지만,
산행을 했다는 이유로 합석을...
그리고,
100대 명산을 두 번째 도전 중이라는 걸 들으니,
산에 진심으로 열정인 그 사람을 보면서,
나는 아직 멀었다고 느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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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는 짧고 강한 운해가,
다음날은 구름과 눈이...
역시,
자연이 주는 감동은,
보고 느끼지 않고서는,
표현이 어렵네요.
암튼,
지금 생각해도,
감회가 새롭네요.
이런 곳을,
함께할 사람이 있다면,
더 이상 좋을 수가 없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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