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복을 하루 앞두고 사상 유래없는 무더위가 여전히 맹위를 떨치고 있는 날 하동호 둘레길 산책에 나섰다.
마치 불난 벌판처럼 폭염은 좀처럼 기세를 누그뜨리지 않는다. 빗줄기로 식히고 있지만 잠시뿐이다.
지리산 청학동 가는 길목에 위치하고 있는 하동호까지 줄잡이 4시을 달려 도착했다.
하동호는 1985년 1월에 착공해 1993년 11월 준공한 농업용 댐으로 청학동계곡과 묵계계곡 물이
흘러들어 만들어진 경남에서 가장 큰 산중호수다. 경남 하동군 청암면 중이리에 위치한 저수지로
하동군과 사천군 일대의 농업용수를 확보하고 횡천강 유량 조절을 위해 한국농어촌공사에서
260억 원을 들여 3,151만 톤저수 규모로 1985년에 착공하여 1993년에 완공했다.
하동호 둘레길은 한 바퀴 도는데 총 연장 7.5km 수평의 길이라 풍경을 즐기면서 1시간 반만에 돌 수 있는 길이다.
하동호 주변도로는 봄에는 벚꽃길, 가을엔 단풍길로 변하여 환상의 드라이브코스로도 유명하다.
하동군 11개 읍,면과 사천시 서포면에 농업용수를 공급하는 저수지가 눈에 잡힌다.
하동호가 건설되면서 난천마을, 새터마을 등 모두 9개 마을이 물속에 잠겼다. 수몰된 마을의
수몰민들이 고향을 그리워하고 옛 모습을 볼 수 있게 망향관(望鄕館)이 만들어져 있다.
그 옆에 세워져 있는 망향의 문을 통해 물속에 잠김 고향을 생각하는 건축물이 그리움을 자아내게 한다.
수몰이 되면서 이곳을 떠난 사람들의 이야기가 있는 망향관을 뒤로하고 산책을 위해 하동호 둑을 지났다.
높은 곳에서 떨어지는 수력을 이용해 전기에너지를 전환하는 발전 방식인 소수력발전 설비가 보인다.
댐의 길이가 496m 높이 58.6m다. 발전용량이 825㎾로 영농기에 용수로를 통해 흘러가는 물을 재활용해
전력을 생산한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 그 아래 유휴지에 체육시설이 만들어져 있다.
둘레길 곳곳에는 4개의 쉼터가 마련되어 있어 하동호 풍광을 음미할 수 있다.
그늘이 없는 길이 길어지고, 더운 날씨에 막걸리를 한 잔 나누며 무더운 아스팔트 길을 걸을 수 있었다.
휴식을 위해 긴 벤치에 앉아 기념사진을 찍어 보는 여유도 가졌다. 덱길이 조성되어 있는 구간도 나온다.
걷는다는 것은 신체의 활동만이 아니다. 자아의 확장을 위함도 있다. 이는 자기 프레임의 변화를 통해 가능하다.
현재 자신의 정체성이 깨지고 새 정체성이 만들어 진다. 가장 쉬운 방법이 걷는 것이다.
하동호 한복판에 조성되어 있는 소나무 한 그루가 눈길을 끌게 만든다. 물안개가 끼는 날이며
최고의 사진 촬영 무대가 되지 싶다. 90억원의 사업비로 이 곳을 가로질러 길이 400m 폭2m
상상의 다리인 현수교 출렁다리가 2023년에 건설 될 예정이라 한다.
하동호로 흘러 들어오는 시암천이 유혹한다. 길섶 곳곳에는 울창한 대나무 숲속이 시위를 한다.
햇빛에 반사된 대나무에서 빛이 일어난다. 하동은 대나무 숲이 유독 많아 아름다움을 더해 준다.
지리산 청학동 물이 유입되는 금남천과 칼남재에 가까워 올 수 록 길가에 조성해 놓은
새마을운동 기념비와 항일항전 추모비가 지나간 역사의 정신을 일깨워 준다.
출발했던 지점으로 회귀했다. 비바체리조트가 유혹한다, 26평과 53평 객실이 있고
아담한 야외 수영장에서 물놀이를 즐기는 투숙객들의 모습도 보였다.
하동호에 막혀 작은 실개천이 된 횡천강에서 물놀싸움도 한 판하고
다슬기를 채취해 끓인 라면이 별미였다.
시우너한 나무그늘 아래서 삼겹살 파티를 즐겼다. 풍부한 밑반찬과 잘 굽히는 기구로
그야말로 포식을 했다. 보이지 않은 준비를 헌신적으로 해온 오미옥 악우에게 갈채를 보낸다.
파티를 마치고 아담하게 조성된 체육시설에서 족구 시합과 재기차기로 친선을 도모했다.
생각 만큼 몸이 따라주지 않았지만 폭소를 터뜨리며 함게 한 놀이가 흥미를 끌었다.
역대급 기록을 남기며 찾아온 폭염에서 오랫만에 해방된 무한산악회 정기 나들이었다. 28대째 산악회를 이끌고 있는
이성백 회장님과 임원들에게 심심한 치하를 보낸다. 처음 참석하더라도 정회원이 되는 울산에서는 보기 드문
시민산악회인 무한산악회와 산행과 더불어 폭넓은 친교를 나눌 수 있기를 기원하며 많은 참여를 당부드린다.
첫댓글 역쉬나 산행 후기는 명예회장님 짱 입니다 잘 읽었습니다
수고가 많았네. 역시 왕피천에 버금가는 멋진 산책이었네
산행 후기글 잘읽고갑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사진 작가의 지원이 있어 글쓰기가 쉬웠다네. 고마우이
명예회장님~^^ 간만에 읽어보는 산행후기에서 내재적으로 갈무리된 문장력이 세월의 흐름에 순흥하며 간결하고 섬세하게 자연스럽게 표현되는~~ ㅎ
잘 읽고 갑니다
산행팀장 하느라 큰욕 봤네.
내년에는 왕피천 하류 봇도랑길 걷기 하세. 굴구지까지는 가기 어렵다면.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