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갈수록 고객의 수가 늘어만 가는 달마도사의 인기.
타고난 신기가 반이었다면 나머지 반은 치밀한 사기 극이었다.
그리고 그 사기 극 뒤에는 썩을 놈 이진태의 맹활약이 있었던 것이다.
"도사님. 어제 다녀간 강말순씨 뒷조사 해봤는데요."
" ....... "
"강남에 아파트만 무려 17채 보유하고 있는 큰손이고요..."
"큰손이고.."
"남편의 바람기 때문에 온 것 같은데요. 문제는 남편의 직업이..."
"뜸들이지 말고 빨리 말을 해 봐."
"무시무시한 조직의 보스랍니다."
"단지 운세를 봐 주는 건데 보스면 어떻고 경찰이면 어때."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큰 수확을 거두려면 그에 따르는 위험은 당연히 감수해야되겠지
요."
"허허허! 네 놈 배짱도 보통은 아니구나. 네 나이가 방년 스물 하나라고 했느냐?"
"예 도사님."
"내 나이는 몇으로 보이느냐?"
"솔직히 오십 정도는 되어 보이시지만 그냥 마흔 정도로 말씀드리겠습니다."
"서른이다."
"옛!! 아니 어찌 하시다가 용모가..."
"어릴 적 약을 잘 못 먹었지. 우매한 부모가 잘 못 먹인 약 때문에.."
"도사님께 그런 사연이.. 하지만 말씀과 행동하시는 것도.."
"얼굴이 늙어 보이니 마음도 함께 늙는 것을.. 그것도 나의 운명일지니..."
노른자위 아파트를 17채나 보유한 큰손과 무시무시한 조직의 보스를 상대로 한 사기 극. 이
번에 맡은 프로젝트는 이제까지 그들이 경험하지 못했던 최대의 위험성까지 가지고 있었다.
물론 그 만큼의 큰 수확도 있을 것이다.
다음날 예상대로 부동산계의 큰 손 강말순씨가 달마를 찾아왔다.
"소문 듣고 왔어요. 미래에 대한 대단한 식견을 가진 도사님이 계시다고 해서.. 그 뿐 아니
라 고민까지 해결해 주신다면서요?"
"부인께서는 운명을 보기보다는 그 고민 때문에 찾아오신 거지요?"
"뭐..부정은 하지 않겠어요."
"미래를 보는 눈이야 부인께서도 지니지 않으셨습니까. 특히 재물에 관해서.."
"호호호! 그것이 보이시나요?"
"관상으로 보자면 부인에게는 커다란 재물 복이 있으니까요. 하지만..."
"하지만.. 이라니요."
"한순간의 부귀영화라...우리 인생사가 모두 다 한 순간의 꿈일지니.."
"도사님!! 제 신변에 무슨 일이라도.."
"덧없는 인생이라 하지만 너무도 아깝도다.."
"속 시원히 말씀해 주세요..네?"
"부인에게서... 살기가 느껴집니다."
"살기라니요."
"한 마리 여우가 정글의 왕 사자를 꼬인 셈이니.."
"네 맞아요. 내가 온 이유가 바로 그 때문입니다. 그 요사스러운 것이."
"지금 이대로 간다면 당신의 운세도 재물도 모두 곧 끝나게 됩니다."
얼굴이 사색이 된 강말순이 무릎을 꿇는다.
"도사님 제발 살려주십시오. 저에게 방법을 가르쳐주세요."
"방법이라... 우선 사자를 홀린 여우를 멀리 쫓아 버려야겠지요."
"그렇게만 해주신다면 대형평수로 아파트 한 채를 도사님께 바치겠습니다."
그 소리를 들은 달마와 곁에 있던 준태의 심장이 뛰기 시작한다.
하지만 그들의 표정은 놀라울 정도로 무표정하고 침착하다. 결국.
달마의 능수 능란한 말재주에 현혹된 강말순이 자신을 위험에서 구해주겠다는 다짐까지 받
고 돌아갔다.
도대체 달마도사의 계획은 무엇이란 말인가.
가게문을 일찍 닫고 혼자만의 사색의 시간을 가진 달마가 늦은 밤 진태를 부른다.
"도사님 찾으셨습니까."
"진태야 나에게 방금 신의 계시가 내렸느니라."
