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촌문화센터에서 전통주 빚어 오기
술 빚기는 매실 담그기만큼 쉽고,
우리 술은 인공적인 화학 성분이 들어가지 않아 몸에도 좋다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왠지 생소하고 어렵게 느껴졌다.
전통주 빚는 선생님에게 여쭈니 정말 밥을 지어서 누룩과 물을 넣고 버무려 단지에 그저 두면 된다고 하기에
북촌문화센터의 전통주 수업을 찾아갔다.
옛날 어머니들은 모두 집에서 술을 빚어 ‘가양주’라 하였고,
술은 음식의 개념으로 밥상에 빠지지 않았다고 한다.
손님이 오거나 평소 밥상을 차릴 때도 다락이나 마루 밑에 있던 술독에서 한 국자 떠 상에 올리곤 했던 것.
기본적으로 쌀과 누룩, 물로 술을 빚고 지방마다 계절마다 많이 나는 재료를 섞어 이름 붙이는데
진달래를 더하면 두견주, 연잎을 넣으면 연엽주, 국화를 넣으면 국화주가 되는 식이다.
또 술은 알코올이 들어 있어 흡수가 잘 되기 때문에
안주인은 술에 약재를 넣어 가족의 건강을 챙기기도 했다니 말 그대로 ‘약주’다.
전통주 빚기 수업 시간은 총 2시간.
미리 불려둔 쌀을 소쿠리에 건져 물기 빼고 솥에 안쳐 고두밥이 되기를 기다리는 시간을 빼면
술을 빚어 단지에 담는 데는 1시간도 채 안 걸리는 셈이다.
고두밥을 지어 돗자리 위에 펼쳐서 식히고 양재기에 밥, 누룩, 물을 넣고 주물럭주물럭해서 독에 담으면 끝이다.
기자는 이렇게 담근 술을 집으로 가져와 면보를 덮어 다용도실 그늘에 두었는데
술 익는 냄새가 구수하게 풍기면서 보글보글 뭔가가 올라오더니(누룩이 발효되는 것)
선생님 설명대로 하루 이틀 만에 윗부분에 맑은 술이 고이기 시작했다.
찬물을 고루 뿌린 후 센 불로 10분 정도 더 익힌다.
4 고두밥을 돗자리나 쟁반 등에 펴서 온기 없게 식힌 후 볼에 고두밥, 누룩, 생수를 넣고 손으로 버무린다.
재료들이 잘 어우러져 손에 감기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섞는다.
5 끓는 물로 소독한 항아리나 유리병에 ④의 버무린 재료를 넣고 입구에 면보를 씌워 그늘진 곳에 둔다.
이 때 병의 80%만 채운다.
여름에는 3~4일, 봄가을에는 5~7일이면 술이 익어 쌀알이 뜨면서 맑은 술이 고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