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反카르텔 정부’ 눈에는 보이지 않는 카르텔
[아무튼, 주말]
[장부승의 海外事情] 尹정부의 反카르텔 전쟁… 법조계 카르텔도 깨뜨려야
장부승 일본 관서외국어대 국제관계학 교수
입력 2023.08.19. 03:00
권영준 대법관이 지난달 11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 뉴시스
지난달 초 윤석열 대통령이 “우리는 반(反)카르텔 정부다”라고 선언했을 때,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집권 2년 차에 드디어 기치를 바로 세우는구나!
카르텔이란 소수의 공급자가 담합해서 가격을 조작하는 것을 말한다. 가격 조작으로 그들은 막대한 이득을 얻지만, 소비자들은 손해를 본다. 카르텔이 판치는 나라에서는 창의성과 활력을 기대할 수 없다. 누구는 진입장벽 뒤에 숨어 ‘땅 짚고 헤엄치기’로 막대한 부를 쌓는데, 누가 자신의 아이디어와 노력으로 승부를 걸겠는가?
‘反카르텔 선언’이 나오자마자 ‘사교육 카르텔’ ‘연구비 카르텔’ 등 각종 카르텔에 대한 ‘전쟁’이 시작됐다. 이제 드디어 ‘자유와 공정의 신세계’가 오는구나! 그러나 지난달 중순 서울대 로스쿨 권영준 교수가 대법관에 취임하는 것을 보면서 ‘쾌재’는 금세 ‘한숨’으로 바뀌었다.
김명수 대법원장이 지명하고 국회에서 임명동의안이 통과되었으니 대통령으로서는 임명하는 것이 당연하다. 게다가 언론 보도에 따르면 권영준 교수는 보통 사람이 아니다. 그는 교수로 재직 중 5년간 로펌 7곳에 63건의 의견서를 써주고 18억원 이상의 돈을 받았다고 한다. 5년에 18억원이면 매년 3억6000만원이다. 권 교수는 웬만한 대학 정교수 연봉 3배도 넘는 돈을 매년 가외 수입으로 번 것이다.
서울대 로스쿨 교수라니 머리야 당연히 좋겠지만, 바쁜 교수 생활 중에 이 많은 의견서를 써주다니 성실성 역시 범상치 않다. 게다가 권 교수는 이렇게 많은 돈을 번 사실을 학교 측에 알리지 않았다고 한다. 배짱 역시 남다르다. 더욱이 무슨 내용을 써줬는지는 밝히지 못하겠다고 한다. 대신에 대법관이 되면 그 많은 대형 로펌들과 관련된 사건은 맡지 않겠다고 했단다. 대법관이 되려면 낯이 두꺼워야 하나 보다. 대법원 상고 사건은 대형 로펌이 맡는 경우가 많다는데, 권 대법관은 이제 일도 없어 한가하니 좋겠다.
서울대 로스쿨에는 위조에는 일가견이 있는 것으로 1심 판결을 받은 조국 교수만 있는 줄 알았는데 머리, 성실성, 배짱에 두꺼운 낯까지 갖춘 ‘의견서 제조기’ 권영준 교수까지 있는 줄은 몰랐다. 새는 좌우의 날개로 난다는데, 서울대 로스쿨은 ‘좌 조국, 우 영준’으로 날았던 것인가? 이렇게 훌륭한 교수들을 거느렸던 서울대 로스쿨 보유국 대한민국의 미래는 참으로 밝다.
권영준 대법관은 한국에서 태어난 것이 행운이다. 미국, 일본에서라면 그는 대법관이 되기 어려웠을 것이다. 현직 교수 신분으로 많은 돈을 받고 대형 로펌에 의견서를 써 주고서는 내용은 말할 수 없다는 대법관 후보자라면 미국 상원 의원들이 인준청문회에서 아마 ‘산 채로 잡아먹으려(eat alive)’ 들었을 것이다. 일본의 경우, 대학교수들에게 직무 전념의 의무를 부과한다. 학교에는 알리지도 않고 연봉의 3배 돈을 버느라 매달 한 편꼴로 의견서 쓰는 데 여념이 없었다면 이것은 교수로서의 직무에 전념한 것인가? 아마 대법관 지명을 받기도 쉽지 않았을 것이다.
행운이 있으면 불운도 있는 법. 입시 컨설팅 등을 해주고 입시 학원으로부터 10년에 5000만원을 받았다고 ‘사교육 카르텔’로 지목받은 현직 교사들. 집에 가져가지도 못하는 연구비를 ‘짬짜미’로 나눠 먹었다고 ‘연구비 카르텔’로 찍혀 전전긍긍하는 이공계 연구원들. 이들은 서울대 로스쿨 교수가 ‘5년에 18억 신공(神功)’을 발휘하고도 ‘카르텔’ 소리를 듣기는커녕 대법관이 되는 ‘기적’을 보며 무슨 생각이 들까?
