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아야 축하해. 너 너무 이쁘다”
새하얀 드레스에 우아하게 머리를 틀어올리고 다이아몬드 목걸이와 귀걸이를 한 정아의 모습은
오늘 눈이 부시게 아름 다웠다.
혜빈은 그런 그녀에 비해 자신이 무척 초라하게 느껴졌고 태석이 정아와 약혼하는것은 잘된일이
라고 마음속에 새기고 또 새겼다.
“혜빈아 태석오빠는 어때? 나 오늘 한번도 못봤는데 멋있어?”
“응 태석오빠야 원래 멋지지...”
“참참 그리고 혜빈아 너 짐 챙겨 왔지? 오빠랑 나랑 현우씨랑 너랑 스키장으로 여행가기로 했잖아.”
“응 챙겨왔어. 그런데 정아야 내가 가도 되는지 모르겠어.. 너랑 태석오빠 약혼기념으로 여행가는건데..”
“야 너랑 난 제일 친한 친구고 태석오빠랑 현우씨도 엄청 친하잖아. 솔직히 태석오빠랑 나 둘만 가긴 아직 어색하잖아.”
정아는 혜빈에게 스키장에 같이 가길 간곡히 부탁했고 혜빈은 짐도 챙겨왔으니 할수 없이 가기
로 마음 먹었다.
대기실에 정아의 가족들이 왔고 혜빈과 정아는 약혼식이 끝나고 호텔 앞 후문에서 만날것을 약
속하고 대기실을 나왔다.
혜빈은 사람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는 태석을 보자 가슴 한구석이 왠지 모를 허전함이 느껴지며
자신도 모르게 자꾸만 눈물이 흘렀다.
15년동안 좋아했던 태석을 보내야 겠다고 생각하니 더 가슴이 아프고 눈물이 흘렀다.
“이혜빈”
“어? 오빠”
“너 내가 이러고 있을줄 알았어. 약혼식 시작했어 들어가자”
현우는 혜빈의 손목을 잡고 약혼식장에 들어가려 했지만 혜빈은 도저히 웃으며 태석과 정아를
바라볼수 없을것 같아서 현우의 팔을 잡았다.
“오빠 나 도저히 못들어 가겠어”
“다 겪어야되. 너 언제까지 태석이 가슴속에 새기고 살거야. 들어가자”
현우는 애원하는 혜빈을 더 이상 약혼식장으로 데리고 들어갈수 없었고 둘은 호텔 밖으로 나왔
다.
“너 이제 진짜 잊어. 잊어야 되. 태석이 한정아랑 약혼했어. 니 친구 정아가 약혼녀라고.”
“노력할거아 그렇지만 나 정말 웃으면서 아무렇지 않은척 같이 여행갈수 있을까?”
“할 수 있어. 스키장 가서 강태석 그 자식 다 잊는거다 응? 잊는거다.”
“.....”
“대답해. 이혜빈 잊을거지? 아니 노력이라도 할거지?”
“응”
약혼식이 끝나고 태석과 정아는 옷을 갈아 입고 호텔 밖 후문으로 나왔고 네 사람은 한 차를 타
고 강원도 용평리조트로 갔다.
태석은 기분이 별로 좋아보이지 않았고 정아는 상당히 좋아보였다.
스키장에 도착해서 혜빈과 정아는 817호에 태석과 현우는 바로 옆방인 818호에서 짐을 풀었다.
“혜빈아 우리 얼른 짐풀고 스키 타러가자.”
“그래”
“그런데 혜빈아 너 그거 알아?”
“뭐?”
“너 현우씨랑 되게 잘어울린다. 현우씨랑 너 안지 오래됬다며 둘이 잘 해봐. 현우씨도 너한테 관
심있는것 같던데”
혜빈은 정아의 말에 대답을 안한 채 그저 씨익 웃었다.
혜빈과 현우가 서로를 안지는 10년 정도 되었다.
