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관련 칼럼
이광영
....................
코로나19(COVID-19)가 세계를 공포 속으로 몰아넣었다.
중국 관영매체가 코로나19로 인한 최초의 사망자 소식을 전한 것은
지난 1월 11일. 코로나19는 3개월 남짓한 4월 27일 현재(이하 같음)
210개 국가로 번져 양성반응을 나타낸 환자 수만 자그마치 2,893,894명에 달해
이로부터 205,445명이 목숨을 잃었다.
불과 3개월 남짓한 기간 동안 2백89만여 명의 환자가 발생해
20만여 명의 사망자를 냈다. 이는 어느 전쟁사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대참사다.
^사망자가 2만 명이 넘은 나라만도 다섯 곳에 달했다.
미국(54,810명), 이탈리아(26,644명), 스페인(23,190명), 프랑스(22,856명),
영국(20,732명) 등이다. 특이한 일은 이들 사망자 중 50% 이상이
고령자에서 나왔다는 것이다.
기저질환이 있는 고령자에서 코로나19 사망자가 많을 것은 어느 정도 예측되었지만
절반이 넘는 수치는 예상 밖이다.
^코로나19에 의한 치사율(치명율)은 프랑스의 경우 18.3%까지 치솟았고
영국 13.6%, 이탈리아 13.5%, 스페인 10.2%, 이란 6,2%를 나타냈다.
코로나19의 발원지로 알려진 중국의 치사율이 4.1%,
한국 2.3%인 것에 비해 아주 높은 수치이다.
나라별 치사율의 차이는 바이러스 자체의 특징이라기보다는
각국 보건의료 체계가 어떻게 대응했는가를 보여주는 지표이기도 했다.
^유럽의 경우 치사율이 높은 것은 의외로 노인요양시설이 문제가 되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스페인의 경우 전체 사망자의 무려 57%가
노인요양시설에서 나왔고 아일랜드(54%), 이탈리아(45%), 프랑스(45%)가
그 뒤를 이었다고 보도했다.
조사를 주도한 아델리나 코마스 헤레라(Adelina Comas-Herrera) 교수는
노인요양시설은 물리적 거리두기가 불가능한 장소라며
바이러스에 취약한 환자, 의료지식이 부족한 간병 직원 등에
문제가 있을 경우 최악의 상황(perfect storm)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의 경우는 사망자의 15% 정도가 노인요양시설에서 나왔다.
미 보건전문가들은 2천500 곳의 요양시설에 살고 있는 노약자 중
실제 코로나19 사망자 수는 드러난 것 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보고있다.
^우리나라는 코로나19 확진자의 연령별 치사율이 70대 10.17%,
80대 이상 23.92%로 전체 평균 치사율 1.87%에 비해 70대 5.4배,
80대 이상은 12.8배 많은 것으로 되어있다.
고령자의 치사율이 이렇게 높게 나타난 것은 우리나라에서도
노인요양시설에서의 집단감염이 문제였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코로나19 확진자 현황을 공개하면서 요양병원과 요양원을
소규모 집단감염의 주요 진원지로 지목했다.
대표적으로 거론된 곳은 청도 대남병원과 같은 건물에 위치한 국립청도 노인요양병원,
봉화 푸른 요양원, 경산 서린 요양원과 행복요양원 등이다.
요양병원이나 요양원에 입원해 있는 환자는 고령 인대다 치매,
고혈압, 당뇨 등의 기저질환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세계적으로 노인요양시설이 문제가 된 것은
전염병에 대해 대처하는 능력의 취약점 때문이다.
코로나19는 특히 입소자들이 대부분 기저질환을 갖고있는 고령자인데다
부축, 기저귀 교체 등 도움이 필요하여 사회적 거리두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
입소자 뿐 아니라 간병인 역시 전염병에 무방비로 노출될 수밖에 없다.
코로나19는 이에 못지않게 초기 증상이 뚜렷하지 않은 가운데
전파가 가능한데다 전염력이 생각보다 높았다.
초기 증상이 천천히 나타나기 때문에 예민한 사람은 이상을 느끼고
병원을 찾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은 알아차리지 못한 채
활동을 하게 되어 있어 예방은 물론 치료에 어려움이 따랐다. 잠복기는 14일.
우한폐렴 보균자가 이 기간 동안 아무런 거리낌 없이 활거하며 병을 퍼뜨렸다.
^우리나라의 경우 노인요양시설은 고가의 특수 시설을 제외하고
대부분 고려장 같이 죽음을 앞둔 사람이 가는 마지막 장소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시설의 열악성은 고사하고 말년을 보내는 고령자를 배려한 프로그램은
찾아보기 어렵다. 생명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고귀한 것이다.
그 생명은 죽음으로 완성된다. 우리가 숨을 멈추는 순간까지
생존의 보람과 존엄성을 지킬 수 있어야 한다.
코로나19를 통해 노인요양시설에 대한 근본적인 제도개선의 필요성이
적나라하게 들어났다. 근본 대책이 시급하다.
<(현)한국골든에이지포럼 공동대표, 한국시니어과학기술인협회 부회장, 대한암협회
고문/전 한국일보 과학부장 편집위원(부국장), 한국과학기자협회 회장/전북대 초빙
교수 역임/고대 물리학과 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