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장로교단 교인 수가 1년 새 21만여명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총회가 진행 중인 4개 장로교단 통계를 종합하면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합동·통합·합신·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 모두 교인 수가 줄었다. 이 가운데 양대 장로교단으로 꼽히는 예장합동과 예장통합에서만 20만명이 빠져나가면서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예장합동·통합 20만명 ‘뚝’
24일 예장합동이 발표한 총회 보고서에 따르면 2년 전 235만명이었던 전체 교인 수는 지난해 말 기준 10만명이 빠져 나가면서 225만명으로 집계됐다. 지난 25년간 가장 낮은 수치다. 이는 지난 회기 ‘샬롬부흥’ 전도운동을 통해 교인이 6만명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대조적이다. 특히 감소한 10만명 가운데 세례교인이 5만명에 달하면서 세례교인에 대한 양육 등 세밀한 ‘교인 지키기’ 방안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김도움 예장합동 기획행정국 목사는 “지난해 증가한 6만명의 수치는 1600여 교회에서 전도 캠페인을 성공적으로 이뤄낸 결과”라며 “출생률은 떨어지는데 자연 사망은 늘어나 감소가 빠르게 진행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예장통합 교인 수는 지난해 말 기준 9만4700명 줄어 220만7982명을 기록했다. 2014년 이후 10년째 내리막길이다. 예장통합은 이런 추세라면 2030년 교인 수가 160만명 이하로 떨어질 것으로 예측했다. 예장합신 세례교인 숫자는 최고점을 찍은 지난해(9만1261명)보다 약 3000명 줄어든 8만8176명을 기록했다. 기장 총 교인 수는 지난해(20만1729명)보다 8508명 줄어든 19만3221명이다.
통합·기장·합신 새 리더십 선출
김영걸 예장통합 신임 총회장이 24일 경남 창원 양곡교회에서 개회예배 설교를 하고 있다. 창원=신석현 포토그래퍼
이날 경남 창원 양곡교회(장형록 목사)에서 제109회 총회를 개회한 예장통합은 김영걸(포항동부교회) 부총회장을 총회장에 추대했다. 3명이 후보로 나선 예장통합 목사 부총회장에는 정훈(여천교회) 목사가 투표를 거쳐 당선됐다. 장로 부총회장은 단독 출마한 윤한진(한소망교회) 장로가 박수로 추대됐다.
24일 기장 제109회 총회 총대들이 전북 부안군 소노벨 변산에서 참회 기도를 하는 모습. 부안=유경진 기자
기장은 같은 날 전북 부안군 소노벨 변산에서 제109회 총회를 개회하고 신임 총회장에 박상규(광주성광교회) 목사를 선출했다. 신임 목사 부총회장으로는 이종화(초대교회) 목사가, 장로 부총회장은 김재현(노화방주교회) 장로가 선출됐다. 8년만에 치러진 총무 선거에서는 이훈삼(주민교회) 목사가 이성진(제주남부교회) 이윤복(전주신한교회) 목사와 경합 끝에 신임 총무로 당선됐다.
강원도 정선 하이원팰리스호텔에서 제109회 총회를 연 예장합신은 박병선(인천 동부교회) 목사를 신임 총회장으로 선출했다. 목사 부총회장에는 김성규(대구 동남교회) 목사, 장로 부총회장에는 장대윤(서울 은평교회) 장로가 뽑혔다. 박 총회장은 취임사에서 예장합신이 추구하는 ‘바른 신학’ ‘바른 교회’ ‘바른 생활’이라는 정체성을 바탕으로 성경 말씀의 본질로 돌아가겠다고 밝혔다.
동성애·세습방지법 ‘뜨거운 감자’
주요 교단들의 논의 테이블에 오른 안건 중에는 동성애 관련 청원안이 눈에 띈다.
예장통합은 목사후보생과 총회 임원 및 노회장을 대상으로 동성애 반대 입장을 의무 제출하는 안을 청원했다. 또 ‘총대가 개별적으로 동성애 및 젠더주의에 대해 반대하는 분명한 입장을 공식적으로 표명하고 이행하지 않을 경우 총대 자격 박탈’ ‘포괄적 차별금지법 반대 운동에 따른 범교단적 교육 전개에 동참’에 대한 안건도 통과 여부가 주목된다.
예장합동은 총회 임원회 보고를 통해 다음 달 27일 예정된 ‘한국교회 200만 연합예배 및 큰 기도회’ 참여 청원을 긴급 결의했다. 이 행사는 성오염(성혁명)을 조장하는 악법에 맞서 성경적 진리를 수호하자는 취지에서 기획된 초교파 연합행사다. 총회 현장에서는 오정현 서울 사랑의교회 목사와 손현보 부산 세계로교회 목사가 직접 발언에 나서 한국사회 내 동성애 인식과 성오염 법안의 문제점을 강하게 비판했다.
대표적 진보교단으로 꼽히는 기장 총회에서는 동성애 이슈로 충돌 양상을 빚었다.
동성애자 옹호 논란을 빚은 ‘성윤리강령 준수 서약서’가 지난해에 이어 또다시 상정된 가운데 교단 소속 ‘동성애·동성혼 반대 대책위원회’는 총회 개회 전 동성애 반대 기자회견을 열었다. 대책위는 동성애 반대 서명운동을 통해 1124명의 지지를 받았다.
목회자 정년 연장의 건도 관심거리다. 예장합동·통합·합신에 목회자 정년 연장 건이 올라와 있다.
예장통합은 이번 총회에서 세습방지법 폐지 여부도 논쟁거리가 될 전망이다. 헌법위원회 헌의안에 따르면 “헌법 정치 제28조 제6항(세습방지법)은 법 개정 시부터 헌법개정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는 논란이 있었으며 법을 잠재한 수습안 결의 등 많은 갈등과 문제를 야기했다”고 개정 이유를 밝혔다. 헌의안이 공개된 후 반대측 목회자와 단체들이 성명서를 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