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시 어제인 날로 뒷걸음질을 친다.
일이 있어 밖으로 나가야 한다. 비는 오락 가락 그냥 확 쏟아지면 마음이라도 시원하련만
아쉬운 비는 여의도 일을 마치고 새운상가로 가는 도중에 마포쯤부터 후다닥 거리기 시작
하고 많은 차들 옆으로 포말처럼 부서지는 빗물이 차창을 적시고 떨어져버린다.
내가 좋아하는 그곳에 좋은 물건이 있나 새로운 물건이 들어왔나 궁금했다.
그 가게 주인 사장님은 여자가 이런 거 별로 안 좋아하는데 좀 의아해 하지만 늘 가면
친절히 맞아주시니 나 역시 그 곳에 가는 걸 참 좋아한다...그곳은 골동품 가게처럼
아주 여러가지 아니 수백종 그 이상의 물건이 있다. 1950년 전부터 그 이후의 물건들이라
해야하나 아무튼 참 재미난 물건들이 많아서 난 좋다... 그 가게는 비행기 부품부터
전자제품의 부품 별 희한한게 너무 많다..수도꼭지도 있다..전구도 있다. 일단 그곳에서
부품을 사들고 나오려는데 왜이리 허기가 지는지 금방 내 코로 들어오는 냄새가 있었다.
아주 새콤하고 달콤한 비빔 냉면에서 나는 그 냄새였다. 먹고 싶은 충동이 배를 더
고프게 만들고..사장님 냉면 냄새가 나요 하니까 아..저쪽 시계 골목으로 들어가면
함흥냉면 잘하는 집이 있는데 거길 가시지요 그런다...에구 거기까지 차 세워두고 가자니
좀 멀었다. 그곳은 오장동을 말하는데..그냥 나와 사무실로 가야지 하다가 종로에
명동 칼국수 간판이 보이고 주차장이 있다고 써 있길래 들어갔다가 차를 간신히 빼서
나오고 다시 마포쪽으로 가다가 아현동부근에 함흥냄면이 아주 크게 써 있는 간판을
보고는 드디어 들어갔다. 음식값은 선불 이상하다 음식값 선불 받는데는 거의 없는데
특 갈비탕 6000원 진국 설렁탕 5500원 회냉면 6000원 비빔 냉면 5500원 물냉면 5500원
수육도 있고...홍어 회도 있고 메뉴도 많고 근데 그 가게 초입엔 화분들이 얼마나 많았던지
금방 난 모노님이 예전에 분양을 받아 잘 크고 있다는 커다란 사랑초를 발견했지 얼마나
크고 실하게 잘 자라고 있는지 참 이뻤다....왜 배가 고프면 나는 늘 한거번에 여러가지
음식을 다 먹고 싶어지는 걸까? 좀 우수워 나만 그런건가 다른 사람도 그런가...그래도
꼭 참고 아까 맡았던 식초가 들어간 새큼한 냄새의 기억을 찾아 난 회냉면을 시켰다.
강남보다는 양이 좀 많아 보였다. 주방장님 눈과 두번 마주쳐서 그런가 그가 날 봐서
그런가 일단은 회의 양이 두점은 더 많은 것 같았다..식초와 겨자를 넣고 비비고 비비고
와~ 얼른 먹어야지 뜨거운 육수도 하잔 마시고 맛있겠다고 후루룩 거리며 질근 질근한
함흥냄면을 질근 질근 씹으며...냉면이 거의 바닥이 날무렵 식당 아주머니들은..어이
밥맛도 그렇고 하니 우리 점심은 비빔밥 해먹을까?...그러더니 누구 엄마 밥좀 비벼봐
열무도 넣고 알았지...그 아주머니 네하고 대답을 하고는 커다란 프라스틱 이남박을
들고 나오더니 밥통 밥을 다 털어 넣고는 고추장에 나물에 콩나물에 열무..콩장까지
다 동원이 된다...와~ 맛있겠다. 내 배는 냉면 한그릇에 배부르다고 하기는 좀 부족한듯
저 비빔밥을 한 숟가락만 얻어 먹을까 하고 나한테 속삭이듯 말을 붙인다. 그럴까 말까를
하다가 냉면 그릇에 작은 계란을 노른자 빼고 먹고는 일어나 아줌마 비빔밥 한 숟갈만
주세요~~~하며 내 앞자리에서 일어난 일들을 바라보다가 아줌마가 그러라는 말이 떨어지자
자리에서 일어나 그곳으로 성큼 성큼 걸어가 밥 한 숟가락이 아닌 한 주걱을 받아와서는
입에 넣어 보았다. 콩장까지 들어간 비빔밥은 처음이였다. 된장 냄새도 나는 그 비빔밥을
맛있게 몇 숟갈 먹고는 고맙다고 맛있게 먹었다고 인사를하고 그 가게를 나왔다.
주차할 때 아저씨는 키를 꼽아두라더니 차는 움직이지도 않은채 그대로 비탈지게 서 있었다
나는 빗방울이 떨어지는 그곳을 피해 운전을 하고 사무실로 달려왔다....
아까 사랑초는 모노님이 맞는가? 달래님은 아니겠지? 정말 사랑초 보랏잎에 더 흐린 꽃까지
정말 이쁘고 사랑스러워...아~~~ 자꾸 토만사 회원들과의 이름이 입에 붙어서 큰일이야
꼭 누구 누구라고 연결고리를 찾아 헤메니...원 재미난 하루가 아쉽게 또 지났다...
여러분 오늘 저녁은 비빔밥 어떠세요? 군침 돌지 않나요?...
첫댓글 여행에서 돌아와 ,피곤이 엄습해서 띵한체 읽었지요.지금 창에 혜림님 계시군요.반갑고,,,, 냉면,오장동에 가서 먹던 회냉면,동대문 곰보집도 아직하는지,서울가면 꼭 먹어봐야지.ㅎㅎ
비빔밥에 콩장은 물론이고 멸치까지 넣어 비벼 먹는 남자도 있답니다. 비빔밥 좋아하는 사람은 입맛이 좋아 그런다는데 난 언제 비빔밥이 좋아 질라나?
콩장까지요..ㅎ 그 건 비빔밥이 아니고 모듬밥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