태석은 현우가 자신이 가장 친한 친구라며 혜빈에게 소개시켜주었고 현우는 언제부터인가 그녀
를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며 힘들때나 슬플때나 늘 힘이 되 주었다.
정아는 스키를 타러 갔고 혜빈은 별로 내키지 않아서 산책을 했다.
“야 이혜빈”
혜빈은 익숙한 저음의 목소리로 누가 부르자 태석일 거라 예상하며 뒤를 돌아보았다.
태석은 혜빈을 보고 씨익 웃었다.
“뒷모습이 딱 너 같다 했더니 혜빈이 맞구나”
“오빠 스키는 안타고 왜 여기있어?”
“너야 말로 왜 스키안타고 청승맞게 이러고 있냐?”
“아니 난..그냥”
태석은 얇게 입는 혜빈의 옷을 보고 좀 따뜻하게 입고 다니라며 자신이 입고 있던 겉옷을 덮어주
었다.
둘은 아무말 없이 걷다가 혜빈은 무심코 태석의 얼굴을 보았다.
약간 생각에 잠긴듯한 얼굴은 항상 혜빈이 지금까지 보았던 태석이 아니었다.
그리고 태석은 힘겹게 말을 꺼냈다.
“저기.. 혜빈아 나 약혼 잘한걸까?”
“어?”
“솔직히 정아랑 나 서로 원해서 약혼한것도 아니고 집안끼리 억지로 맺어준거잖아. 나도 내 감정
을 모르겠어. 뭐랄까 한구석이 자꾸 허전하고 정아한테도 마음이 기울지 않아”
혜빈은 잠시 눈을 감았다. 그리고 자신이 태석에게 어떻게 말을 해야 할지 생각했다. 태석은 줄
곧 혜빈의 말에 따랐기 때문에 자신의 말 한마디가 태석과 정아의 관계를 깰수도 있다고 생각하
였다. 태석을 15년동안 좋아하긴했지만 그렇다고 정아와 태석의 파혼은 원치 않는 혜빈이었다.
“오빠. 오빤 오빠네 집안을 위해서도 오빠의 장래를 위해서도 오빠의 행복을 위해서도 정아와 약
혼하게 옳아. 지금 오빠는 그저 약혼 후유증을 겪는것뿐일거야. 꼭 내 친구 여서가 아니라 정아
한 여자로써 좋은 애라는거 오빠가 무엇보다 잘 알잖아. 아무 생각 말고 오빠는 그냥 직진 하면
되. 뒤돌아보지말고....”
“그런가? 알았어. 니가 하던 말 지금까지 쭉 옳았으니까 이번에도 맞는거겠지? 그렇겠지......”
태석은 말끝을 흐렸다. 태석과 혜빈이 호텔로 돌아왔을때 해는 이미 저물어 있었고 날씨는 더욱
쌀쌀해졌다.
혜빈은 방에 들어가자 정아는 왜 이렇게 늦게 왔냐며 호들갑을 떨었다.
혜빈이 정아의 옷을 보니 정아는 럭셔리한 정장 투피스를 입고 있었다.
정아는 혜빈에게 넷이서 호텔 바에서 술을 마실거니 옷을 갈아 입으라고 했고 혜빈은 대충 연보
라색 티에 치마를 입고 정아와 호텔 바에 갔다.
태석과 현우는 벌써 술을 마시고 있었다. 넷은 특별한 얘기 없이 그저 술을 마셨다. 몇분 뒤 혜빈
은 술이 약해서 취기가 돌기시작하고 속도 안좋아서 산책이나 할까 하고 바를 나왔다.
겨울이라 쌀쌀하긴 했지만 밤 공기가 무척이나 상쾌했다.
혜빈은 누군가 자신을 보고있다는 느낌에 뒤를 돌아보니 현우가 바라보고 있었다.
