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화정책, 독재자의 폭력 전념케 할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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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5세미만 영양실조 77.9%” |
제6회 북한인권*난민문제 국제회의가 지난 14일 일정으로 개최됐다.
북한인권시민연합(이사장 윤현)이 개최하는 이번 국제회의는 99년 서울에서 처음 개최된 이래, 일본 도쿄(2002), 프라하(2003), 바르샤바(2004)를 개최된 바 있다.
14일에서 16일까지 3일간 6개의 세션으로 진행된 이 회의에는 탈북민 및 한국*미국*유럽*일본의 인권전문가들이 대거 참여, 인권이 인류보편의 가치이며 북한인권은 이제 국제사회의 주요 아젠다가 됐음을 확인시켜 줬다.
참석자들은 북한인권유린은 김정일 체제의 모순에서 비롯하는 정치적 문제로서 햇볕정책 이후 대규모 경제지원에도 개선이 되지 않고 있으며, 특히 사회적 약자인 아동과 여성의 인권침해는 더욱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인권은 인류보편의 가치"
회의에 앞서 윤현 북한인권시민연합 이사장,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 칼 거쉬먼 미국 국립민주주의기금 회장은 환영사를, 바츨라프 하벨 전 체코공화국대통령과 박관용 전 국회의장은 축사를, 안드레이 제플린스키 폴란드 바르샤바대학교수와 백충현 서울대 명예교수는 기조연설을 했다.
백충현 교수는 기조연설을 통해 “인권존중의 문제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부여된 절대절명의 책무이며, 국제인권법상의 문제는 더 이상 ‘국내문제’ 또는 ‘문화의 상대성’이라는 이유를 내세워 국제사회의 정당한 관여를 배척할 수 없는 수준으로 확립됐다”며 “이 시간까지도 계속되고 있는 북한내부에서의 인권유린상황과 위험을 무릎 쓰고 인접국가로 피해나간 탈북주민들의 고통은 조속히 근절돼야 한다”고 말했다.
“국회의원들이 이럴 수 있나?”칼 거쉬먼씨 비판
칼 거쉬먼 미국 국립민주주의기금 회장은 환영사를 통해 “미국인들은 북한주민의 인권을 보호하고 난민과 인신매매 희생자들을 돕는데 의견이 나뉘지 않는데 반해 한국인의 여론이 갈리는 모습이 안타깝다”며 한국 내 북한인권유린에 대한 침묵과 옹호행태를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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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5세미만 영양실조 77.9%” |
그는 “어떻게 27명이 되는 대한민국 국회의원들이 북한인권법안의 미 하원 통과를 보고 북한정부에 대한 도발행위라며 입법중지를 촉구하는 서신을 미 상원에 보낼 수 있는가?”
“어떻게 한국의 많은 인권단체들이 연대하여 미국의 북한인권법안을 두고 주권국가에 대한 내정간섭이라며 주장할 수 있는가”라며
‘한국은 동포의 핍박을 묵인하는 모습을 보이며 아무런 손을 쓰지 않는 지구상 최악의 국가’라고 묘사한‘The Economist’에 실린 사설을 인용했다.
그는 이어 “인권에 대한 압력은 전쟁을 부르는 것이 아니며 오히려 전쟁을 부른 것은 유화정책이었다.
이는 유화정책이 독재자로 하여금 더욱 폭력적 행동에 전념케 하기 때문이다”며 “침묵을 지지하는 자들은 자국민의 권리를 존중하지 않는 국가는 주변국들의 권리도 존중하지 않을 것이다’는 사하로프의 말을 떠올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북지원, 인권신장에 도움 안 돼”
허만호 경북대 정외과 교수는 식량난을 포함한 북한인권문제는 전체주의 독재체제의 비효율성 등 내인(內因)에 기인한다며 미국의 봉쇄정책 등 외인(外因)론을 주장하는 친북운동권의 논리를 비판했다.
허 교수는 “북한에서의 인권침해는 일당독재체제유지를 위한 것이며, 식량난 역시 3계층 51개 부류에 기초한 계급차별정책과 이로 인한 식량배급의 불평등에서 야기된 것”이라며
“자칭 진보세력은 북한을 무조건 지원하여 경제상황이 호전되면 인권문제도 해결될 것으로 전망하지만, 북한의 식량난은 정치적 문제이므로 북한에 대한 지원은 식량난을 포함한 북한인권신장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허 교수는 또 ‘북한인권상황에 대한 탈북자들의 증언이 과장돼 있다’는 친북세력의 주장에 대해 “현재로서는 폐쇄된 북한사회의 인권유린실태에 대한 물증이 부족하지만 탈북자들에 대한 정교한 인터뷰조사와 교차분석을 통해 많은 정보를 획득*검증함으로써 이를 만회할 수 있다”며
“물증이 부족하다고 사실전반에 대해 의구심을 갖고 부정하는 것은 북한 위정자들이 인권유린에 대한 정보유출을 철저하게 차단하기 위해 더욱 인권을 유린하는 악순환에 일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11세 북한아동 키, 남한 4세 아동 수준
이날 회의는 탈북자들의 증언을 통해 북한아동 및 여성들에 대한 인권침해가 집중적으로 부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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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어린이들 |
탈북민인 김성민 자유북한방송 대표는 북한아동의 권리침해에 대한 기조발표에서 각종 통계를 인용, 북한아동의 현실에 대해 고발했다.
