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날!!! 아들 내외가 집에 찾아 왔다. 하계 야유회를 가자는 것이다.
간밤에는 강원도 평창군에 있는 한화의 휘닉스파크에 2박3일 예약을 회사가 회원으로 되어 있어서 회원가격으로 해 놓았으니 가자고 하기에 시원스럽게 대답을 하지 않아서 인지, 가기 싫어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3개월간 사용하지 못하면, 불이익을 감수하고 취소하였다고 하며, 2003년 여름에 갔던 적이 있는 가까운 안면도에 가자는 것이다.
정년 퇴직하면, 세월이 이렇게 변하는 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한다. 바로 엊그제인 7월 31일까지만 군인공제회 퇴직하기전 만 해도 야유회를 비롯하여 모든 야유회 계획은 나의 몫이었는데, 이젠 아들의 계획에 따라 움직이어야 할 정도로 세월이 빠르게 변하는 구나~!!. 퇴직을 하고, 개인적으로 해외여행도 부부가 함께 가거나, 아니면 단독으로 라도 백두산을 비롯 미국 여행, 유럽여행도 가고 싶었는데...정년 퇴직함에 따라서 이것저것 마음의 정리할 것도 있고 하다보니, 실행을 뒤로 미루고 있는 편이다.
아들내외 와 손자 손녀를 따라서 아들 차 인 신형 카니발에 6명이 올라 탓다. 출발하면서 네비게이션에 안면도를 입력하고 달리는데 8월 5일이 화요일인데도 피서철이라서 맊히지 않는 길을 찾아서 간다고 사당동 사거리에서 과천쪽으로 가다가 의왕쪽으로 하여 서해안 고속도로를 타고 가는데도 교통이 부분적으로 지체되고 있었다.
대략 2시간 만에 안면도에 도착하여 가장 유명하다는 꽃지 해수욕장 안쪽으로 들어가는데, 입구에는 사람들이 많아서 한산한 곳을 찾아서 가장 깊숙이 들어갔더니, 조금 한가하였고 바닷물도 비교적 깨끗해서 좋았다.
옆에서는 패러글라이딩을 변형해서 모터가 부착된 동력 비행기처럼 된 비행체를 타고 모레사장에서 이륙하여 바닷가를 따라 비행하다가 돌아 와서 다시 모레사장을 활주로 삼아서 착륙을 하곤 하였다. 차량을 도로 가장자리에 주차시키고, 바닷가에 내려와 도로 밑 부근에 아들이 준비한 간이식 텐트를 치고, 텐트 안에 가지고 간 먹거리를 옮기고, 얼마 전에 돌이 지난 손자 녀석을 튜브에 태워 바닷물에 들어가니 처음에는 겁을 집어 먹고 울려고 하더니만, 차차 시원함을 알고는 좋아라 하는 듯 웃고, 즐거워하였다.
한참을 놀다 보니, 배가 고파서 “밥을 먹자”고 하여 텐트에 갔더니, 아들 내외가 준비한 소고기 등심부위를 구워서 상추와 깻잎에 싸서 마늘, 고추를 쌈장에 찍어 올려놓고 싸 먹기 시작하였다. 바닷가라서 조금만 움직이면 몸에 붙었던 모래들이 날리고, 먹을 음식물에 떨어져서 고기와 밥에 들어가는 불편함은 있었지만, 그래도 손자, 손녀가 즐거워하는 모습들을 보니, 마냥 즐겁기만 하였다. 지금까지의 가족야유회는 집에 텐트가 있었는데도 한번도 텐트를 이용하지 않고, 설악산 지역의 대명콘도을 이용하여 매년 빠짐없이 가곤 하였으며, 현재의 아들 딸이 손자, 손녀만 했을 때, 지금은 만나볼 수 없는 할아버님을 모시고, 야유회에 가서 고기를 구워 먹으며, 마냥 행복해 했던 적도 있는데, 이젠 아들 계획에 의하여 대접을 받고 즐겁게 지내야 할 정도로 세월이 변하는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고기를 구워먹고, 수박을 자르고, 바나나, 옥수수, 음료수, 과자 등을 먹고, 쉬었다가 바닷물에 들어가서 한참동안 물놀이를 하곤 하였는데, 설악산이 있는 동해안 지역 바닷가는 조금만 바다 쪽으로 들어가면, 얼마 들어가지 않아서 낭터러지 처럼 푸욱~ 깊어지는 것을 느꼈었는데, 안면도는 서해안 지역이라서 한참을 바닷 쪽으로 들어가도 갑자기 깊어지지 않아서 나름대로 좋았고, 아들이 튜브를 여러 가지로 준비를 잘 해서 튜브를 타고 정말 동심으로 돌아가서 즐거운 물놀이를 할 수 있었고, 집사람도 흐뭇해하는 것 같았다.
오후 5시경이 넘으니, 바닷가에 밀물이 들어와서 짐을 정리하여 차에 실고 유료샤워장에 들어가서 샤워하는데 지하수물 인지 얼마나 차거운지 손자 손녀는 물이 너무 차거워서 울고, 입술이 파래질 정도였으며 입장료는 1인당 3,000원씩이었으나 물은 참으로 몸을 씻는데 좋은 샤워 시설이었다. 새 옷으로 갈아입고 꽃지 해수욕장을 나오는데 해가 서해안으로 빨려 들어가는 것 같은 서해낙조 현상을 방파제에 나가서 구경하였는데 이 광경 또한 오랫동안 기억에서 잊지 못할 장관이었다.
2008년을 맞이하며 경남 밀양 종남산 정상에서 새해 첫날을 맞이하며 새해 소망을 간구 하며, 해가 뜨는 장관을 보며 감동한 적이 있었는데 해가 지는 서해낙조 현상을 충북 안면도에서 보는 광경은 또 다른 아름다움이었다. 강렬하게 이글거리던 태양이 순식간에 서해안 바다 밑으로 빨려 들어가는 것 같은 또 다른 아름다운 모습이었다. 생각 같아선 안면도에서 며칠간 더 즐기다 오고 싶기도 하였지만, 내집이 가장 편안하다는 생각을 하며 돌아오는데 아들이 낮에 물속에서 물장난을 심하게 쳐서 인지, 피곤해서 자꾸 졸음 운전하는 것 같아서 중간 중간 쉬면서 무사히 안전하게 돌아 올 수 있었다.
무슨 일이든 순간의 방심으로 예상치 않았던 사고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사전에 예방 차원에서 잔소리를 하는 것인데, 잔소리 듣는 아들 입장에서는 잔소리가 달갑잖게 들리는 것 같기도 하다. 집에는 조금 늦게 도착하였지만 케잌을 자르고, 두돌이 지난 손녀의 “생일 축하 합니다” 노래를 듣고, 갓 돌이 지난 손자 녀석의 “박수”를 받으며 행복하고 즐거운 생일 하루를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