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자랭킹 1위 최정 8단(왼쪽)이 결승1국에서 김채영 3단에게 불계승을 거두고
여자국수 등극에 1승만을 남겼다.
제22기 하림배 프로여자국수전 결승1국
최정, 184수
불계승하며 김채영에 7연승
국제대회 3회, 국내대회 6회.
여자바둑계의 최강자로 군림하고 있는 최정 8단의 우승 횟수이다. 총 아홉 차례 우승은 현재 한국기원에 소속되어 있는 61명의 여자기사 중에 가장
많다.
최정 다음으로는 국내보다 국제 무대에서 우승이 더 많은 박지은 9단의
7회이고, 그 다음이 10여년 전부터 유럽에서 해외바둑보급에 매진하고 있는 윤영선 5단의 6회 우승이다.
▲ 전기 4강 성적에 의한 시드를 받아 본선 16강부터 권주리 초단, 박지은 9단,
강지수 초단을 꺾고 결승전에 등장한 최정 8단.
50개월 연속, 4년
넘게 여자랭킹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독보적인 최정에게도 오르지 못한 산이 있다. '여자국수'이다. 잠시 생겨났다 사라진 대회가 아니라 21번을
치른 전통의 기전이지만 좀처럼 우승 인연을 맺지 못했다.
17기 대회부터 연속
출전하고 있는 최정의 여자국수전 도전은 어느덧 여섯 번째가 됐다. 그리고 우승 인연을 맺을 가장 좋은 기회를 맞았다. 첫 결승 진출을 이뤘다.
17~19기 16강 탈락, 20기 8강 탈락, 21기 4강 탈락 이후다.
▲ 김채영 3단은 예선부터 시작해 한유정 아마, 김민희 3단, 강다정 초단, 오유진
5단, 김미리 3단을 차례로 꺾고 결승 무대를 밟았다.
결승 상대는
김채영 3단. 1996년생 동갑이지만 1월생 김채영이 초등학교부터 한 학년 위여서 최정이 '언니'로 부른다. 최정은 김채영을 무던히도 괴롭혔다.
2012년 첫 만남부터 지난해 11월까지 여섯 번을 싸워 모두 이겼다. 여자국수전 대결도 한 차례(전기 8강전) 들어 있다.
김채영에 대한 최정의 연승 행진은 이어졌다. 22일 바둑TV 스튜디오에서 열린
제22기 하림배 프로여자국수전 결승1국에서 184수 만에 불계승했다. 완벽에 가까운 내용으로 3시간 20분 만에 김채영으로부터 항서를
받아냈다.
▲ "포석에서는 별로였는데 상변 흑집을 뚫고 두터워져서는 좋았던 것 같아요. 이 시간
이후엔 평소처럼 운동도 하고 쉬면서 마음을 가다듬어야 할 것 같습니다."
진행은 무척 더뎠다. 개시 2시간이 지날 무렵 반상엔 흑돌 백돌 합해서 70개 남짓 놓였다. 최정이 먼저 초읽기에
들어가고 5분쯤 뒤에 김채영도 초읽기로 두었다.
형세는 최정이 주도했다.
바둑TV 김영삼 해설자는 "최정 8단의 수들이 독창적이면서 물 흐르는 듯한 진행, 돌이 유기적으로 조화를 이루고 있다"고 했다. "쉽게 무너지지
않는 것이 최대 장점인 김채영 3단이 잘 버텼으나 최정 8단의 한수 한수에 흐트러짐 없이 안정적으로 이겨갔다"고 마무리 평을 전했다.
▲ 어릴 때부터 전국대회에서 자주 만난 두 기사. 프로가 되고 나서 처음 벌이는
타이틀전이다.
김채영은 19기 여자국수전 우승자. 패점 하나가 더 늘어난
김채영에게 '최정 해법'은 어떤 것일까. 김영삼 해설자는 "여러 면에서 최정 8단이 우세한 것은 분명한데 심리적으로 압박을 받으면 승부가 안
된다. 거기서 벗어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3판2선승제의 결승전은 23일에 두 번째 판을 둔다.
국내 여자기전 최고 전통을 잇고 있는 제22기 프로여자국수전의 우승상금은 1200만원, 제한시간은 1시간(초읽기 1분
1회)이다.
▲ 최정은 2011년 17기부터 출전해 왔으나 지난해의 4강이 그동안의 최고 성적.
여류명인전 5연패를 이룬 것과는 대조적이다.
▲ 김채영은 19기 여자국수. 당시 김윤영ㆍ조혜연ㆍ오유진을 꺾은 데 이어 결승3번기에서
박지은에 1패 후 2연승하며 정상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