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흥 김옥춘 어흥 무섭지? 하하하 하나도. 전기요금 수도요금 가스요금 무섭지? 아-악 무서워 너무 무서워. 메롱 약 오르지? 호호호 하나도. 오르는 물가 시장보기 약 오르지? 꺄- 악 약 올라 죽겠어 무서워 죽겠어 손가락 빨게 생겼다고. 2006.12.27 | 나 어렸을 땐 김옥춘 나 어렸을 땐 쌀밥 먹는 날이 따로 있었어요. 명절 제사 생일 그리고 일꾼을 구해 일하는 날 나 어렸을 때 내 어머니 일꾼을 구해 일하는 날 일꾼을 잘 먹였어요. 나 살아가면서 내 어머니의 그 마음 잊지 말자고 가끔 다짐합니다. 나 어렸을 때 내 어머니 가족 생일에 무슨 일이 있어도 떡을 하고 무슨 일이 있어도 쌀밥을 했어요. 나 살아가면서 내 어머니의 그 마음 잊지 말자고 가끔 다짐합니다. 나 어렸을 때 내 어머니 특별한 음식을 하면 동네 어르신들께는 꼭 심부름을 보냈어요. 나 살아가면서 내 어머니의 그 마음 잊지 말자고 가끔 다짐합니다. 나 어렸을 때 내 어머니 조상님 앞에 살아계신 듯 삼가고 예를 갖췄어요. 나 살아가면서 내 어머니의 그 마음 잊지 말자고 가끔 다짐합니다. 나 어렸을 때 내 어머니 잔칫집에서도 제삿집에서도 내 자식 떡 하나 더 주는 법이 없었어요. 나누어 먹는 자리에선 구분 없이 항상 똑같이 주셨어요. 나 살아가면서 내 어머니의 그 마음 잊지 말자고 가끔 다짐합니다. 나 어렸을 땐 친구들의 엄마들도 내 엄마처럼 그랬어요. 가족을 귀히 여기고 조상을 귀히 여기고 일꾼을 귀히 여기고 어르신들을 섬기고 내 자식만큼 남의 자식을 귀히 여겼어요. 그래서 잘못하면 동네 어르신들께도 혼났어요. 나 살아가면서 내 자식 아니어도 그릇됨은 바로 잡아주려던 동네 어르신들 그 마음 잊지 말자고 가끔 아주 가끔 다짐합니다. 2007.1.1 |
화창하지 않아도 좋은 날 김옥춘 화창하지 않아도 좋은 날 커피를 끓입니다. 커피를 끓일 때면 늘 그리움이 내려앉아 함께 김을 올립니다. 유혹을 하는 향기처럼 가슴을 태우는 연기처럼 커피를 끓일 때면 늘 그렇게 그립습니다. 사랑이 사랑으로 와야 할 존재하지 않을지도 모를 당신이 흐려도 좋은 날 비가 내려도 좋을 날 오늘은 그리움 가득한 내 눈으로 길을 만들어서 사랑 가득 담고픈 내 가슴으로 길을 만들어서 창밖을 바라봅니다. 오늘은 오늘은 기다리는 사랑이 회색빛 하늘만큼 가까이 다가와 있을 것만 같아 가슴이 두근거립니다. 오늘은 오늘은 화장하지 않아도 좋은 날 사랑하고 싶은 날입니다. 커피에서 향기가 납니다. 그리움이라는 향기 사랑소망이라는 향기 2007.1.2 | 전봇대의 추억 김옥춘 빛과 열을 전해 주라고 했어 그래서 서 있었어. 강아지 쉬 하고 취객도 쉬 하고 꼬마들은 숨바꼭질 놀이 진지 놀이하고 갔지 거미줄보다 어지럽다는 말도 들었어. 그래도 서 있었어야 했어. 연인들 뽀뽀하고 성난 사람은 발길질하고 갔지 전등 달아주면 가로등도 하고 표지판 달아주면 이정표도 했어 그렇게 꼼짝 못 하고 서 있었어. 전화번호 주고들 갔었지. 다방으로 오라고 초보 환영한다고 숙식제공한다고 월수입 200만 원 보장한다고 어려운 일 절대 아니라고 전화번호 주고들 갔었어. 공장으로 오라고 초보도 가능하다고 숙식제공한다고 밤낮없이 일해도 10만 원만 주겠다고 어느 날부터인가 사람들이 사진을 걸어 놓고 갔었어. 강아지 사진 빛과 열을 전해 주라고 했어 그래서 서 있었어. 밝음과 따뜻함만 전해주고 싶었었어. 2007.1.3 |
같이 살자 김옥춘 사랑은 난간 같은 거야 내 작은 수고로 내 안에서 자유로울 수 있도록 해주는 내 작은 수로고 세상을 향해 꿈을 펼치는 일이 무섭지 않도록 힘이 되어주는 사랑은 안전띠 같은 거야 조금은 자유롭지 않아서 구속 같겠지만 생명과 행복을 지켜주는 사랑은 보험 같은 거야 언제나 나만 손해 보는 것 같지만 아프고 힘들 땐 약속대로 힘이 되어주는 네 삶의 난간이 되어줄게 네 행복의 안전띠가 되어줄게 네 노후의 보험이 되어줄게 나랑 같이 살자 사랑한다. 같이 살고 싶을 만큼 2007.1.5 | 당부 김옥춘 아가 일하듯 사랑을 하렴 일하듯 열정적으로 사랑하렴 일할 때처럼만 네 사랑에게 친절하렴 일할 때처럼만 네 사랑에게 웃어주렴 일할 때처럼만 네 사랑에게 최선을 다하렴 일할 때처럼만 네 사랑에 책임을 다하렴 일할 때처럼만 네 사랑에게 정성을 다하렴 일할 때처럼만 네 사랑에게 예의를 다하렴 아가 일도 사랑도 네가 포기하면 네 것이 되지 않는단다. 아가 일하듯 열정으로 사랑을 하고 사랑을 하듯 행복하게 일하렴 2007.1.8 |
