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만히 보면 우리들 참 많이도 걸어 온거 같다,,,오래 살아서 무슨 영화를 보겠다고,,,바둥거리며 살고 있는지,,,내생각에,,,,지금 죽으면 호상이지,,,암 호상이야,,,,'
모 검찰청에 근무하고 있는 동갑나기 검사 친구가 '곱창구이집'에서 소주잔을 기울이다가 화살같이 빠른 세월의 무심함에 마음을 다쳤는지 우리들에게 무심코 내뱉은 말이다. 물론 이 나이에 스스로 호상일꺼라는 주장은 어불성설일지도 모른다.그러나 그 친구의 푸념을 면밀히 분석해 보니 남자 나이 56살이면 할짓 못할짓 다하고 살았다는 소리인 듯 싶어 절로 고개가 끄덕여지기도 한다.
생각해보면 산전 수전 공중전 거기에 우주전까지 치뤄 낸 역전의 용사들이기에 당연히 있어야 할 호기심도 사라지고 그야말로 순수의 시대와는 담을 쌓을 정도로 세파의 거친 때가 많이 묻어가고 본성 자체가 적당히 토속적으로 변질되어 버린 것 같다.
세상사에 조금만 집중을 하면 그 유명하다는 청담동 '동자보살'의 점괘는 명함도 내밀지 못할 만큼 우리들도 모르는 사이에 마음안으로 부터 혜안이 열리고 좀 과장되게 말한다면 득도를 한 그런 사람들이 되고 말았나 보다. 어느 코메디언의 유명한 명대사처럼 '척 보면 압니다,,,,' 그렇듯 세상의 법칙을 따져보지 않아도 충분히 알 것만 같은 한마디로 세상의 이치를 깨닫고 말았으니 무엇을 하든 세상사는게 재미 있을 턱이 없다.
마음은 아직도 스무살 시절에 머물고 있건만,,,,염색으로 커버하고 있긴 하지만 날마다 늘어나는 흰머리, 머리를 감을때마다 안타깝게 빠져버리는 머리카락, 깍두기 같은 딱딱한 반찬을 기피하게 되는 약해진 치아, 생각없이 튀어나오는 뱃살,,,원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화살같이 빠른 세월에 의해 우리들의 컨셉은 점점 어른의 모습으로 진화되고 있는 것 같다.
전후 베비붐시대라보 불리우는 시대에 태어난 을미생 55년 양띠친구들을 보면 잘 된이가 별로 없는 것 같다. 잘되기는 커녕 팔자들이 왜 그리 쎈지 별거하는 사람들도 많고 이혼한 사람들도 많고 안타깝게 사별한 친구들도 많은 것 같다. '아들 딸 구별말고 둘만 낳아 잘기르자' 혹은 '‘잘 키운 딸 하나 열 아들 안 부럽다’ 라는 공익광고 문구가 유행어처럼 난무하던 시절 예비군 훈련장에서 훈련을 면제 해준다든 달콤한 유혹에 빠져 그야말로 '정관수술'을 해버린 씨없는 수박들도 많다.
2남3녀 혹은 1남4녀의 대가족 제도로 늘 북적거리던 어린시절과는 달리 슬하의 자식들이 하나 아니면 둘 밖엔 없어 집에 들어온다 해도 허전하기짝이 없다. 그것도 이 나이가 되니 자식들이 모두 성장하여 자신들의 세계에서 살고 있기에 얼굴 보기도 힘들 때가 많다. 솔직히 가족구성원이 단출하여 가장으로도써 경제적으로나 무엇으로나 가족들을 관리하기가 좋긴 하지만 '산아제한'을 국가발전의 최고 목표로 삼았던 국가시책에 '지금과 같은 외로운 상황이 올꺼'라는 사실을 전혀 예측도 하지 못하고 동조하고 말았는지 솔직히 어느땐 후회가 될 때도 있다.
마땅히 할일이 없어 일찍 퇴근을 하여 집에 들어와도 집은 항상 비어있다. 성장한 자식들 뿐만 아니라 아내(남편)들 마져 무엇이 그리도 바쁜지 집을 비운날들이 많은 것 같다. 아마도 쇼핑,외식등으로 이어지는 친구들과의 교류 등 저마다의 문화 생활을 즐기고자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어 그런 모양이다.
그래서일까,,,,'꽃과 나무와 같은 자연이 눈에 선명하게 보이고 더더욱 아름답게 보이기 시작하면 나이가 들어간다는 징조다.' 라는 말을 증명이라도 하듯 그 동안 거들떠 보지도 않았던 발코니의 화초들에게 관심이 가기도 한다. 사랑이란 것이 자주 자리를 비우는 아내(남편)와 자식들로 부터 분리되어 늘 변함없이 우리들을 기다리고 있는 화초와 같은 자연쪽으로 자리를 옮기지 않았나 싶기도 하다.
어찌되었건 '인생은 60부터'라고 자위해보기도 하지만 세월을 잘 만나서 우리들이 이렇게 젊은 듯 살고 있는 거지 솔직히 남자 나이 56살이면 옛날같으면 뒷 방에서 곰방대를 두드리며 '이리 오너라' 을 외치고 있을 중 늙은이였을는지도 모른다. 또한 56세되는 2010은 사업을 하는 친구들은 제외되지만 직장생활을 하고 있던 대부분의 을미생들에겐 정년퇴직을 해야 하는 그런 심란한 한 해이기도 하다.
잃어버린 호기심과 순수성을 다시 찾았음 하는 충동이 가슴에서 일고 있는 요즈음 '우리나이에 죽는다는 거 어쩌면 호상일지도 몰라,,,'라고 외치던 모 검찰청에 근무하고 있는 검사 친구의 넋두리가 심각하게 가슴에 남는 우울한 시대에 우리들이 살아가고 있는 듯 싶다.
살아있을 날보다 지금까지 살아온 날들이 훨씬 더 많은 우리들의 삶을 되 돌아보니 고개가 끄덕거려질 정도로 참 많이도 와 있는 듯 싶다. 베비붐시대에 태어난 55년 을미생 양띠 친구들이여,,,아이들과 아내(남편)가 비운 자리가 허전하고 이렇게 허무하게 나이가 들어간다고 해도 절대 기죽지 말고 아름답게 사랑하며 최선을 다해 열심히 살기로 하자.
왜냐하면 포기하기엔 아직 우리들은 충분히 젊고 우리들 살고 있는 이 세상엔 아직도 해야 할 일들이 많을꺼라는 충분한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도시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