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6 보석을 삼킨 거위와 띳사 장로 173)
어떤 자는 인간으로 태어나고
악행을 한 자는 지옥에 태어나며
선행을 한 자는 천상계에 태어나고
번뇌가 없는 아라한은 반열반에 든다.
173) 꼬살라 국왕이 사왓티에 사는 보석세공인에게 광택을 내라고 맡긴 루비를 그의 집에서 키우는 거위가 삼켜 버렸다. 마침 그때 탁발을 나온 아라한인 띳사 장로가 루비를 훔쳐갔다고 오해한 세공인은 그를 작대기로 마구 두들겨 패며 자백을 강요했다. 장로의 코와 귀와 머리에서 피가 뚝뚝 흐르는 것을 보고 거위가 다가가 그 피를 먹으려고 하자, 잔뜩 화가 나 있던 세공인이 발로 걷어차는 바람에 거위는 즉사하고 말았다. 피투성이가 된 채 아무 말 없이 그 장면을 보고만 있던 장로는 거위가 죽은 것을 확인한 뒤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루비는 저 거위가 삼켰다오.” 세공인이 반신반의하면서 칼로 거위의 배를 가르자 그 속에 루비가 들어 있었다. 그제야 그는 자기가 엄청난 잘못을 했다는 것을 알고 두려움에 온몸을 부들부들 떨며 장로의 발 앞에 엎드려 용서를 빌었다. 그러나 장로는 아무 말 없이 처음의 자리로 돌아가 탁발하는 자세로 서 있을 뿐이었다. 한참을 말없이 세공인이 흐느끼는 모습을 보고만 있던 장로는 그에게 말했다.
“이것은 당신과 내가 과거생에 지어 놓았던 행위의 결과일 뿐이오.
우리는 생사윤회 속에서 이런 빚 갚음을 수도 없이 주고받는다오.
나는 조금도 당신을 원망하고 있지 않소.”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장로는 심하게 맞은 후유증으로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비구들이 부처님께 이 사건에 관련된 사람들은 죽어서 어디에 태어났는지 여쭙자 부처님께서 대답하셨다.
“거위는 죽어서 그 집의 아들로 태어났으며, 보석세공인은 죽어서 지옥에 태어났고, 띳사는 아라한이었기 때문에 반열반에 들었다.”
이어서 부처님께서 게송을 읊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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