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평소에 많이 쓰는 말중에 '무진장(無盡藏)'이란 말이 있어요
"사람들이 무진장 모여 있더라"
"차가 무진장 밀리더라"
엄청나게 혹은 하염없이 많다는 의미로 자주 쓰이는 말이 무진장이지요
무진장(無盡藏)을 한자 그대로 풀이하면 "다함이 없는 창고"라는 뜻인데
아무리 써도 없어지지 않는 재물과 보화가 있는 곳을 무진장이라고 하지요
이 무진장이란 말은 불교용어 인데
무진장(無盡藏)의 원래의 뜻은 ‘엄청나게 많고 다함이 없는 상태’를 나타내지만
무진장(無盡藏)을 한자 뜻대로 풀이하면 그대로 끝없이 많은 것을 의미하지요
불교의 대승의장(大乘義章)에 보면 덕이 넓고 궁(窮)함이 없는 것을 무진(無盡)이라 하고
이 무진한 덕을 포함하는 것을 장(藏)이라 한다고 되어 있어요
여기서 무진(無盡)은 다함이 없다는 뜻이고 장(藏)은 곳간이란 뜻이지요
다시말해 불법의 무궁무진함을 비유한 것이지요
우리말에 써도써도 한없이 나오는 보물그릇을 빗대 '화수분(河水盆)'이라고 하지요
그래서 집안에 무진장한 화수분 한 동이 있으면 세상 부러울 것이 없다 했지요
이런 의미가 변하여 무진장(無盡藏)은
아무리 써도 다하지 않을 만큼 많다는 표현으로 쓰이게 되었어요
그런데
어느 시인은 석 줄로 말한 오지의 대명사를 '무진장(茂鎭長)'이라 했어요
"임실에 가면 그리운 임이 살고 있을것 같고
무주·진안·장수에 가면 무진장 좋은일이 많이 생길것만 같으며
양양에 가면 기가 양양하게 살아날것만 같다"고 했지요
그래서 그는 전라북도의 무주군(茂朱郡) 진안군(鎭安郡) 장수군(長水郡)에
첫머리 글자를 따서 무진장(茂鎭長)이라 했다 하네요
이 세 지역은 전북에서 가장 내륙 지방이고 산세가 험한데다 사람의 접근이 힘들어
예로부터 '무진장 지역'이라 불려왔다 하는데
여기서 '무진장'이란 말은 '다함이 없이 굉장히 많음'이라는 의미로 쓰이게 되었지요
그러나 전북의 무주, 진안, 장수 앞 글자에서 유래했다고 하는 '무진장(茂鎭長)'이란 말은
불교에서 이르는 무진장(無盡藏)과는 어원이 다르지요
그렇지만, 무주와 진안, 장수 지역은 예부터 엄청난 오지여서 한번 들어가면 나오기가 어렵고
경치가 아름다워 한번 가면 나오기가 싫은 곳이어서 무언가 ‘엄청나게 많고 다함이 없을때'
‘무진장’이라 하는 것은 맞다고 할수 있어요
또 무주, 진안, 장수가 우리나라 내륙의 대표적 산악지대로
볼만한 자연경관이 무진장 많다는 건 사실이며
이곳 사람들은 '무진장' 정도 많고, 눈물도 많고, 웃음도 많은것도 사실이라 하지요
그래서 무진장을 말할때는 한자어를 병기해야 하지요
전북의 무주, 진안, 장수를 의미하는 무진장(茂鎭長)인지
아니면 '엄청나게 많고 다함이 없는 상태'를 말하는 무진장(無盡藏)인지를 구분해야 하지요
그런데 옛날 중국에서는 불교 신자들이 희사한 보시금을 자본금으로 하여
서민들에게 낮은 이자로 돈을 대출해 주는 일을 했어요
이것이 번성하여 당나라때에는 불교 교단 차원에서 이를 운영하였다고 하지요
우리나라 에서도 고리대금에 시달리는 서민들을 돕기 위해
사찰에서 무진재(無盡財) 혹은 무진장원(無盡藏院)이라는 금고를 운영하였지요
고려시대때 부터 시작되어 조선시대때 까지도 활발하게 유지됐어요
그러나 이것이 절이 타락하는 원인이 되기도 했으며 후에는 고리대금의 원류가 되기도 했지요
사찰에 돈들이 무진장 많이 들어오게 되므로 사찰이 무진장 타락하게 된 원인이 되었지요
그런데 이 제도가 일제 강점기에 와서는 일본인들에 의해 더욱 크게 발전하였어요
1922년 ‘조선무진업령’과 시행규칙이 제정되었고 1931년에는 그 내용이 대폭 개정되었다고 하지요
그 이유는 지나친 경쟁을 억제하고 군소회사의 난립을 방지한다는 견지에서 진행됐다고 하나
이는 우리나라 서민들의 피와땀을 더욱 쉽게 갈취하는 수단으로 변모 하였지요
그러던 것이 8.15 해방 이후에도 존속되어 왔어요
1980년대까지 무진회사(無盡會社)라는 이름으로 설립 운영됐지요
이것이 상호신용금고(相互信用金庫)의 원류이지요
그러던 것이 2001년 상호신용금고법이 상호저축은행법으로 개정됨에 따라
기존의 ‘상호신용금고’라는 이름이 ‘상호저축은행’으로 바뀌었으며
2009년부터 상호 단축이 허용되면서 ‘저축은행’이라는 명칭을 사용하고 있어요
그러나 일제의 우리나라 서민들의 수탈은 끝나지 않았어요
현재 우리나라 대부업의 대주주는 일본자본이라는것을 아시는지요?
우리나라 최대 대부업을 자랑하는 "러시안캐시"를 비롯하여 "산과대부" 등
상위 10위 대부업체가 모두 일본계가 대주주로 되어 있어요
아직도 일본인들은 못살고 헐벗은 우리나라 서민들의 목을죄는 수탈은
끝나지 않았다는것을 명심해야 하지요
어찌되었든
세상은 넓고 먹을건 무진장 많아요
세상은 넓고 가볼데도 무진장 많지요
지구는 넓고 볼것은 많고 알아야 할것도 무진장 많은것이 인생사 아닐까요?
-* 언제나 변함없는 일송처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