고마워 김옥춘 고마워 시간 낼 수 있을 때 와줘서 고마워 살아 있을 때 와줘서 고마워 밥 사줄 수 있을 때 와줘서 고마워 웃을 수 있을 때 와줘서 밥 한번 사주고 싶었어. 배고픈 너 아니어도 차 한 잔 사주고 싶었어. 외로운 너 아니어도 술 한 잔 사주고 싶었어. 삶에 지친 너 아니어도 고마워 만날 수 있을 때 와줘서 웃을 수 있을 때 와줘서 2007.1.12 | 알았지? 김옥춘 차 한잔 밥 한 끼 술 한잔 내가 네게 주고 싶은 거야 미소 눈물 내가 네게 바라는 거야 나는 네게 친구이고 싶은 거야 세상에서 제일 편안한 차 한잔 하자 시간 날 때 그러니까 친구가 필요할 때 저녁 한번 먹자 시간 날 때 그러니까 친구가 필요할 때 술 한잔 하자 시간 날 때 그러니까 친구가 필요할 때 알았지? 2007.1.12 |
하루 중에 김옥춘 인사할 때 웃는 사람은 마술사야 내 마음도 환하게 웃게 하는 마술사 일할 때 웃는 사람은 전문가야 고객의 마음으로 일하고 고객이 더 감사한 마음 갖게 하는 전문가 쉴 때 웃는 사람은 예술가야 아름다운 나의 가치를 알고 행복을 창조하는 예술가 잘 때 웃는 사람은 천사야 평화를 지켜주는 사랑을 지켜주는 수호천사 늘 웃는 사람은 바보야 주고 또 주고 남김없이 주는 엄마 같은 바보 속이고 약 올리고 괴롭히는 원수까지 사랑하는 하늘 같은 바보 2008.10.1 | 내 삶의 구호 김옥춘 지금 여기 있는 나의 사랑 차고 넘치는 행운 차고 넘치는 행복 사랑합니다. 너를 사랑하겠습니다. 나를 굴러들어오는 복 꿀맛 나는 세상살이 2007.1.13 |
팥 김옥춘 팥은 나 어린 날 생일마다 수수경단의 고물로 내 엄마의 기도가 되었었어. 자식의 건강한 평생을 위한 내 엄마의 기도 팥은 나 어린 날 찐빵의 소로 내 엄마의 달콤한 사랑이 되었었어. 자식의 행복한 오늘을 위한 내 엄마의 선물 팥은 지금도 동지마다 팥죽의 죽으로 내 엄마의 소망이 되지 자식의 앞길에서 액은 쫓고 복은 지켜주고 싶은 내 엄마의 간절한 소망 2007.1.14 | 괜찮아 김옥춘 엄마를 봐 종교를 봐 무조건 사랑해도 돼 괜찮아 욕심이 아니고 사랑이면 괜찮아 내가 늘 바라보고 있는데 뭘 더 바라겠어 마주 바라보지 않아도 같은 곳을 바라보지 않아도 괜찮아 너만 행복하면 돼 내가 늘 가슴에 안고 사는데 뭘 더 바라겠어 손잡지 않아도 끌어안지 않아도 행복해 너만 행복하다면 사랑은 원래 내가 하는 거야 사랑은 원래 혼자 하는 거야 사랑을 하면 더 외롭다고 하잖아 외로워도 행복한 게 사랑이라고 하잖아 엄마를 봐 종교를 봐 무조건 사랑해도 돼 괜찮아 2007.1.16 |
들꽃 같은 중년에 김옥춘 햇살 그립다만 나비 그립다만 바람아 너라도 낮게 불어라 너라도 볼 비비고 가라 사랑 기다렸다만 행복 기다렸다만 먼지야 너라도 들어라 너라도 가슴에 앉았다 가라 낮은 내 인생에 늦은 내 청춘에 바람아 너라도 낮게 불어라 낮은 내 인생에 늦은 내 청춘에 먼지야 너라도 앉았다 가라 들꽃 같은 키 작은 내 인생의 중년엔 귀하지 않은 게 없구나 사랑하지 못할 게 없구나 햇살 그립다만 나비 그립다만 사랑이라는 이름의 너 한없이 기다리고 있다만 오늘 드는 게 바람이라면 바람을 사랑하마 오늘 드는 게 먼지라면 먼지도 사랑하마 사랑한다. 너를 사랑한다 내 인생을 2007.1.20 | 사랑해야 하는데 김옥춘 해는 짧아도 그림자는 긴 법이지 인생은 덧없어도 행복은 숨바꼭질만 하는 법이지 나비도 외면하는 들꽃 같은 내 인생에서 요정도 잊은 키 작은 내 인생에서 아직도 난 술래지 사랑을 찾지 못해서 행복도 놓칠까 봐 눈 동그랗게 뜬 중년의 술래지 꼭꼭 숨은 너는 들꽃 같은 키 작은 내 인생에서 내가 찾는 사랑이지 꼭꼭 숨은 너는 들꽃 같은 키 작은 내 인생에서 내가 찾는 행복이지 서릿발 내리기 시작한 들꽃 같은 키 작은 내 인생에서 오늘도 나는 너를 찾는 술래지 사랑해야 하니까 행복해야 하니까 2007.1.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