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남’ 말고 ‘도로님’으로
대중가요 작사작곡가 조운파 씨는 ‘옥경이’ ‘칠갑산’ ‘아내에게 바치는 노래’ 등 수많은 히트곡을 만든 분입니다. MBC 방송의 로고송 ‘만나면 좋은 친구’도 그의 만든 겁니다. 이분이 만들고 허영란 가수가 부른 ‘날개’라는 노래를 제가 참 좋아했던 기억도 납니다. 조운파 씨 노래 중에 ‘도로남’이라는 노래가 있는데 가사가 참 재미있습니다. ‘남이라는 글자에 점 하나를 지우고 님이 되어 만난 사람도/ 님이라는 글자에 점 하나만 찍으면 도로 남이 되는 장난 같은 인생사/ (중략) 점 하나에 울고 웃는다// 돈이라는 글자에 받침 하나 바꾸면 돌이 되어버린 인생사/ 정을 주던 사람도 그 마음이 변해서 멍을 주고 가는 장난 같은 인생사’
남이라는 글자에 점 하나만 빼면 님이 되지만 다시 점 하나만 찍으면 도로 남이 된다고요. 점 하나처럼 어떻게 보면 작은 것 하나가 사랑에 빠지게 하기도 하고 원수가 되게 하기도 하는 것이 인생사 같다는 겁니다. 종종 이런 경우를 많이 봅니다. 그렇게 사랑해서 만나서 결혼했는데 헤어지고 나면 원수가 되기도 하는 모습이요. 어떻게 보면 점 하나같이 별 거 아닌 일로 관계가 틀어지고 회복할 수 없이 되어버리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조운파 씨는 원래 무신론자였다고 합니다. 그것도 아주 열렬한 무신론자. 그런데 어느 날 생전에 그렇게도 당당하던 아버지가 갑작스럽게 교통사고로 사신이 되어 누워있는 모습을 보며 충격을 받았다고 합니다. 슬픔보다는 인생에 대한 깊은 허무와 절망감을 느꼈다고요. 수많은 히트곡으로 돈과 명예를 얻었지만 그럴수록 마음 깊은 곳에서 퍼져가는 공허감을 떨쳐버릴 수가 없었답니다. ‘사람은 왜 죽어야 하는가.’ 단순하지만 누구나 피할 수 없는 이 질문을 힘들게 안고 살다가 하나님을 만나게 된 겁니다. 천국 소망을 갖게 되었고 영적 체험을 하면서 평안을 얻었고 삶의 목적과 의미가 달라진 겁니다.
그 후에 가장 달라진 것 중의 하나가 그동안 불편한 관계에 있던 사람들을 찾아가 화해하고 자기에게 아픔을 주었던 사람을 용서한 것이랍니다. 이 ‘도로남’이라는 가요에도 이런 의미가 있는 것 같습니다. 점 하나 차이로 친구가 되기도 하고 원수가 되기도 한다는 겁니다. 우리네 삶에서는 모두가 ‘도로남’이 되지 말고 ‘도로님’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내 눈에 미운털처럼 박힌 점 하나를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녹여 없애는 겁니다. ‘남’에서 점 하나를 녹여, 모든 사람을 보고 싶은 ‘님’으로 만드는 것이 주님께서 우리에게 원하시는 모습일 겁니다☺
(2025년 1월 19일 주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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