" ..... "
"이번 주말 강말순의 남편과 접촉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찾아온다."
"기회라면..."
"호랑이를 잡으려면 호랑이 굴로 들어가야 하는 법. 그와의 접촉 방법을 나름대로 연구해 보
도록 하거라."
"도사님에게 신의 계시까지 내렸다면 백전백승이겠지요?"
"다만.. 갑작스레 끼여드는 불청객의 악재가 있을 것 같으니.."
"대를 위해선 그깟 위험쯤이야 감수해야 하겠지요."
"너란 놈도 물건은 물건인가 보구나. 두렵지 않느냐?"
"도사님의 신기와 저의 사기근성이 힘을 모을지언데 그 무엇이 두렵겠습니까."
"혹시 지금 떠오르는 계책이라도 있는 것이냐?"
"강말순의 남편이 바람을 피운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남편의 정부에 대한 정보를 캐야할 것
같습니다."
"좋다. 우선 그 여자의 거주지부터 파악해보자."
드디어 그들의 위험천만한 사기 프로젝트가 시작된 것이다.
목표는 무시무시한 조직의 보스 이기용의 정부.
그녀의 이름은 서아람. 매력적이지만 불여우같은 여자였다.
다음날 서아람의 집 근처.
그녀가 모는 고급승용차가 집 주차장에서 나오고 있다.
도로로 가는 길목에서 그녀를 기다리고 있는 달마.
"빵!! 빵!!! 아저씨! 차 좀 지나가게 비켜주세요."
그러나 달마는 그녀의 차를 막고 서서 비켜주지 않는다.
창문으로 고개를 빼고 재촉하는 서아람.
"아니 이 아저씨가 가는귀가 먹었나. 아저씨!! 아저씨!! 안 들려요?"
"신기를 타고난 몸. 어찌 위험에 처한 운명을 그냥 지나칠 수 있으랴."
"지금 뭐라고 하신 거예요? 위험에 처한 운명이라니요?"
그 순간 길목에 있던 빌라 3층에서 떨어지는 물체.
"휘이이익! 퍽!! "
가정집에서 선인장이 떨어진 것이다.
부부 싸움하던 부부가 창 밖으로 머리를 빼고 내려다본다.
당황한 서아람이 차에서 내린다.
"저기요 아저씨 아까 말하신 거요. 위험하다고 했잖아요."
"당신의 운명에 사망수가 있어서 그렇습니다."
"제가 죽을 운명이라는 그 말씀이세요? 당신 혹시 사기꾼 아니야?"
그녀의 말을 끊으며 달마가 자신의 명함을 건넨다.
엉겁결에 명함을 받은 여자가 차가운 눈빛을 한 후 차에 오른다.
보조석에 아무렇게나 던지는 달마의 명함.
서아람이 달마를 무시하고 차를 달린다.
"끼이이이익!.. 쾅!!!"
신호를 기다리며 대기하던 그녀의 차를 도로에서 들어오던 차가 들이받은 것이다.
신경질적으로 차 문을 열고 나오는 서아람.
"오늘 진짜 왜 이리 재수가 없는 거니? 이 봐요 아저씨 빨리 나와봐요. 어서!!"
"아이고 이거 죄송합니다. 어디 다치신 데는?"
"아저씨 초보예요? 가만히 서 있는 차를 왜 와서 박고 지랄이야."
"뭐? 지랄? 당신도 잘 못한 거 있잖아!! 차를 왜 이따위로 대고 있는 거야? 다른 차가 지나
갈 자리는 충분히 남겨 둬야할 거 아니야!!"
"이 아저씨 말로 해서는 안 되겠네. 나 경찰 부를 테니 한 번 따져 보자고요."
"불러라 불러!! 하나도 안 무섭네."
화가 난 서아람이 바쁘게 경찰에 연락한다. 그런데 그 순간.
"부우우우웅!! 어마!! 내 차."
실랑이를 하느라 시동도 끄지 않은 서아람의 차를 누군가가 몰고 달아난 것이다.
황당한 표정의 서아람.
곧 경찰이 사고 현장으로 출동했다.
"아니 아가씨 사고가 났으면 사고차량이 있어야 하는 거 아닙니까."
"제 차를 누가 훔쳐 달아났다니까요 글쎄!!"
