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시와 SH공사의 대표 애물단지 가든파이브. ‘아시아의 물류 허브’라는 거창한 타이틀 대신 당초 계획대로 청계천 상인을 위한 단순 이주 목적으로 설계했다면 지금과 같이 ‘빚잔치’는 피했을지도 모른다. 개장 3년째. 2003년 착공한지 10년째, 총 사업비 1조3000억원이 투입됐지만 현재까지 회수되지 않은 금액만 5000억원이 넘는다. 매월 지불하는 이자비용만도 21억원 안팎이다. 1년에만 이자로 250억원이 지불되고 있다. 그야말로 돈이 줄줄 새고 있다. 더 심각한 것은 앞으로도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가든파이브는 크게 복합쇼핑공간인 ‘라이프(life)동’과 공장시설 및 판매시설을 위치해놓은 ‘웍스(works)동’ 그리고 공구 및 기초소재를 판매하는 ‘툴(tool)’동으로 나뉜다.
11월 현재 임대분양 현황을 살펴보면 라이프동은 총 5358실 중 81%에 달하는 4345실이 공급된 상태이며 웍스동은 734실중 97%에 이르는 712실이 공급됐다. 툴동은 2268실 중 78%에 해당하는 1788실 정도가 공급된 상태다. 올해 들어 임대 및 분양 사정이 조금 나아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가든파이브는 소송.분쟁 등 SH측과 청계천 상인 간의 잡음이 끊이질 않고 있다. 특히 라이프동의 경우 이랜드 NC백화점의 입주로 SH공사, 청계천상인, 이랜드 측 간의 감정의 골이 깊은 상태다.
지난 3월 상인들은 백화점 입주와 관련해 SH를 상대로 한바탕 논쟁을 벌였다. 요지는 SH공사가 불법 특혜를 제공해 이랜드를 입점시켰다는 것이다. 상인들의 따르면, SH측은 이랜드에 우선 공개 입찰방식 대신 수의 계약을 진행, 일방적으로 유리한 조건을 제공했다는 것이다. 또 상가 입주를 위해서는 80%에 달하는 기존 입점자들의 동의를 받아야 하지만 SH는 이를 무시한 채 선입점, 후동의 형식으로 이랜드 NC백화점 입점을 진행해왔다는 게 그들 주장이다.
임대료 의혹도 제기됐다. 가든파이브 임대료 책정은 매출에 따라 달라지는데 백화점 측은 이를 이용, 매출을 고의 누락시켜 임대료를 적게 지불하고 있다고 상인들은 주장한다. 물론 SH측은 이 모든 사건에 대해 전면부인한 상태다.
자살‧소송, 악순환을 겪고 있는 라이프(LIFE)동
3개동 중 가장 탈이 많은 라이프동은 실제로 NC백화점 쪽을 제외하한 일반 상가들은 정상영업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평일 오후 2~6시 약 4시간 동안 개인 상가 쪽을 찾은 손님은 채 3명이 되지 않았다. 꾸준히 사람들이 오가는 백화점과는 눈에 띄게 대조되는 모습이다. 청계 상인들의 이 모든 시발점은 NC백화점의 입주라고 분통을 터트린다. 일반 소‧도매상가와 대형쇼핑몰을 한 건물에 나란히 입주시켰으니 빈부격차가 나지 않겠느냐는 얘기다.
더욱이 백화점 측은 내부로 왕래하는 통로를 교묘히 가로막아놔 격차는 더욱 뚜렷해졌다는 주장이다. 상인들은 매월 SH에 내야하는 임대료 마련도 급급한 처지가 됐다.
상가 관계자는 “대부분 상인들이 적지 않은 돈을 대출 받아 이주한 터라 임대료 뿐 아니라 은행이자, 세금까지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다”며 “생활고에 시달리는 모습을 보면 안쓰럽다”고 전했다. 그마저도 사정이 여의치 않아 임대료 및 세금 미납이 된 상가들은 SH로부터 부동산인도 강제집행, 명도소송 당해 문을 닫기 일쑤다. 실제로 올 한해만도 이러한 처지를 비관해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한 상인만 2명이다. 최근엔 신발매장이 세금미납으로 소송을 당하는 처지에 놓였다.
문을 닫은 상가엔 단전 시행 예고문’등 독촉장이 흉물스럽게 덕지덕지 붙은 상태다. 판매하던 물건들은 바닥 한 켠에 쌓여있거나 진열상태 그대로다. 한 땐 SH측이 월세 대신 압류한 것 아니냐는 루머가 나돌았지만 취재결과 이것들은 판매 가치를 상실, 상인들이 SH측에 처리하라며 버려놓은 쓰레기 더미에 불과했다.
