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미
초향 / 조평진
햇살이
따스하여
창문을 열고 보니
배란다
한편에
새집 한 채 지어 놓고
동풍이
요람 흔들어도
삼매에 빠져있네.
추억의 길
갈잎에
형형색색
색동옷 갈아입혀
아련히
멀어진 길
끝없이 내달아도
갈증 난
돌담길 따라
물오르는 설레임.
어머니.4
따사하던
보금자리
찬바람 스며들 때
바람 앞에
흔들리는
서러운 등불 하나
남은 삶
목마른 갈증을
어찌하면 좋습니까.
마음을 내려놓고
-축서사에서
봄길 따라 찾아 나선 문수산 넓은 품엔
쪽빛 하늘 머무르다 이름 바꾼 낮달 하나
산허리
멈추어 서서
떠날 줄 모르더라.
한 폭에 산수화를 꿈꾸듯 펼쳐두고
신비로운 주님 솜씨 내 마음 묻어 두고
저 하늘
하느님에게
봄 안부를 드린다.
가을산
품안에 피붙이들 신열을 앓고 있다
가슴속 타는 갈증 그리움 깊어가고
노을은
침묵 속에서
단풍잎에 불 지핀다.
가녀려 어린 영혼 열병을 앓으면서
빛바랜 잎새마다 마지막 지핀 불꽃
아련한
상념을 태우며
내일을 기약한다.
낙엽의 귀향
동공이 아리도록 온몸을 불태우고
서산마루 기대어 신열을 앓았었다
이제는
떠나야 하리
미련 훌훌 떨치고.
뼛속을 스며드는 서러움은 애달파도
말라버린 목소리 끝가지에 걸어두고
미련을
가슴에 안고
돌아가는 잎새하나.
늙는다는 것
의지와 상관없이 덧없이 걸어온 길
늦가을 깊은 철에 마른 잎 이리 서러
육신은
야위어가도
마음 아직 청춘인데.
구비마다 곱게 빚어 노을 빛 물들이며
일렁이는 뒤웅박 길 꿈같이 살다 보니
이제는
나침반 없이도
찾아갈 것 같은데.
소백산 자락길
온몸에 잔설 덮고 귀잠 든 아가씨야
물 좋고 산이 좋아 정자 짓고 누었더냐
해는 떠
중천을 흐르고
문을 열면 사월인데.
섶나무에 아른 아른 봄빛을 걸어 놓고
차디찬 얼음장도 사랑가로 녹였더냐
콧노래
계곡을 구르며
끈임 없이 속삭이니.
순천만 겨울 갈대 숲
눈길이 머문 곳에 네 가슴도 열어두고
좌우로 기다랗게 놋다리를 밟아 봐도
그 끝은 아득하여라 잡을 수가 없어라.
바람 따라 사방으로 신들리듯 춤추면서
꽃눈개비 휘날리듯 온몸을 내마 끼고
은사시 나뭇잎처럼 반짝이며 속삭인다.
바닷바람 뭍바람이 살 비비고 어르면서
정겹게도 밀고 당기며 줄다리기하더니
순천만 아득한 품속 사랑놀이하고 있다.
바다
1
수평선 위 갈매기들 너울너울 춤추는데
파도 따라 일렁이는 아련한 옛 그림자
외로이 두고 가려니 내 가슴이 아려온다.
2
그리움에 발 담그니 하얀 미소 보고파라
이름 모를 물떼새는 예같이 정겨운데
서편에 지고 있는 달 나보다도 서러울까.
3
해무에 잠겨 우는살아 있는 갯벌아
언제나 멈춰 쉴까 밀려드는 그리움이
잔잔한 수면 위에서 아쉬움만 외롭구나.
*친구의 기일 날에
<약력>
*성명: 조평진
*아호: 초향(初香)
*대구출생
*영남대학교졸업
*한국문인협회 회원
*경북문인협회 회원
*영주문인협회감사
*한국시조시인협회 회원
*시조문학문우회 이사
*한국시조사랑운동본부 이사
*가람시조문학회 회원
*월하시조문학회부회장
*영주시조문학회 감사
*한맥문학 신인상(2004.시)
*시조문학 작가상(2007.시조)
*신문예 신인상(2012.수필)
*시조문학 제2회 좋은 작품집상 수상
*제26회허난설헌문학상(시조부문 본상)
*제4회무원문학상(시조부문 본상)
*저서 : 추억은 풍경 속에 머물고(시조)
풀꽃향기로 가는 길(시조)
초설(시) 외 동인지와 문집 다수
◎초향문학방 : http://cafe.daum.net/pjcho000
카페 게시글
(문학)발자취
청탁
( 영주시조문학 동인지 원고 제출)2012.8/29
초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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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8.29 2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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