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원의 하루 일과는 끝기도로 마무리된다. 마침기도가 끝나면 아빠스는 성수를 수도승들에게 뿌리며 그날 하루를 거룩히 마감하며, 이어 모든 수도승들은 성모님을 찬미하고, 나아가 당신의 아들 예수님께서 성모님을 통해 모두를 축복하시기를 간청한다.
이렇게 ‘성모 찬송가’가 끝나면 제대 촛불을 제외한 모든 불이 꺼지고, 수도원은 그날의 ‘거룩한 죽음’을 향해 겸손되이 물러간다. 어린 아이가 어머니 품에 평화로이 잠들듯이, 그렇게 교회는 성모님 품 속에서 잠이 든다.
‘성모 찬송가’의 명칭은 원래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안티폰’(Antiphonae Beatae Mariae Virginis)으로, 저녁기도 혹은 끝기도, 즉 그날 시간 전례의 마지막 기도 후에 노래한다.
전례력에 따라 4개의 곡으로 분류된다.
대림시기부터 주의 봉헌 축일까지 ‘Alma Redemptoris Mater’(구세주의 존귀하신 어머니), 주의 봉헌 축일부터 성주간 수요일까지 ‘Ave Regina caelorum’(하늘의 영원한 여왕), 성 토요일부터 성령강림대축일 8부까지는 ‘Regina caeli’(하늘의 모후님, 기뻐하소서), 그리고 삼위일체대축일부터 계속되는 연중시기에는 ‘Salve Regina’(여왕이시며)이다.
그러나 현대에는 부활시기에는 ‘Regina caeli’, 부활시기를 제외한 다른 모든 시기에는 ‘Salve Regina’를 사용할 수 있다.
각 성모 찬송가는 단순 양식과 장엄 양식으로 구분되며, 평일에는 단순 양식으로, 주일과 대축일에는 장엄 양식으로 노래한다.
■ Regina caeli(하늘의 모후님, 기뻐하소서, 알렐루야)
하늘의 모후님, 기뻐하소서, 알렐루야
(Regina caeli, laetare, alleluia)
태중에 모시던 아드님이, 알렐루야
(Quia quem meruisti portare, alleluia)
말씀하신 대로 부활하셨도다, 알렐루야
(Resurrexit, sicut dixit, alleluia)
저희를 위하여 하느님께 빌어 주소서, 알렐루야
(Ora pro nobis Deum, alleluia)
4곡의 성모 찬송가는 모두 같은 구조를 갖는다.
즉 먼저 구원 역사에서 성모님께서 수행하신 여러 모습으로 성모님을 부르며 찬미하고, 이어 우리 죄인을 불쌍히 여기시고, 그리스도 혹은 하느님께 우리를 위해 기도해 주시기를 간청한다.
‘Regina caeli’ 역시 우선 예수님의 부활이 어머니이신 성모님 기쁨의 원천이며, 그 부활을 우리도 함께 ‘알렐루야’(Alleluia)로써 환호한다.
이어 성모님은 부활하신 그 분을 태중에 모시기에 ‘합당’(meruisti)하셨으며, 바로 그분께서 이미 예고된 대로 부활하셨다는 구원 사실을 선포한다. 그리고 죽음에서 부활하신 분의 어머니께 우리를 위하여 하느님께(Deum) 기도해 주시기를 간청한다.
‘부활 삼종기도’는 ‘Regina caeli’를 앞부분으로 하여 다음과 같이 계속된다.
동정 마리아님, 기뻐하시며 즐거워하소서, 알렐루야 (Gaude et laetare, Virgo Maria, alleluia)
주님께서 참으로 부활하셨도다, 알렐루야 (Quia surrexit Dominus vere, alleluia)
기도합시다, 하느님, 성자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로 온 세상을 기쁘게 하셨으니, 성자의 어머니 동정 마리아의 도움으로 영생의 즐거움을 얻게하소서.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아멘.
■ 모차르트의 Regina caeli, KV108
1770~1771년에 모차르트는 아버지와 함께 이탈리아를 여행하였는데, 몇 달간 볼로냐에 체류하는 동안 마르티니 신부로부터 전통적인 대위법을 공부할 수 있었다.
이탈리아 여행을 마치고 잘츠부르크로 돌아온 젊은 모차르트는 세 곡의 Regina caeli를 작곡하였다. KV108(C 장조/1771년), KV127(B-flat장조/1772), 그리고 KV276(C장조/아마도 1779년).
KV108은 4악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각각 2개씩의 오보에, 호른, 트럼펫 그리고 팀파니, 현악기, 소프라노 솔로와 4성부 합창의 “하늘의 모후님, 기뻐하소서, 알렐루야”(1악장)에 이어, 소프라노 솔로가 오직 2개의 플룻과 현악기의 반주로 “태중에 모시던 아드님이, 알렐루야, 말씀하신 대로 부활하셨도다, 알렐루야”를 현란하게 노래하고 이를 합창이 대위법적으로 뒷받침한다(2악장).
역시 소프라노 솔로가 오직 현악기 반주로 “저희를 위하여 하느님께 빌어주소서”(3악장)를 노래한 후, 모든 악기와 목소리가 함께 “알렐루야”로 환호한다(4악장).
최호영 신부는 1992년 사제로 서품됐으며 독일 레겐스부르크 국립음대를 졸업했다. 독일 뮌헨 국립음대에서 오르간 디플롬을 받았으며 독일 뮌헨 국립음대 그레고리오 성가 교수 자격을 취득했다. 현재 가톨릭대학교에서 음악과 부교수로 봉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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