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도 국방백서 : 북한 정세와 군사적 위협
‘북한은 주적’이라는 국방개념이 사라진 국방백서가 지난 4일 발간됐다.
이에 대해 국방부는 주적표현을 삭제했지만 “군은 장병정신 교육을 강화하는 가운데 북한의 실체적 군사위협을 명확히 인식, 군사대비태세를 더욱 확고히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4년 만에 발간된 이번 국방백서는 전체 군단 수를 줄이는 대신 미사일관련 부대를 확충하고 국경경비사령부와 미사일 지도국의 2개 군단을 신설하는 등의 북한 군사 동향 관련 최신정보를 수록하고 있다.
이에 본지는 2004년도 국방백서를 요약 게재한다.<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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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보유한 구 소련제 `MIG-29` 전투기의 모습 |
북한의 김정일은 공개 활동의 대부분을 군부대 방문 등 군 관련행사에 집중하면서 군의 정치적 역할을 중시하는 ‘선군정치’를 통해 체제 내부 결속을 도모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03년 3월 이라크 전쟁 이후 김정일의 군부대 방문 활동은 현저하게 증가(2002년 24회-2003년 50회-2004년 53회)하고 있는데, 이는 선군정치의 일환으로 군이 전투준비 태세 강화를 유도하고 김정일에 대한 충성심을 고취시키기 위한 독려활동으로 평가된다.
북한은 남북정상회담 이후에도 군사적으로는 변화의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1962년 ‘4대 군사노선’을 군사정책으로 채택한 이래 장기간에 걸친 전쟁준비를 완료하였으며, 당분간 현재의 군사정책을 유지할 것으로 판단된다.
경제난 심화에도 불구하고 국가자원을 군사부분에 우선 배분하여 군사력을 증강하고 있으며 육*해*공군의 주요 전력을 평양-원산선 이남 지역에 집중배치하고 있다.
군사비 지출, 국민총생산(GNI) 30% 넘어
한편, 북한은 2004년도 국방비를 국가 총예산의 15.5% 수준으로 공식 발표했다.
그러나 북한 체제의 특성과 예산체계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볼 때 실질 군사비는 국민총생산(GNI)의 30% 이상 될 것으로 추정된다.
즉 북한의 국방비는 국가예산 이외에도 군수경제 운영체제(제2경제), 무기 수출, 군부대 외화벌이 사업 등 독자적인 군 예사체계 등을 통해 조달되고 있으며, 군수공장이 국유화되어 있는 등 매우 저렴한 군사비 지출구조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북한의 전쟁지도 및 군사지휘의 최상위 기관은 국방위원회로서 전반적인 국방사업을 결정하고 지도하는 독립기구이며,
그 예하기구로 인민무력부가 편성되어 있다.
1998년 9월 5일의 개정된 북한 헌법(제100조)에 따라 ‘국방위원회는 국가주권의 최고 군사지도기관이며 전반적인 국방관리기관’으로 강화됨으로써 국가 최고 권력기관으로 격상되었으며, 국방위원장은 ‘정치, 군, 경제역량의 총체를 통솔하는 국가 최고의 통수권자’로 위상이 강화되었다.
인민무력부는 군 관련 외교업무와 군수, 재정 등 군 정권을 행사하고 대외적으로 대표성을 가지며, 총정치국은 군의 당 조직과 정치사상사업을 관장하고, 총참모부가 실질적으로 군사작전을 지휘하는 통합군 체제로 군령권을 행사하고 있다.
현재 북한 지상군은 9개 정규군단, 4개 기계화군단, 1개 전차군단, 1개 포병군단, 평양방어사령부, 국경경비사령부, 미사일지도국, 경보교도지도국 등 총 19개의 군단 급부대로 편성되어 있다.
지상군 70%, 평양-원산선 이남 지역 배치
주요 전투 부대는 80여 개 보병사단 및 여단, 30여 개 포병여단, 10여 개 전차여단 및 7개 전차연대, 20여 개 기계화여단, 25개 특수전 여단 등 총 170여 개 사단 및 여단으로 편성되어 있다.
북한은 전방에 4개 군단, 그 후방에 1개 전차군단, 2개 기계화군단 및 1개의 포병군단등 평양-원산선 이남 지역에 지상군 전력의 약 70%를 배치하고 있어 유사시 재배치 없이 기습공격이 가능한 능력과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전방지역에 배치하고 있는 170밀리 자주포와 240밀리 방사포는 사거리가 우리의 수도권까지 미치고 있어 현 진지에서 수도권에 대한 기습적인 대량집중사격이 가능하다.
한편 전방군단 특수전부대 포함 약 12만 명(2000년 10만 명)에 달하는 특수전부대는 유사시 남한 전 지역에 동시다발적으로 침투하여 후방지역 교란과 혼란 조성을 기도할 것으로 판단된다.
