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모님의 피승천(被昇天) 대축일 [0815]
묵시 11,19ㄱ; 12,1-6ㄱㄷ.10ㄱㄴㄷ 1코린 15,20-27ㄱ 루카 1,39-56
2024. 8. 15. ( 목 )
주제 : 내 삶에 영광을 가져오기
오늘은 우리 민족의 광복절로 지내는 날입니다. 100년(=114년)이 넘는 오랜 시간 전부터 시작된 일본의 압제로부터 우리의 민족이 빚을 되찾은 날입니다. 표현에 따라서는 해방절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만, 오래 전에 한번 이루어진 그 좋은 일의 의미가 내 삶에도 계속되도록 내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도 생각하면 좋겠습니다. 현실의 우리 문화와 정치를 담당하는 일부의 사람들이나 학자들에는 일본의 압제를 정당화하여 ‘건국절’이라는 묘한 표현을 쓰는 사람들도 있지만, 이렇게 자기가 누리는 축복의 삶에 겨워서 잘못 사는 악한 무리의 악영향도 극복하면 좋겠습니다.
세상의 일과는 구별하여, 신앙인에게 지내는 오늘은 사람에게 베푸신 하느님의 은총을 특별히 생각하는 말입니다. 안타까운 것이라면 나에게 이루어진 놀라운 축복이 아니라서, 사람이라는 존재는 여러 가지로 생각을 드러냅니다만, 이왕이면 성모님에게 이루어진 이 큰일이 언젠가는 나에게 이루어질 좋은 일이라는 생각을 하고 그에 참여할 자세를 바르게 생각하면 좋겠습니다.
세상에서 내가 바라는 영광은 나에게 아무 때나 오지 않습니다. 더더구나 내가 바란다고 정한 순간에 이루어지는 일은 아닙니다. 적어도 우리가 아는 방법대로만 생각한다면, 삶에서 내가 부딪히는 여러 가지의 문제들을 잘 이겨내고, 그 문제들이 해결된 다음, 내게 이루어질 영광에 참여하겠다는 올바른 태도가 있어야 할 것입니다.
하느님의 특별한 사랑을 입었던 예수님의 어머니, 마리아는 예수님을 잉태하시어 세상에 낳으셨고, 그분이 우리의 구세주가 되는 일에 협력하신 분입니다. 그 일에 성모님께서 직접으로 협력하신 일을 우리가 구체적으로 말할 내용은 아니지만, 마리아를 통하여 우리는 하느님께서 베푸시는 구원에 참여할 수 있게 됩니다.
하느님의 은총이 우리에게 실현되도록 우리가 마리아를 통하여 배울 일은 무엇이겠습니까? 어떤 일을 실천하면 성모님에게 이루어진 영광에 나도 참여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겠습니까? 사람이 드러내기 쉬운 표현은 내가 행동하기 이전에 내가 참여할 영광에 관한 것을 생각하기가 쉽습니다만 올바른 순서를 잘 생각해서라도 좋은 일이 나의 삶에 이루어지게 해야 할 것입니다.
성모님은 우리가 생각하는 일보다 더 많은 고난을 겪으셨고, 그 고난을 잘 이겨내셨기에 하느님께서 허락하시는 영광에 드셨다고, 우리는 오늘 성모님의 승천대축일에 기억합니다. 승천을 말하면서 예수님처럼 하늘로 오르셨다거나, 세상에 살던 육신을 땅에 두었는지, 아니면 하늘로 가져갔는지를 묻는 것은 어리석은 일입니다. 오늘 우리가 생각할 승천은 그렇게 육신에 관련된 내용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베푸신 축복에 내가 어떻게 참여할 수 있는지 그 방법을 찾는 일입니다.
하느님의 뜻이 세상에 실현되는 일을 방해하려던 용은 여인의 앞에서 자기의 힘을 거침없이 드러냈습니다만, 훼방꾼이었던 용의 계획이 성공했다고 사도 요한은 묵시록에 기록하지 않습니다. 세상의 삶에서 하느님을 대적할 존재는 누구이겠습니까? 아니면 얼마나 놀라운 일이어야 하겠습니까? 사람이 상상으로는 못할 일이 없다고 하겠지만 현실은 현실대로 우리가 올바르게 봐야 합니다.
복음에서 들은 말씀은, 마리아가 자기를 찾아온 하느님의 뜻에 순종하여 하느님의 계획이 자기의 삶에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내용이었습니다. 우리가 현실에서 똑같은 자세를 갖는다고 해서 내가 마리아가 된다거나 성모님에게 이루어진 놀라운 축복이 내게 그대로 실현된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그건 우리가 갖는 생각대로 이루어지는 간단한 일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성모님은 세상에서 어떻게 사신 분이었기에, 우리는 그분의 승천을 오늘 기념하겠습니까? 내가 눈으로 확인했기에 기념하는 일은 아닙니다. 변치 않을 확실한 증거를 누군가가 전했기에 우리가 신앙에서 그 일을 따라 사는 것도 아닙니다.
우리가 아는 말에 '될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다르다'고 했습니다. 내가 경험한 일을 담은 표현은 아니지만, 우리가 이렇게 기억하는 말을 통하여 내가 세상에서 무엇을 실천하고 어떤 삶의 자세를 가져야 하는지를 깨달으면 좋겠습니다. 하느님의 축복은 내가 드러내는 삶의 태도와 모습을 통하여 하느님에게서 얻을 것이지, 내가 간절히 바란다고 생각만 해서 저절로 이루어지는 일은 아닐 것입니다.
오늘 성모님의 승천을 기념하는 날, 나는 어떤 사람으로 살겠다고 생각하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