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해와 오염의 도시로만 알았던 울산이 막상 살아보니 대한민국 최고의 친 환경 도시며 우리나라 7대 광역시 가운데 미세먼지 지수가 가장 낮은 도시 가운데 하나로 나타났다. 대기업의 생산공장이 가득하고 화학단지까지 들어선 울산이 어떻게 이런 발전을 가져올 수 있었을까? 그것은 민-관-기업이 함께 만들어 낸 업적이라고 할 수 있다.
무엇보다 울산 시민들의 시민 의식을 나는 꼽고 싶다. 환경 문제를 개선하려면 시민들의 높은 환경보전 의식이 필수적이라고 본다. 그만큼 울산 시민들은 환경 문제를 심각하게 인식한다는 것이다. 한 때 폐수에서 지독한 냄새가 나고 하늘을 공장에서 내뿜는 공해들로 가렸던 도시, 그러나 지금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깨끗하고 아름다운 도시가 되어 도시민들의 자부심도 높다.
울산의 자랑스러운 환경 가운데 하나를 오늘을 소개하고 싶다. 다름아닌 울산 대공원이다. 울산대공원은 우리나라 최초의 도시자연생태공원이다. ‘자연스럽다’, ‘깨끗하다’, ‘편안하다’는 키워드로 약 364만㎡의 넓은 면적에 조성된 이 공원은 시민들이 일상에서 자연을 호흡하며 기분전환을 할 수 있는 휴식공간이다. 울산 대공원은 미국 맨해튼의 센트럴파크(340만㎡)보다 더 크다. 어떻게 이런 도시의 허파와 같은 최고의 대공원이 탄생했는가? 거기에는 감동적인 사연이 숨어 있다.
울산의 열악한 도시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발 벗고 나선 건 국내 최초의 정유공장을 울산에 둔 SK에너지였다. 1968년 울산 우정동에서 울산직물로 시작한 SK에너지는 1974년 폴리에스테르선 공장에 이어 1980년 유공의 정유공장을 인수하는 등 줄곧 울산을 기반으로 사업을 확장해 왔다. 하지만 1997년 외환위기와 최종현 회장의 유고로 SK는 위기에 봉착하고 SK의 경영권 방어가 힘들어 졌던 때가 있었다. 그때 불길처럼 일어난 울산 시민들의 향토기업 살리기 운동으로 sk주식 갖기 운동이었다. sk는 기업을 지지하고 성원한 시민에게 그 이윤을 건강한 환경조성으로 보답했고 시민들은 기업이 힘들 때 흑기사를 자처해서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주식 사기에 돌입한 사례다.
소문에는 울산 대공원의 면적 110만평은 시민 1명에 1평에 해당하는 넓이로 sk가 1020억원의 예산을 투입해서 세계 최고의 대공원을 조성해서 기부채납했다고 하니 어찌 울산 사람들이 자랑이요 기쁨이라 아니할 수 있겠는가? 오늘 오후에 미국에서 목회하던 친구 내외가 울산에 온다하니 나는 제일먼저 울산 대공원을 보여줄 계획이다.
최근 울산의 또 다른 향토 기업 고려아연이 경영권 위기에 봉착하자 다시 울산 사람들이 20여년 전의 사건을 기억하고 울산 시장으로부터 시작해서 다시 발벗고 나섰다고 하니 과연 울산 사람들의 향토기업 사랑은 특별하고도 아주 특별하다.
가을이 무르익어 가는 11월의 초반 태화강 강변 황톳길을 따라 걷다보면 울산에 산다는 것이 아주 만족스럽고 행복하기만 하다. 어디를 향해서 셔터를 눌러도 유명화가의 풍경화 못지않은 장면들이 시야에 가득 들어오고 깊은 호흡으로 공기를 들여 마셔도 그 개운함이 기분을 상쾌하게 한다. 오후에는 친구내외와 함께 대공원 메타세콰이아 맨발 길에서 같이 걸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