김 대표는 우선 탈북자지원단체‘좋은벗들(98년)’
‘보건복지부자료(2000년)’를 인용,
▲14세 북한청소년의 몸무게(31.2Kg)는 남한의 8세 아동의 몸무게(31.5kg)와 거의 비슷하며 14세 남한청소년(61.3kg)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며
▲평균신장 역시 북한 11세 아동의 키(105cm)는 남한 4세 유아의 신장(104.5cm)과 비슷하며 남한 11세 어린이의 키(150.5cm)와 비교했을 때 매우 심각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김 대표는 또 ‘(사)어린이의약품지원본부(2002년)’자료 중 ‘5세 미만 북한 아동의 영양장애현황(98년)’를 인용,
▲5세 미만의 아동들의 급성영양실조가 15.6%, 만성영양실조가 62.3% 도합 77.9%에 달한다는 충격적 결과를 발표했다.
그는 이어 “북한은 헌법에 무상치료제를 기본으로 한 공민의 치료받을 권리를 명시하며 전 세계에서 가장 완벽한 의료서비스체계를 갖추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현실은 이와 전혀 다르다”며 ‘북한의 아동권리협약에 관한 2차 보고서(2002년)를 인용,
“식량난 이후 북한은 5세 이하의 유아사망률이 50%나 되며, 이는 최빈국 중 하나인 소말리아 11%보다도 훨씬 높은 수치”라고 밝혔다.
“육아하는 여성 3분의1, 영양실조”
토론자로 나선 김성이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UNICEF와 WFP가 2002년 2월20일 북한 어린이 여양실태가 조사결과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아이를 낳고 키우는 어머니들의 3분의 1이 영양실조 상태이거나 빈혈증세가 있다”며 아동 뿐 아니라 육아를 담당하는 여성들의 실태도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은폐된 방법으로 성 침해”
이애란 씨 등 탈북여성들은 북한여성들의 인권유린실태에 대해 증언했다. 이들은 북한 내 또는 탈북한 여성들에 대한 인권유린이 단순한 식량난이나 경제난에서 기인하는 것이 아닌 가부장제적 사회주의라는 체제의 본질상 발생하는 것이며 체제의 본질이 바뀌지 않는 한 북한여성들의 인권상승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시사해줬다.
또한 북한 내 여성들의 인권유린은 정치적으로 차별받는 계층에서 더욱 심각하며, 식량난 및 경제난 이후 성(性)이 생존의 도구로 전락하면서 매춘은 물론 인신매매 등으로 인권실태가 악화되고 있다고 증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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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요덕 수용소 |
“탈북여성의 80%가 인신매매 등 폭력경험”
97년 8월 탈북한 이애란씨는 “북한은 남성과 동등한 교육기회가 부여되고 향락산업이 없기 때문에 남녀평등에 관해 자부하지만, 절대다수의 일반여성은 교육현장, 사회생활, 가정과 직장생활에서 성폭력과 차별, 인권유린을 당하고 있다”며 “특히 90년대 심각해진 식량난으로 인해 북한의 총체적 인권상황은 일제통치 시기나 6*25보다 더 참혹한 상황으로 변질돼 북한여성은 인권의 사각지대에서 살아간다.”고 밝혔다.
이씨는 또 “북한은 공개적이고 합법적 성산업은 존재하지 않지만, 국가가 은폐된 방법으로 여성의 성을 조직적으로 침해하고 있다”며 한 예로 북한 돌격대의 실상 등을 들었다.
이씨는 “북한에서 조선로동당은 출세의 유일한 코스이며 입당지망생이 많아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데 여성의 경우 돌격대라는 특수조직을 거치지 않으면 노동당에 입당할 수 없다”고 말한 뒤“북한 돌격대라는 특수조직에서 생활하는 많은 여성들은 상관들에게 성 상납을 요구받으며 부당한 대우를 받는데, 돌격대 활동을 통한 성 상납과 얼굴의 미모가 결정적이라는 것이 북한사회의 통념”이라고 밝혔다.
이씨는 또 “북한여성들은 식량난 이후 팔 수 있는 것이면 무엇이든 팔아야하는 처지가 되면서 매춘을 선택하는데, 탈북자의 60~70%에 달하는 여성 중 다시 70~80%가 2000위안에서 5000위안 정도에 거래가 이뤄지는 인신매매를 당하고 이들은 거의 공통적으로 폭력에 시달리고 있다”고 말했다.
“벌겨 벗긴 채 ‘뽐쁘훈련’”
이밖에도 탈북여성 박선자, 김영순, 박영희씨 등은 북한을 이탈하여 중국에 갔다 온 여성들의 경우 더욱 더 심한 폭력이 가해지면 가혹행위를 당한다며
▲조사과정에서 남한인과의 접촉여부 등을 조사하며 온갖 폭력에 시달리고 조사원들로부터 성 고문을 당하며
▲소위 ‘뽐쁘훈련’이라고 하여 벌거벗겨진 채 머리 뒤에 손가락을 낀 채 앉았다 일어났다를 반복하며 음부(陰部)나 항문 등에 숨긴 돈을 색출하는 행위 등이 자행되고
▲소위 집결소에서 산모가 보는 앞에서 아이를 살해하는 행위 및 강제낙태 등이 이뤄진다고 고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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