SH측 역시 “우리는 (계약)조항에 따라 법적인 절차를 밟을 뿐이지, (상인들의) 물건에 대한 권한은 가지고 있지 않다”며 오히려 “깨끗하게 정리해줬으면 좋겠다”는 입장이다. 이번 ‘신발사태’ 중심에도 NC백화점이 자리잡고 있다. 백화점과 개인 상가들의 판매 물건이 겹친다는 게 가장 큰 요인이다.
SH공사 박인 팀장은 “상인들이 파는 건 백화점에도 다 있으니 손님이 그 쪽으로 몰리게 되면서 어려워진 것 같다”며 “(상인들의)마음은 십분 이해되지만 백화점 입점과정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즉 청계천 상인들에 위한 별다른 대안은 없다는 얘기다. 이러한 사정은 경매시장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11월 기준, 올 한해만도 자금압박에 못 이겨 경매시장으로 나온 가든파이브 물건은 10여개에 달한다. 이미 물건의 절반 이상은 두 번씩 유찰돼 최초 감정가 대비 64% 수준에 불과하지만 선뜻 나서는 매수자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 물건 대부분은 1억5000만~2억원대 수준인 라이프동 소점포. 일단 단지가 활성화 돼야 장사에 도움이 되지 않겠느냐고 판단해 입점 시켰다고 박 팀장은 설명한다. 하지만 시장 전문가들은 SH가 당장 보여주기식 실적에 급급해 이주 상인들의 숨통을 쥐어튼 격이 됐다고 지적한다. 2조원대에 혈세를 쏟아 부은 가든파이브. 개관 3년만에 분쟁, 자살, 비리의 온상이라는 불명예를 피할 수 없게 됐다.
이래저래 혈세낭비, 한지붕 상인들 배신감
2003년 7월 1일 착공에 들어간 가든파이브는 완공 전부터 천문학적인 공사금액과 국내 최대 규모 단지라는 타이틀로 관심을 끌었지만 2008년 12월 개장 결과는 참혹했다. 입주율16.8%.
청계천 이주 대상자 6097명 가운데 5069명이 입주를 포기한 것이다. 비싼 분양가격이 문제였다. 정상영업이 불가능한 상태가 되자 SH 측은 개장 날짜를 이듬해 4월로 미뤘다. 이미 분양 받은 상인들 역시 잠정적 휴업상태로 한해를 보냈다.
결과는 8개월 후에도 마찬가지였다. 이후 같은 이유로 2009년 9월→2010년 2월 두 차례 더 연기되고 나서야 2010년 3월 개장할 수 있었다. 가든파이브가 처음부터 2조원대 규모의 사업이 아니었다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아시아물류 허브’라는 기획으로 총 1조3000억원의 사업비가 투입, 자연스레 분양가격이 높아지면서 자연스레 미분양 사태가 빚어진 것이다.
현재까지 회수되지 못한 금액은 5000억원을 넘어선 가운데 이에 따른 매월 이자비용만도 21억원 안팎인 것으로 집계됐다. 연 252억원 가량의 혈세가 낭비되고 있는 셈이다. 건설과정에서 투입된 이자비용을 제외하더라도 완공 후 3년간 지불한 이자는 대략 8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매년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SH공사의 빚에 비하면 가든파이브 혈세쯤은 ‘세 발의 피’라는 우스갯소리도 나온다. 더욱이 포상비, 접대비 등 명목으로 필요 이상의 세금을 지출을 했다는 사실이 지난 국감을 통해 까발려지자 한 지붕 상인들의 배신감은 더욱 극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구상가 관계자는 “이거(가든파이브)짓고 SH도 죽을 맛이라고 우리 상인들한테도 앓는 소리하는데 자기들끼리 포상비 잔치만 잘 열더라”며 격양된 반응을 보였다. 이어 그는 “여기 다 분양하고, 임대주면 SH가 할 일이 없어지니깐 일부러 일을 하지 않는 것이다”며 “돌아다녀보면 이보다 더한 이야기도 상인들끼리 하고 있을 것”이라고 전달했다.
지난해 이종수 SH사장이 서울시와 채무감축 문제로 부딪혀 한차례 사임 소동이 벌어진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SH 측은 포상비를 비롯한 여러 명목으로 비용을 꾸준히 늘려가고 있다. 소소하게는 연구비 명목으로 500만원 가량이 올해부터 책정됐는가 하면 포상비는 3년 간 약 1000만원 정도가 올랐다. 2010년~2013년(반분기) 재무제표를 살펴보면 포상비 경우 2010년 2960만원 책정에 이어 2011년(3306만원), 2012년(3994만원) 가량이 사용됐다.
광고선전비도 전분기 16억2045만원에서 올해 27억5615만원이 집행됐다. 10억원이 늘어났다. 업무추진비 역시 같은 기간 대비해 1796만원에서 4548만원으로 약 세 배가량 올랐다.
