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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성남 분당 정자동에 있는 늘푸른고의 홈페이지 첫 화면. 2004년에 문을 연 이 학교 교훈은 학교 이름이 보여주듯 '늘 푸르고 참되자'이다. 이처럼 교육목표까지 학교 이름에 아름다운 말로 담은 학교가 2000년대 들어 줄줄이 탄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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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드내초, 샘머리초, 봄내초, 한솔초, 늘푸른초, 까치울초, 솔안초, 샘모루초, 슬기초, 솔개초, 옥터초, 금모래초, 한뫼초, 새터초, 샛별초, 통일초, 한빛초….’
아름다운 우리말도 살리고 교육의 나아갈 길도 비춰주는 학교 이름이 점점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한자식 지역명을 두 자로 짜 맞추거나 동서남북 방위를 이름에 붙여 일제잔재 논란을 불러일으킨 그동안의 학교 이름 작명법을 뒤바꾼 것이어서 주목된다.
교육부가 열린우리당 구논회 의원(교육상임위)에 건넨 자료에 따르면 90년대 중반 이후 이렇게 이름을 바꾼 학교가 15개인 것으로 21일 확인됐다.
대전 유등(柳等)중학교는 대전 버드내중학교로, 같은 지역 원천(元泉)초등학교는 샘머리초등학교로 99년에 각각 이름을 바꿨다. “지역 학부모와 학생, 교직원의 요구에 따라 본래 마을 이름인 ‘버드내’와 ‘샘머리’를 학교이름으로 정했다”는 게 교육부의 설명이다.
“학교 이름은 매우 중요한 학습환경 … 잘 만들자”
교육부 자료엔 나와 있지 않지만, 성남 정자동에 있던 정자고는 98년에 한솔고로 이름을 고쳤고, 경북 구미 고아읍에 있던 고아고는 96년에 현일고로 개명했다. 이들 학교 이름에 대해 학생들이 반대운동을 펼친 결과라는 후문이다.
하지만 경기 성남 정자동과 수원 정자동엔 여전히 정자초가 나란히 있으며 구미 고아읍에 있는 고아초도 고등학교의 개명과 달리 그 이름을 그대로 갖고 있다.
아름다운 학습 환경 공동체운동을 벌이고 있는 이인규 아름다운학교만들기운동본부 사무총장(서울 미술고 교감)은 “우리나라 학교명은 굳이 일치되지도 않는 지명과 방위를 따와 천편일률적이어서 형태를 띠고 있어 문제”라면서 “학교 이름은 매우 중요한 학습 환경이고 학교의 이미지와 교육목표를 담고 있는 것인 만큼 교육당국은 학교 공동체가 학교이름을 잘 짓도록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이 총장은 “이를 위해 정약용학교나 안창호학교처럼 사람 이름을 학교명으로 하는 방안도 검토해볼 수 있다”이라고 제안하기도 했다.
새겨볼만한 학교이름들
초등학교
<인천> 새말초, <대전> 버드내초, 한밭초, 느리울초, 샘머리초, <경기> 한솔초, 늘푸른초, 까치울초, 솔안초, 고리울초, 벌말초, 샘모루초, 슬기초, 솔개초, 갈뫼초, 검바위초, 금모래초, 옥터초, 월곶초, 갈곶초, 나래초, 용머리초, 한뫼초, 새말초, 솔뫼초, 통일초, <강원> 봄내초, 한솔초, <충북> 새터초, 한솔초, 감물초, <충남> 학돌초, <전주> 한들초, <전남> 한빛초, <경북> 서라벌초, <경남> 가람초, 샛별초, <제주> 한마음초.
중학교
<부산> 한바다중, <대전> 느리울중, 버드내중, <경기> 늘푸른중, 갈뫼중, <전북> 온고을중, 솔빛중, 하늘중, 한빛중, <경남> 한얼중, 샛별중.
고등학교
<서울> 서라벌고, 한가람고, <대구> 달구벌고, <인천> 산마을고, <대전> 한빛고, 한밭고, 새일고, <경기> 늘푸른고, 한솔고, 두레자연학교, <충남> 한마음고, 공동체비전고, <전북> 솔내고, 푸른꿈고, <전남> 한빛고, <충남> 한올고, <전북> 한별고, 온고을여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