“오빠”
혜빈이 현우에게 달려가자 현우는 술이 취했는지 비틀거렸고 혜빈에게 몸을 기댔다. 코를 찌르
는 술 냄새가 현우에게 나긴 했지만 시원한 클워터향 때문에 그리 나쁘지 않았다.
“야! 이혜빈 너 아직도 강태석이 그렇게 좋냐아?”
“오빠 취했어. 들어가자”
“15년동안 좋아한 니 마음 충분히 알겠는데... 강태석 그 자식 옆에는 옆에는!!!! 세느호텔 외동딸
인 한정아라는 약혼녀가 있어!
그것도 니 친구인 한정아! 15년동안 아무리 니가 좋아했어도 한정아가 있어서 안된다고!!”
# 쨍그랑
그때 유리컵이 깨지는 소리가 들렸다. 그 소리에 혜빈과 현우는 동시에 뒤를 돌아봤다. 그런데
그 뒤에는 정아가 하얗게 질린 얼굴로 몸을 부들부들 떨며 서있었다. 혜빈은 그런 정아에게 달
려갔다.
“정..아야..나..아..니야.. 태석오빨.. 내가 왜 15년동안 좋아해.. 정말 아니야..”
정아는 초점이 없는 눈으로 힘없이 서있었고 아무리 혜빈이 그녈 흔들어도 작은 미동조차 하지
않았다.
그리고 갑자기 정아는 혜빈의 손을 뿌리치고 뒤를 돌아서 호텔 쪽으로 걸어갔다. 혜빈이 그녈 불
러봐도 정아는 비틀거리며 돌아보지도 않고 걸어 갔다.
그날 밤 혜빈은 12시가 넘어도 방에 들어오지 않는 정아를 기다 렸다.
혜빈이 지쳐서 막 잠이 들려 할때 초인종이 울리자 일어난 혜빈은 뛰어나가 문을 여니 몸을 가눌
수 없을 정도로 술을 마신 정아가 힘겹게 문옆에 기대고 있었다. 혜빈은 그런 정아를 부축해 침
대에 눕혔다.
그런데 갑자기 정아는 혜빈의 손목을 잡았다.
“이혜빈 나 좀 도와줘”
“정아야”
“나 태석오빠 너보단 아닐지 몰라도 가슴 앓이 하며 좋아했다는거 너도 잘알잖아. 니가 15년동
안 태석오빠 좋아했다는거 나도 알겠는데 혜빈아 나 정말 태석오빠 잃고 싶지 않아. 그러니까 제
발 진짜 제발 태석오바 한텐 말하지 말아줘. 15년동안 좋아했다고.. 그거 알면 태석오빠 분명히
흔들릴꺼야. 혜빈아 제발 나 좀 도와줘..응?”
“정아야”
“우리 10년지기 친구잖아. 혜빈아 제발 내 말대로 해줄거지? 그렇지?”
혜빈은 눈물을 흘리며 애원하는 정아의 부탁을 안 들어줄수 없었다.
혜빈은 정아를 겨우 진정 시키고 시계를 보니 3시가 넘은 늦은 시각이었다.
뜬눈으로 밤을 지새다가 여러 가지 생각이 겹처 자신도 모르게 잠이 들었다. 부스럭 하는 소리
에 잠이 깬 혜빈은 시계를 보니 10시였다.
정아는 이미 나간듯 했고 혜빈도 샤워를 하고 아침식사를 하러 식당에 가려다 멈칫 한뒤 몇분 후
에 식당에 내려갔다.
일부로 마주치지 않으려 늦게 내려왔는데 태석과 현우 정아는 식사를 하고있었다. 혜빈은 반대
쪽으로 돌아 방으로 가려 했지만 현우가 와서 혜빈의 손목을 잡았다.
“너 왜 가”
“별로.. 먹고 싶지 않아서”
“너 태석이 만나기 껄끄러워서 그런거잖아.”
