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생 아르바이트 경쟁 치열지난해 대비 두 배 이상 껑충…음식점 서빙 많아
최저임금 이하 지급 부당대우 주의…인권보호 교육
(동양일보 지영수 기자) 최근 청주지역 편의점이나 식당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앳된 얼굴의 고등학생들을 많이 볼 수 있다.
특히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끝나면서 사회경험과 용돈벌이 등을 위해 아르바이트를 시작하는 수험생이 늘고 있는 상태다.
이처럼 수능시험을 끝낸 수험생들과 취업준비금을 마련하려는 대학생, 최근 급증하고 있는 중장년층 아르바이트족들이 몰리면서 경쟁이 치열하다.
각 대학들이 속속 겨울방학에 돌입하면 더욱 경쟁률이 치솟을 것으로 보인다.
청주지역 한 수능생은“편의점 알바 면접만 5번 넘게 봤는데 매번 ‘연락 준다’는 말만하고 뽑아주는 데는 없다”며 “겨울방학이 끝나면 그만둬야 하니까 안 뽑는 걸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아르바이트 전문포털 알바천국이 수능시험을 본 18~21세 수험생을 대상으로 최근 설문조사를 한 결과, 수능 후 가장 하고 싶은 일로 아르바이트가 1위에 올랐다. 올해 아르바이트를 택한 응답자는 27.4%로 지난해(17.4%)보다 10%포인트나 상승했다.
충북지역 고등학생 아르바이트 수도 지난해 대비 두 배 이상 늘었다.
충북도교육청에 따르면 올해 특성화고 학생 전체 1만6278명 가운데 16.6%(2701명)가 아르바이트 경험이 있으며, 10월말 현재 808명(5%)이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지난해 1만6695명 중 7.96%(1336명)보다 두 배 이상 많은 수치다.
이처럼 고등학생 아르바이트 수가 크게 늘어난 것은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부모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드리고, ‘내 용돈은 직접 벌어서 쓰고 싶다’는 심리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또 대학등록금과 생활비·생계비 마련, 스펙·경력준비 일환, 진로모색, 여가시간 활용, 스마트폰 등 갖고 싶은 물건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이들이 한 아르바이트는 삼겹살집 등 음식점 서빙과 배달이 가장 많고, 전단 배포, 편의점, 패스트푸드점 조리, 커피숍 서빙, PC방 등인 것으로 알려졌다.
학생들이 음식점에 가장 많이 일을 하는 것은 다른 업종보다 수가 많은데다, 일이 힘들어 성인들이 기피하고, 힘든 만큼 PC방 등 보다 시급이 500~1000원 더 많기 때문이다.
특히 방학 동안이나 수능 이후 대학입학 전까지 단기간에 할 수 있는 아르바이트로 적합하다.
하지만 최저임금이나 주휴수당 등 노동자의 기본권리를 모를 경우 피해를 볼 수 있어 관련 법규에 대한 사전 숙지가 필요하다.
학생들이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처음 약속한 것과 다른 일을 시키는가 하면, 임금을 제때 못 받거나 덜 받는 등 부당 대우를 당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도교육청에 따르면 지난 10월 말 현재 아르바이트를 하는 특성화고 학생 808명 가운데 14.7%(119명)가 시간당 임금으로 5210원 미만을 받고 있고, 주휴수당을 받지 않는 다는 학생도 23.6%(191명)에 이르렀다.
최저임금은 올해 시간당 5210원, 내년에는 5580원으로 고시돼 있으며, 성년·미성년에 관계없이 적용된다.
또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았다는 학생도 6.5%(51명)에 이르렀다. 이들은 주말 예식장 아르바이트나 전단지 배포 등 단시간 일을 한 학생들이 대부분인 것으로 알려졌다.
도교육청은 이와 관련, 일하는 청소년 보호 역량 제고를 위해 도내 중·고교 교사를 대상으로 지난 달 21·22일과 28·29일 ‘청소년 노동인권교육 핵심교원 연수’를 실시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일하는 청소년들을 보호하고 지도하기 위해 교사들도 청소년 노동인권에 대한 전문지식이 필요하다”며 “학생들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교육을 지속적으로 시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동양일보] http://www.dy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2365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