하긴 법조인들은 우리와는 씨가 다른 특권 계급인지도 모른다. 고위 검사나 대법관이 변호사 개업을 하면 단기간에 수억, 수십억 원을 번다는 것은 비밀이 아니다. 대한민국에서 판사는 성범죄를 저질러도 파면되지 않으며, 변호사는 3연속 무단 불출석으로 재판에 자동 패소하여 딸 잃은 부모 가슴에 못을 박아도 고작 ‘정직 1년’이다. 대형 로펌이나 전관 변호사 출신이 신원보증만 하면 마약에 취해 인도를 걷던 무고한 행인을 차로 밀어 중상을 입힌 조폭도 즉시 석방된다니, 이제 대한민국은 가히 ‘법조인의, 법조인을 위한, 법조인에 의한 나라’라 부를 수 있다. 이야말로 진정한 ‘법(조인)치주의’의 완성 아니겠는가.
이제 믿을 건 ‘법조 카르텔’ 얘기만 나오면 게거품을 무는 더불어민주당밖에 없는 것 같다. 자기네가 지명한 김오수 검찰총장 후보자가 전관예우로 월 3000만원 가까이 받았던 것이 밝혀지자 “관행상 이해할 수 있는 부분도 있다”고 하고, 자기네 대통령이 2021년 국무회의에서 통과시킨 ‘전관예우 근절’을 위한 변호사법 개정안도, 국회 다수당인 주제에 은근슬쩍 유야무야시켜 버리는 것을 보면, 법조 카르텔을 깨부수고자 하는 진정성은 전혀 없어 보이지만, 그래도 말만이라도 게거품이나마 물어주니 얼마나 고마운가.
독자들께서 오해할까 봐 덧붙이는데, 나는 윤석열 정부의 ‘反카르텔’을 적극 지지한다. 윤 대통령이 부디 이 나라의 카르텔을 다 깨부수고 자유와 공정이 강물처럼 흐르는 사회를 구현하여 ‘법조계 대통령’이 아닌 ‘국민의 대통령’이 되길 간절히 빈다. 그런데, 요즘 들어 왠지 자꾸 ‘벌거벗은 임금님’ 동화가 다시 읽고 싶어진다. 아마도 끝에 가서 결국 벌거벗은 임금님이 어떻게 됐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해서인가 보다. 로펌에 갔다는 얘기도 있던데, 설마… 내일은 동네 도서관에 가서 안데르센 동화 전집부터 펼쳐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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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lup
2023.08.19 06:37:57
깊게 뿌리내리고있는 법조계카르텔이 제자리로돌아서야 국가기강의 기본이 바로서는건데 점점더 정치와 물욕에 길들여진 우리의법조계를 누구 한둘이 쇄신한다고 되는게 아닐진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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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언덕위의 하얀집
2023.08.19 03:54:10
한마디로 낯두껍고 몰염치하고 돈에 눈이멀어 자신을 몰락의 구렁텅이로 밀어넣어 자충수를 둔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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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양사
2023.08.20 06:34:33
장 교수 글 바른 내용이 많습니다. 법조계 카르텔이 악성 카르텔의 왕중왕 필요악 입니다. 이에 못지않은 머리 아픈 교육계 카르텔. 학생 교사 학부모 사이에 인간세의 영원한 숙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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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삼족오
2023.08.20 06:54:14
바늘구멍만한 카르텔 구석까지 발본색원하여 진정한 법치국가 정의사회 꼭 반드시 이뤄내기를 간절히 소망해본다 이왕 칼 뽑았으면 끝장을 봐야 죽이되든 밥이되든 할게 아닌가 해서 해본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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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암도사
2023.08.20 07:17:15
법조카르텔 개혁없이 민주화는 완성되지않는다.변호사가 이공계 연구원보다 고액수입이 많다면 잘못된 사회다.윤대통령을 지지하지만,사법카르텔은 시급히 청산해야한다.대형로펌출신자 공직영구제한,판검사전관예우,대법관과 헌법재판관 변호사개업10년제한 등 사법개혁 반드시 혁파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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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이제선
2023.08.19 13:06:08
자기 본연의 일을 뛰어나게 잘하고(교육연구상, 저술상 다수 수상), 역량이 출충하여 가외로 주로 국제상사중재 사건 등에서 의견서 제출로 국내법 소개, 증언 등을 한 것은 국익에도 도움 준 것이고, 약 30% 정도의 국내법률 분야는 의뢰가 온 중에 소신에 맞지 않는 것은 단호히 거절했다고 한다. 자신의 논문(80편)과 저술(단행본 30권)을 심화 발전시킨 것이라 했다. 법리 발전에 기여한 것이고, 잘못된 판례 형성의 예방에 도움을 준 것이다. 누군가 해야 할 일이다. 권위있고 인정받는 실력자가 많지 않았기에 일이 몰린 점도 있을 것이다. 또한 외국어와 법률전문성에 출중한 사람이 극 소수이다 보니 그리고 부지런하니 일을 많이 한 것일 뿐이다. 권영준 교수는 정직하고 진실하며 자애로운 성품으로 주변 평판이 너무 좋다고 한다. 봉사도 하고, 기부도 3억원 해 왔다. 단순히 수입이 많았다는 이유로 나쁘게 폄하하는 것은 편견이나 열등감의 표현을 넘어 비열하고 흉악한 짓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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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28
solpi