“오빠 맘대로 추측하지마 그리고 이 손좀 놔줄래?”
“아니 못 놔”
현우는 혜빈의 손목을 더 세게 잡았다.
“오빠 도대체 나한테 왜 이래?”
“나 이제 더 이상 너 이런꼴 도저히 못 보겠다. 그러니까 강태석한테 가자”
“뭐? 지금 무슨소리 하는거야”
“강태석한테 가서 너! 15년동안이나 좋아했다고 다 말하자고!”
현우는 막무가내로 혜빈을 잡아 끌었다.
마침 식사를 마치고 방으로 오는 태석과 둘은 마주 쳤다.
혜빈은 반대 쪽으로 고개를 돌렸지만 현우는 끌고 태석에게 가서 혜빈에게 소리쳤다.
“이혜빈 말해 말하라고!”
“오빠! 그만해”
“니가 말 못하겠다면 내가 할게. 강태석 너 내가 하는 말 잘들어. 이혜빈이 너 15년 동안이나 좋
아한거 아냐? 맨날 해바라기 처럼 너만 바라본거 아냐고! 가장 친한 친구와 약혼하는걸 눈물을
머금고 바라본거 아냐고! 너 한정아 사랑하냐? 나 너 진짜 걔 사랑하고 좋은거아니라면 파혼했
으면 좋겠어. 한정아한테는 미안하지만 나 그러길 바래. 솔직히 너도 좋아하는거 아니 잖아”
태석은 아무말 없이 혜빈을 바라봤고 혜빈은 그저 눈물만 흘리고 있었다.
그리고 그 뒤에서 그 상황을 지켜보던 정아도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네 사람은 하루 일정을 앞당겨 각기 따로 서울로 올라왔다.
서울에 올라오자 마자 정아는 자신의 호텔에서 레드와인을 마셨고 태석은 호텔바에서 보드카를
취하도록 마셨다.
현우는 푸른 조명이 은은히 미치는 긴 의자에 앉아 종업원이 만들어주는 칵테일을 초초함으로
인해 계속 시켜 마셨다.
혜빈은 자신의 오피스텔에서 소주를 마셨다.
혜빈은 자신 하나 때문에 모두가 힘들어 한다는 사실에 머릿속이 복잡하고 가슴이 매여왔다. 몇
분 동안 쉴새 없이 술을 마시자 속도 안 좋고 집에만 있기가 너무 답답해서 아이스크림이나 사려
고 윗옷을 걸치려는데 갑자기 초인종이 울렸다. 혜빈은 이 늦은 시각에 누군가 하고 잠시 멈칫
했다가 문을 열었다.
“혜..빈아”
술에 몹시 취한 태석이 현관을 들어오면서 몸을 가눌수 없을 정도로 비틀거리자 혜빈은 부축한
뒤 쇼파에 눕혔다. 목까지 잠겨 있는 셔츠 단추가 답답해 보여서 몇 개를 풀어준 뒤 꿀물이나 타
줄까 하고 부엌에 가려던 찰나 태석은 억지로 혜빈을 앉혔다.
“오빠”
“혜빈아 나 너무 힘들다”
“미안해 오빠 나 때문에 많이 혼란스럽지? 그런데 오빠 내 생각 안 해도 되. 내가 그냥 뒤돌아보
지 말고 앞으로 만 가면 된다고 했잖아.”
“아니, 나 앞으로만 갈수 없어. 이제야 깨달았는데 뒤돌아보지 말라고? 이제야 너한테 동생 이상
의 감정인 사랑이란 감정이 자리 잡고 있었다는 걸 깨달았는데 뒤에서 서있는 널 보지 말라고?”
“오빠 아무리 오빠가 그 감정을 깨달았다 해도 뒤돌아서 다시 돌아가기엔 너무 늦었어. 그러니
까 정아한테 가 오빤 뒤를 돌아보면 안 되고 앞에 있는 정아에게 가야 되”
태석은 혜빈의 말을 듣고 이렇게도 저렇게도 할수 없는 현실이 너무나 냉정해서 눈물을 흘렸다.