북한 해군은 해군사령부 예하에 동*서해의 2개 함대사와 12개 전대 및 2개의 해상저격여단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전투함정중 수상전투함은 경구축함, 경비함, 유도탄정, 어뢰정, 화력지원정 등 대부분 소형의 고속함정 위주로 구성되어 있으며 전투함정의 60%가 전방기지에 전진 배치되어 있다.
잠수함은 로미오급 및 상어급 잠수함 60여척과 유고급 잠수정 10여 척을 보유하고 있으며, 지원함정은 상륙함, 고속상륙정, 공기부양정 등의 상륙용 함정과 소해정, 해상 경비정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북한 공군은 공군사령부 중앙통제 하에 4개 비행사단과 1개의 헬기여단 등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전투기의 40%를 전방기지에 배치하고 있다.
항공기 전력은 MIG-15/17/19/21 전투기와 IL-28 전폭기 등 구 소련제 제1*2세대 전투기가 약 70%를 차지하고 있고 MIG-23/29 및 SU-25 등 제3*4세대 전투기도 상당수 보유하고 있다.
1990년대 후반에는 카자흐스탄으로부터 개량형 MIG-21 전투기와 러시아로부터 MI-8 헬기 및 KA-32 헬기를 도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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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보유한 SA-2S 미사일 |
이외에도 북한 공군은 2개의 저격여단을 보유하고 있으며 유사시 저공으로 아군 깊숙이 특수전 부대를 침투시킬 수 있는 약 300여 대의 AN-2기를 보유하고 있다.
사회 전체가 거대한 병영체제로 유지
북한은 ‘4대 군사노선’에 따라 전 인민을 무장 화함으로써 사회 전체가 거대한 병영체제로 유지되고 있다.
현재 14~60세까지 전 인구의 약 30%가 동원 대상인 770만여 명(2000년 748만여 명)의 예비전력은 연 15~30일간의 군사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북한의 예비전력은 전투 동원 대상인 교도대 62만여 명, 향토예비군 성격의 노동적위대 572만여 명, 고등중학교 군사조직에 해당하는 붉은청년근위대 94만여 명, 기타 준군사부대로서 호위사령부, 인민보안성, 군수동원총국, 속도전청년돌격대 등 약 42만여 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북한은 1960년대부터 영변에 핵시설 건설을 시작했으며, 1970년대에는 핵연료의 정련, 변환, 가공기술을 집중 연구했다.
한편 1980년대 이후 5MWe 원자로의 가동 및 폐연료봉 재처리를 통해 핵물질을 확보하는 등 핵연료 확보에서 재처리에 이르는 일련의 ‘핵연료 주기를 완성하고, 이와 병행해 고폭실험도 실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무기급 플루토늄으로 핵무기 1~2기 제조
특히 북한은 지난 1992년 5월의 IAEA 사찰 이전에 추출한 약 10~14kg의 무기급 플루토늄으로 1~2개의 핵무기를 제조한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북한은 2002년 12월 핵시설 동결해제 이전에 보관해 왔던 8,000여 개의 폐연료봉을 2003년 1월부터 6월까지 재처리를 완료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리고 추가적인 플루토늄의 확보가 가능한 영변의 5MWe 원자로는 2003년 2월 말부터 계속가동하고 있다. 또한 북한이 ‘우라늄 농축 핵 개발 계회’에 따라 우라늄 농축에 필요한 원심분리기 개발을 위해 관련부품을 도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북한은 1961년 말 김일성의 ‘화학화 선언’에 따라 화학무기 연구 및 생산시설을 설치하는 등 무기 개발을 시작했으며, 1980년대부터는 독가스 및 세균무기를 생산해 오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현재 북한은 여러 개의 화학공장에서 생산한 신경성, 수포성, 혈액성, 구토 및 최루성 등 유독작용제 약 2,500~5,000톤을 여러 개의 시설에 분산 저장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탄저균, 천연두, 콜레라 등의 생물무기를 자체적으로 배양 및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 1970년대부터 탄도 미사일 개발계획에 착수하여 1980년대 중반에 사정거리 300km의 SCUD-B미사일 시험발사에 성공한 후,
사정거리 500km에 이르는 SCUD-C를 생산하여 작전 배치했으며,
1990년대에는 사정거리 1,300k인 노동미사일을 시험발사 한 후 작전배치 했다.
1998년 8월에는 대포동-1호 미사일 운반체 발사실험을 했으나 실패 했다.
그러나 운반체의 엔진연소와 탄체의 다단계 분리 등 제반기능을 실험한 것으로 보아 중*장거리 미사일 개발능력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이외에도 북한은 최근 들어 장거리 탄도 미사일인 대포동-2호를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리/김필재 기자 spooner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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