"나 참 별일이네. 사고 차량을 몰고 달아나는 경우도 다 있어 그래?"
"아저씨 빨리 도난신고 해 주세요. 나 오늘 완전 미치겠네."
그 날 일어난 차량 절도 사건 및 서아람에게 일어난 모든 일들은 모두 썩을 놈 이진태와 달
마의 작품이었다.
빌라에 사는 부부에게 사례금을 주고 타이밍 맞춰 선인장을 던지게 했으며
그녀의 차를 노리고 도로 가에 대기하던 차가 일으킨 고의적 사고도 역시 그들의 계획이었
다.
접촉사고 후 실랑이를 벌이던 서아람의 차를 몰고 달아난 건 바로 이진태.
예상대로 차 키에 함께 달려있는 서아람의 집 열쇠.
멀지 않은 곳에서 일부러 전신주를 들이받고 멈춘 진태가 신속히 그녀의 집으로 향한다.
그녀의 집 열쇠는 이미 종이찰흙에 복사된 상태.
"아니 도대체 어떤 자식이 남의 차를 이런데다 박아놓은 거야. 아저씨 범인 찾을 수 없나
요?"
"우선 목격자를 찾아보겠습니다. 목격자가 없다면 범인을 찾기가..."
"이거 단순 절도사건인가요?"
"글쎄요... 뭐 없어진 거 없나 한 번 찾아보시죠."
"아휴! 짜증나! 오늘 왜 이리 재수가 없는 거야?"
그녀가 차를 둘러보다 보조석에 떨어져 있는 달마의 명함을 유심히 본다.
불길한 운명. 그녀의 마음이 흔들린다.
달마와 진태의 작전이 척척 들어맞고 있다는 것이었다.
한편 썩을 놈 진태는 이미 서아람의 집에 도착한 상태.
복사된 열쇠로 그녀의 집 현관문을 여는데 성공한다.
그녀의 집에서 최대한 빨리 그녀에 대한 비밀 정보를 수집해야 한다.
분명 서아람이 달마를 찾아올 것이다.
달마를 신적인 존재로 여기게 하기 위해서는 그녀만의 비밀정보가 가장 확실한 방법이기 때
문이었다.
그러나 한 쪽 귀걸이를 잃어버려 차를 뒤지던 서아람이 다시 집으로 향하고 있다는 사실을
진태는 알지 못했다.
카페 게시글
로맨스 소설 2.
[ 장편 ]
이 썩을 놈의 사랑 --- 6
펠릿
추천 0
조회 303
05.12.11 20:03
댓글 15
다음검색
첫댓글 와 근데 약을 잘못 먹으면 20년이나 늙어보일 수 있나요??
그것을 조로증이라고 하지요. 오! 브라더스 보셨지요? 그런데 달마는 그것도 거짓말인거 같아요. 100퍼센트 믿지 마세요.
2빠요...
누굴까 검색님이 언제 다시 1빠를 탈환할까요. 아자! 아자! 화이팅!!
사기극응 제대로 벌리고 있군요. 흥미로와요.
파인애플 세이지님 요즘 잘 보내시죠? 건강 관리 잘 하시고 연말 잘 보내세요.
셤그저 그러케 밧어요 ^^;; 왠지 성적이 예전보다 조을뜻 ㅋㅋ
성적이 좋아졌다는 말이지요? 공부도 열심히 하고 소설도 좋아하는 다재다능한 학생이 되세요.
ㅎㅎ 대단한 사기꾼들이구먼...서아람이 집에들어가면 진태와마주칠텐데...어떻게 전개될지 궁금 또궁금함..기대하겠어용..^^
이즈s 님 반갑습니다. 이렇게 글 남겨주시면 글 쓰는데 많은 힘이 된답니다. 좋은 시간 보내세요.
달마도사도 불쌍하군요ㅋㅋ 폰으로 잘봤습니다!!
Barun님!! 폰으로도 꼬리말이 되는군요. 제 글에 관심 많이 가져주셔서 감사합니다.
오 잼있어요 이제 시험기간 시작됬음 얼마있으면 끈남 (???ㅋㅋ)ㅋㅋ
시험 잘 보세요. 시험 끝나면 소설도 재미있게 읽고요..
이 소설 되게 잼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