그리고 그녀의 손을 잡고 부탁했다.
“혜빈아 나 좀 잡아줘. 이런 내 마음 니가 꼭 잡아줘 응?”
혜빈은 태석의 말에 아무런 대답도 할 수가 없었기에 태석이 잡고 있던 손을 조심스럽게 놓았
다. 몇 분이 흐르자 태석은 잠이 들었고 혜빈은 이불을 덮어준 뒤 화장실에 들어가 미국에 계신
이모에게 전화를 했다.
원래는 1년 후 쯤에 미국 유학을 준비하려 했지만 자신 때문에 너무 많은 사람들이 아파하는 모
습을 더 이상 볼 수 없기에 자신이 없으면 모두가 행복 할 수 있을 거라 믿고 유학을 앞당겨 가기
로 결정했다.
이모와 통화 후 서둘러 하루라도 빨리 미국으로 떠나기 위해 혜빈은 이틀 동안 유학준비에 눈코
쉴새 없이 바빴다.
유학 가는 날 아침 혜빈은 짐 가방을 들고 혹시 빠진 것이 없나 한번 살핀 뒤 좌석버스를 타고 인
천공항으로 향했다. 뒷 자석에 앉아 바깥풍경을 보니 자꾸만 이유 없는 눈물이 하염없이 흘렀
다. 많이 울었는지 얼마 안되서 공항에 도착했다. 그리고 공항 직원에게 여권을 주고 출구로 들
어가 검사를 받은 다음 비행기가 하늘로 올라가는 걸 느끼며 미국으로 향했다.
‘ 태석오빠 그거 알아? 오빠는 웃을 때 들어가는 보조개가 여자 같다고 참 싫어 했잖아. 근데 난
그 보조개가 참 좋았다. 그리고 오빠가 아줌마랑 싸운 뒤 집 나와서 우리 집에서 나랑 손 잡고 잤
었잖아. 그때 나 가슴이 얼마나 뛰었는지 몰라. 난 오빠를 15년간 짝사랑했고 그 사실을 오빤 뒤
늦게 알아 내게 그동안의 동생 같은 감정이 아닌 그 이상인 사랑이라고 고백했잖아. 그런데 우
린 여기까지가 인연인거 같아. 나 오빠 좋아하느라 조금 힘들었지만 그래도 많이 행복했어. 난
이것으로도 만족해.
오빠 마음 잡고 이제 정아한테 잘해 주는 거야 알았지? 마지막으로 나 이렇게 말없이 떠나서 미
안해... 그리고... 안녕... 이젠 다시 볼수 없겠지? 안녕... ’
.
.
.
현우는 출구로 들어가는 혜빈을 말없이 바라보고 있었다. 생각 같아선 그녀에게 가지 말라고 돌
아오라고 소리 치고 싶었지만 그저 자신은 혜빈은 그림자에 불과했기에 가는 그녀를 잡지 못했
다.
‘ 이혜빈 내가 너 말없이 간다고 모를줄 알았니?
난 언제나 너의 뒤를 따라 다니는 그림자야. 세상 그 누구도 알지 못해 도 난 알수 있어. 처
음엔 그냥 니가 좋아서 이렇게 너의 그림자가 되어 따라 다니는게 행복했는데 지금은 가슴이
너무 아프다. 그저 난 언제나 너의 그림자 일 수밖에 없으니까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니
까. 혜빈아 예전에도 못했고 앞으로도 못할꺼지만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말할게.
............이혜빈........사랑해........’
- The en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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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소닷단편소설
[단편]
[뽀샤시별빛] 마지막 인사 [ 부제 : 짝사랑 ] 수정
뽀샤시별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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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1.11 10:30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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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너무 재미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