SH공사 접대비용도 눈에 띈다. 일년 간 광고 선전비 명목으로 약 5700만원 가량을 접대비로 지출했다. 주로 일반주점, 노래주점, 칵테일바, 호프집 등을 장소로 택했다. 상인들은 SH 이런 소식이 오히려 사기를 떨어뜨린다고 말했다.
활성화 지연, 개별분양 탓 이번엔 일괄매각
SH측은 지난 3년간 행보에 대해 “나태가 아닌 개별분양을 한 탓”이라고 설명했다. 입주자 대부분이 비경영인이라는 점을 꼽았다. SH측에 따르면 대략 2000여명의 상인들이 제각각 원하는 것을 요구해 의견을 반영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는 것이다. SH관게자는 “중구난방식인데다 총괄할 수 있는 전문가가 없어 운영을 하는데 힘들었던 게 사실이다”고 토로했다.
그래서 SH측은 최근 일괄매각이라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대형유통업체에게 전문적인 경영을 맡기겠다는 의도다. 대상물건은 라이프동 리빙관과 테크노관의 1052개 점포다. SH측은 지난 5월 라이프동 테크노관 및 리빙관 상가 165개를 개별 분양에 나섰으나 단 한명만 입찰하는 진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이번 일괄매각으로 SH의 자존심이 회복될 수 있을까.
우선 다소 꺼림직한 부분이 있다. 첫 번째 ‘리방관 및 테크노관 1층 122개 상가 최초계약일로부터 10년’이란 부분이다. 임대차 계약 기간이 5년인데 반해 이 물건의 경우 최초 입주자가 공사 측과 계약한대로 10년 기간을 안고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물론 과거와 다르게 단지 주변은 대형 주거복합단지 개발과 문정지구 토지 분양 마무리 등 분위기가 바뀌고 있곤 하지만 10년씩 발을 묶기기엔 여전히 부담스러운 측면이 있다는 의견도 지배적이다.
두 번째로는 ‘임대상가 중 임대차기간 내에 분양 전환 가능한 상가 126개이다’라는 대목이다. 말처럼 현재 임대계약 중인 상인들이 분양전환을 요구하면 낙찰업체는 언제든 특별분양가로 전환을 해줘야한다 조항이다.
가든5 공인중개사 사무소 김정섭 대표는 이와 관련해 “임대차 기간 10년이야 백번 양보해 그렇다손 치더라도 분양전환을 요구하면 내주어야 한다는 말인데 매수인 입장에선 독소조항이나 다름없는 거 아니냐”며 우려감을 나타냈다.
이런 가운데 공사의 이번 일괄매각이 SH 명분 유지식이 돼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상가뉴스레이다 선종필 대표는 “가든파이브는 더 이상 공사가 명분을 지키자고 쥐고만 앉아 예산 낭비를 해서는 안 된다”며 “애초 사람들 공감과 먼 설계를 해놓고 명분 끼워 맞추기식으로 안고 있으면 곤란하다”고 말했다.
선 대표에 따르면, 가든파이브를 용도 변경 등 다른 방법을 강구해 세금 잠식 구제 조치를 취해야할 시기다. 그는 현재 가든파이브 경우 입지적으로 오피스적 가치가 매우 높은 편이라고 진단했다.
오피스로 용도를 변경할 시 상주인구 및 유동인구가 늘어날 수 있다. 이후 자연스레 상가 인구등은 파생된다는 게 선 대표 설명. 그는 “SH가 설립계획 자체에 대해 미련두지 말고 가능한 변경 범위 내에서 새롭게 자본을 이끌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첫댓글 이제 위례신도시 세곡내곡지구 문정법도단지 다 들어오면 훨씬 활성화 되긴할텐데요
힐링캠프!
건물이 정말 멋진데 참 안타까워요... 언젠간 빛을 발하는 날이 오길 바랍니다
망발로 청계천 노점상들을 위한거라면 분양가 대책세우고
시너지를 만들었어야했는데
비싼돈 들여갈사람이였으면 그전에 가게를 잡았겠지
가든파이브 세빛둥둥섬 고척돔구장
막짓지말자 기업특혜까지 주면서
제 말이요 ㅎ 일반기업에서 저 딴식으로 사업벌였다면 그 기획한놈 모가지를 쳐낼 정도로 막심한 피해를 준거죠 ㅋ
1년에 250억원이 이자로 나갔으니 10년동안 대략 2500억원이 이자로 나갔군요. 이거 찬성한 사람들은 돈에관해 정말 무지한 듯합니다.
정말 말도 안되는 계획이였던듯 해요. 정말 왜? 왜? 왜?라는 질문만 하게 만드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