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릅을 데치고 초장에 찍어 막걸리 안주로 먹는다.
상큼하고 쌉싸래한 맛이 목을 타고 넘어간다.
봄볕에 반짝이는 감나무 잎처럼 여린 그 봄이
이율배반적인 늙은이 시커먼 위장 속으로 들어간다.
텃밭에 밀원수를 심으려고 약통을 메고
지천인 두릅에게 일갈 한 것이 지난봄이렷다.
“두릅아 서러워 마라. 너는 꿀도 못 만들잖아!”
그렇게 약치고 뽑아버린 살벌한 내 손길을
피한 것들에게서 얻었으니, 목에 넘긴들
어찌 이내 마음이 편 할꼬?
한치 앞을 못 보는 것이 인간이라더니..,
마당 그득 윙윙거리던 꿀벌이 일 년 뒤 90%가
사라질 줄이야. 반세기만에 귀향한 내 어찌 알았으리.
그러기에 70개(한봉30+양봉40)의 벌통을 기 쓰고
만들어 토치로 지지고 약을 쳐서 쌓아 놓은 게지.
벌을 치다보니 장수말벌보다 조금 작은 말벌들이
몰려와서 우리네 토종 꿀벌들을 잡아갔다.
일러 “등 검은 말벌”이라고 불렀다.
이것들 살던 곳이 동남아 쪽이라 하니 틀림없이
중국을 경유해 무비자로 몰려온 것들이 틀림없다.
벌 등에 달라붙어서 기생하는 진득이도 외래종이다.
코로나가 그러하듯 인간에게 기생하는 질병들만이
하루에 지구 한 바퀴를 도는 게 아니었다.
목을 타고 넘어간 두릅이 사해를 넘나든다.
수초를 뜯어먹는다고 수입한 베스라는 물고기가 우리의
생태계를 교란하는가 하면, 일본에서는 “독사를 잡아먹어라.”
수입한 몽구스가 생쥐, 그리고 개구리 그 외 토종 것들 씨를
말려서 부랴부랴 몽구스 포획작전에 들어갔다 한다.
다큐에서...
몽구스는 틀림없이 그 무서운 코프라를 잡아먹었다.
그런데 일본에 모셔온 몽구스는 안전한 먹거리들이
지천인데, 자칫 실수하면 자기 목숨도 보장 못하는
독사를 먹이로 삼을 정도로 어리석지 않았다.
방생 때문이라는데.., 개천에 널린 건 외래종
붉은 귀 거북뿐이고, 하늘이 뿌옇다. 저 황사 또한
개개인이 용을 쓴다고 막아질 것이 아니지 않는가.
사려 깊지 못한 뻘 짓을 해서 일거리 늘리고,
혈세 날리고, 생태계를 교란한 것들은 어느 종인가?
두릅은 뻔뻔한 늙은이 목을 타고 잘도 넘어간다.
☆☆☆
병원에서 외출 증 끊고 집에 왔다.
텃밭에는 버리려다 심어놓은 감자 싹이 부쩍 자랐다.
감나무 여린 잎을 멍하게 자라보았다. 지난 가을
윗가지를 잘라 버렸는데 이 또한 뻘짓은 아닌지...
첫댓글 '뻘-짓 : 아무런 쓸모없이 헛되게 하는 짓.'
이런 말도 있었네요.
처음으로 접합니다.
'뻘쭘하다 : 서먹서먹하고 어중간하다'
요런 말은 제가 가끔 글에서 씁니다.
새로운 단어를 알게 해주어 고맙습니다.
답글 감사합니다. 이제는 지혜로 살아야 할 나이인데...
반세기 만의 귀향이라선지 뻘짓을 많이 합니다. ㅎ
감나무의 여린 연두색 잎은 희망입니다.
짐짓 뻘짓이란 단어를 사용 하셨지만 희망의 싹도 그 중에 분명히 함께 있을 것 입니다.
넘 무리 하시고 신경을 많이 쓰셨나 봅니다.
병원 이야기가 나온 것으로 미루어 봐서 말 입니다.
하테스 님의 빠른 쾌유를 빕니다.
기운 내시기 바랍니다. ^^~
순수 수피아님께 감사드립니다.
ㅡ희망의 연두색ㅡ 사진하고 짝맞은 적절하고도 아름다운 표현입니다.
그렇지 않아도 집 헛간에 쌓아둔 빈 벌통에 벌 한 군이 입주를 했더군요.
션찮은 허릴 곧게 펴고 소릴쳤죠.
ㅡ네 시작은 미약하였으나
네 나중은 심히 창대하리라.ㅡ
기름 부음을 받은
제사장 처럼...하하
참 자연은 내맘대로 않됩디다 걍 순리대로 살아야지요 ㅎ
넵! 아제!!!
꿀벌이 많이 사라져서 걱정입니다..
토종꿀벌들을
등 검은 말벌이
잡아가는군요..
이것저것 하시느라고
많이 바쁘십니다..
벌 한군이 하테스처럼 귀향해서 희희낙락 거리다 병원으로 돌아왔네요. 답글 감사드려요.
티비에서 꿀벌이 사라졌다는 뉴스를 봣었는데,
사실이었군요.
생태계에 모슨일이 일어난 것인지,도처 자연에 생각지 못하는 이변이 생기니 걱정 입니다.
반세기만의 귀향에 입원이라니 어쩜니까?
얼른 쾌차하시길요.
벌 한통이 집에 들어 와서 희망을 봅니다. 벌에게 병이 창궐해서 죽는데는 벌치는 사람들도 안전하지 못한듯합니다.
가을이면 꿀을 모조리 따버리고 설탕물만 주니 면역력이 떨어지기도 했을 테니까요.
기후변화로 꿀벌의 수가 급격히 감소한다는 뉴스를 보았습니다
일부 학자들은 재앙의 시작 이라고도 하더군요~~~
참 걱정 스럽습니다
모두가 관심을 가지고 돌봐야 할것입니다. 농약도 다시 살펴보고 소나무 선충 박멸하려고 헬기로 뿌리는 약제도 포함되어야겠죠.
벌들이 사라진다니 예삿일이 아니예요 좀 덜하신지 아휴 조심조심 일하셔요
살금살금 홈으로 도루시도...ㅎ 오늘부터 링겔도 진통주사도 없네요. 일주일 실험한 결과날인가 봅니다. 답글 감사드립니다 건강하세요.
두릅 제가 엄청나게 좋아라
하는건데요.많이 뽑아 내서
참말로 아깝단 생각이 듭니다.
산야초 자연에 나는것
대부분 항암음식 이고
면역증강 치료제 이기도
하지요. 하테스님 몸에 좋은것
많이 드시니 오래도록 안아프고
건강하게 사실것 같습니다.
꿀이야 저 심어놓은 감나무 꽃이 필때면 많이 수확할거
같습니다.
내년에는 두릅 따드릴께요. 지인이 무료로 준 두릅나무를 여기저기 소개해 주었는데 내년에는 많이 열릴 것입니다.
옆 침대 접촉사고 환자가 자기집 참옻나무 순이 마냥 자란다고 해... 내가 가서 따먹겠다 했는데 시나브로 시간을 보내다 보니 조금 늦은 감이 있네요.
꿀은 아카시아 밤나무에 많습니다. 금년엔 꿀은 아닌것 같구요. 벌 식구 늘리는데 집중해야 할것 같습니다. 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