2023.08.20 07:20:14
우선 우리법 전라도부터 척결합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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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0
시민
2023.08.20 07:31:09
사법카르텔....발등을 간지럽히는 감언이설에 속아 문재인정권을 출발시킨 국민들이 부여해준 무소불위 계급장 측면이 강하다. 다시는 속지 않아야 카르텔을 혁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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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0
ammon
2023.08.19 14:38:09
한 사람을 개인생각으로 단순 평가하는건 매우 위험한 일이지요. 지성인의 경우 더욱 자신의 말에 조심할 필요가 있습니다 . 정치성향에 대해 누가 추천했기 때문에 당연히 그사람도 같을거란 편견 또는 오류를 범하지 않았음 합니다. 최소한 사람을 평가할때는 여러 경로로 검증한 후 평가하는게 맞지 않을까요? 내가 아는한 그런 인생을 살아온 분은 아니라고 분명히 알려 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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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10
historian
2023.08.20 07:43:50
무지랭이 백성의 입장에서는 판단하기가 거시기하다. 이사람 글만 보고 있으면 그럴 듯하지만 권교수가 학교측에 로펌 의견서 일을 말하지 않은 것은 교수로서의 의무를 위배한 것인지 그만한 양의 외부 일을 했으면 교수 본연의 일을 제대로 했다고 보기 어려운지 등 찬반 양론의 칼럼을 섭외해서 실어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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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블랙재규어
2023.08.20 08:12:50
법조계, 정치계 등이 우선 반카르텔을 선언해야 한다. 카르텔은 결국 권력형 비리와 부정부패의 씨앗이 되는 건 자명한 사실이다. 반국가적이라는 말은 결국 카르텔을 형성하고 있는 조직과 사회를 말하는 것 아니겠는가. 윤대통령의 특단에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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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TigerWoops
2023.08.20 08:03:29
헌법재판소와 대법원의 모든 법관들에 대한 인사검증을 하여 범죄와 부정과 재판의 편견이 있는 자들을 물갈이해야 한다. 기자들이 다 밝히고 국민은 분노해야 한다. 스스로 물러나게 거세게 분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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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0
Freedom36
2023.08.20 07:47:30
법조 카르텔은 혁파되어야 한다. 그러나 하루 아침에 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18억을 받고 의견서들을 써주었다는 이유로 자격 여부를 판단해서는 안된다. 대법원장으로서 역량이 있다면 180억을 받았더라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답글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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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키보드1
2023.08.20 07:40:16
인생을 살아가면서 누구나 남에게 피해를 줄수도 있다 그래도 남의 인격을 자기들 마음에 안든다고 무지막지하게 까지마라 당신도 다른 사람에게 같은 짓거리 할수도 있다 두사람 하고는 일면식도 없는 사람 제삼자다 세상이 O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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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1
박대마
2023.08.20 08:38:38
저런것들은 법조 카르텔 보다 법조 범죄단체가 적합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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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0
516유공자
2023.08.20 08:40:05
전관예우라는 것은 결국 도박에서 무슨 광 딱지 처럼 광 나오기만 하면 무조건 이기는 신통수를 부려 질만한 사건에 전관을 내밀면 이길 수있는 법원 계통의 "광" 딱지 같이 사용하는 물건 같구나. 우리 서민이야 평생 법원에 갈일도 없고 나를 향해 그 비싸다는 전관예우 광팔러 오는 놈도 없을 것이지만 그 수없이 나온다는 "전관"들 그 하나하나 가 법관카르텔의 수단이 될 것이니 이 나라 사법 정의가 무너졌다고 한탄하는 통곡이 여기저기 들리는듯 하다. 정의가 넘쳐야 할 사법에 불의가 넘치니 이게 고대 마을에서 신권 통치로 신의 이름을 빌려 다툼을 심판하던 "신"의 대리자의 후손인 재판관을 보는 "신"은 무슨 마음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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