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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서히 출발하는 지프.
지프를 뒤따라 달리는 아이들.
어느새 홍연이 뒤에서 다가와 멀어져가는 지프를 바라보고 있다.
씬 156. 지프 안/같은 시각.
뛰어오는 아이들 쪽을 바라보던 수하, 고개를 돌려.
홍연의 일기장을 넘기다 보면 한 면 가득 빨갛게 채워진 글씨.
혈서.
선생님, 선생님, 선생님, 선생님, 선생님, 선생님.
선생님……. (글씨가 희미해지며) 선생니-ᄆ…….
운전을 하며 힐끗 돌아보는 사내.
종이포장지를 풀면 깨진 엘피와 같은 새 엘피 재킷.
가늘게 떨리는 손으로 재킷을 열면 까맣게 윤기를 발하는 새 엘피판이 모습을 드러내고 엘피를 내려다보던 수하, 뒤를 돌아본다.
멀리로 범수 등 아이들, 하나 둘 지쳐 발길을 멈춰서며 지프를 향해 손 흔들고 그 모습이 점점 멀어진다.
씬 157. 마을 어귀/같은 시각.
홀로 선 홍연.
지프가 완전히 사라진 후에도 산모퉁이를 바라보고 오랫동안 섰다.
그대로 망부석이 된 듯 그 위에 들리는 음악
씬 158. 주택 거실 (현재)/에필로그.
소파에 홀로 앉아 있는 중년여인의 옆에 한 중년남자가 조용히 다가와 앉는다.
여인의 어깨에 손을 가만히 얹자 여인은 남자의 어깨에 머리를 기댄다.
(트랙 아웃) 액자에 담긴 두 사람의 결혼사진이 보인다.
끝.
킬러들의 수다
씬 1. 나무 숲 사이 한적한 길.
차가 거진 다니지 않는 한적한 도로다.
새벽.
안개.
길옆에 상연이가 서 있다.
짙은 안개.
상연 시계를 본다.
그리고 시선을 먼 곳에 둔다.
그의 시선에 들어온 자동차 한 대.
저쪽에서 달려와 상연 앞에 선다.
상연 차에 탄다.
잠시 후 차안에서 들리는 여자의 목소리.
여인: (소리) 혼자 왔어요. 안심하여도 되요.
상연 (소리) 네…….
여인: (소리) 처음이라서 뭘 어떤 식으로 해야 하는지 잘 몰라요. 그냥 꼭 죽이고 싶은 사람이 있어서…….
상연: (소리) 아……. 네.
안개 속에 정지한 차.
음악이 서서히 고조되면서…….
씬 2. 한화빌딩/늦은 밤.
고급스럽고 높은 빌딩.
도시의 건물 숲 속에 유독 환하게 보이는 건물의 외경.
씬 3. 한화빌딩 안/어느 회의실.
고급스러워 보이는 회의실.
정장차림의 사내들.
네 명이 회의를 하고 있다.
그들 앞 테이블에 놓인 서류들.
사내들 뭔가 진지한 내용을 하면서도 웃기고 편안한 분위기다.
영화는 그들의 표정과 분위기를 스케치한다.
씬 4. 빌딩 안/복도.
모두가 퇴근을 했는지 고요히 보이는 건물 안.
복도에 있는 엘리베이터 문이 열린다.
그러자 전기 수리공 차림의 하연이가 나온다.
그리고 반대편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경비원 차림의 상연이가 나온다.
그 둘은 익숙한 듯이 서로에게 눈짓을 보내고 다른 복도로 걸어간다.
씬 5. 빌딩/환풍기 안.
환풍기 안을 정우가 기어서 통과하고 있다.
그의 손에 들려 있는 소형 폭탄과 액체 통.
정우, 어느 지점에 도착해서 환풍기 창살을 내려다본다.
회의실 바로 위다.
그 밑으로 보이는 회의실 안 사내들의 모습.
씬 6. 빌딩 주차장.
지하 주차장.
카메라는 고급 승용차들이 일렬로 세워져 있는 주차장을 보여주며 어느 자동차 안으로 다가간다.
자동차는 킬러들의 차다.
차안에선 재영이가 총을 조립하고 있다.
능숙한 솜씨로 총을 조립하고 망원렌즈를 부착한다.
그리고 조수석에 앉아 운전석으로 다리를 뻗으며 자세를 잡는다.
씬 7. 취조실.
유리를 통해 취조실이 보인다.
유리밖에는 최 부장과 진형사가 안을 보고 있다.
안에선 탁 문배가 두 명의 형사에게 취조를 당하고 있다.
탁 문배의 여유로운 표정.
최 부장: 후. 쌍놈의 새끼 아주 여유만망이구만……. 여의도는?
진 형사: 김 도신 사장 검거 팀이 한 시간 정도 후면 도착할겁니다. 장부 확인까지 된 걸로 보고가 들어왔습니다.
최 부장: (탁 문배의 여유로운 얼굴을 보곤) 그래, 웃어라……. 웃어……. 쌍놈의 새끼…….
최 부장과 진 형사가 나간다.
씬 8. 한화빌딩 앞 주차장.
빌딩 앞 정원.
나무들이 늘어선 곳에 어두운 그림자.
형사 팀이다.
그들이 정원과 주자된 차안.
모퉁이 등에 숨기고 잠복해 있다.
어둠 속에 살아 있는 눈빛들.
귀에는 작음 이어폰을 끼고 있다.
씬 9. 한화빌딩 로비.
로비 한구석에서 신문을 들고 앉아 있는 조 검사.
수신기에서 들리는 소리.
소리: 일어났습니다. 나갑니다.
조 검사: (송신기에 대고) 다들 준비해라.
씬 10. 빌딩 안 전기 통제실.
통제실 안으로 들어온 하연.
주머니에서 작은 종이를 꺼낸다.
건물의 회로도다.
하연이가 그 앞에 앉아 기계들을 조작한다.
씬 11. 빌딩 안/복도.
복도 구석에 기댄 상연.
허리춤에서 권총을 꺼낸 뒤 탄창을 확인한다.
그리곤 여유 있는 얼굴로 회의실 쪽으로 걸어 들어간다.
그러자 회의실 문이 열리며 사내들이 들어온다.
사내1 이 빌딩이 집무실인양 다른 사내들을 배웅한다.
상연은 사내들을 스쳐나가면서 가볍게 목례로 인사한다.
그리고 복도모퉁이를 돌자마자 자신의 무전기를 뽑아든다.
상연: 나왔다.
씬 12. 전기 통제실.
하연이가 자신의 앞에 놓인 수신기에서 상연의 그 말을 들었다. 그리곤 자신 앞의 컨트롤 박스의 빨간 스위치를 누른다.
씬 13. 빌딩 안/회의실 앞 복도.
건물의 불이 깜박이더니 이내 꺼진다.
그리곤 잠시 후 다시 들어온다.
건물 구석구석 CCTV의 전원이 아웃된다.
로비.
조 검사: 뭐야, 이건?
소리: 전기가 잠깐 나갔던 거 같습니다.
조 검사: 대기하다가 건물 밖으로 나오면 잡아라…….
조 검사, 일어나선 준비를 한다.
씬 14. 전기 통제실.
CCTV 모니터가 모두 꺼진다.
하연 그것을 확인 한 후 가방을 챙긴다.
씬 15. 건물 안/회의실 앞 복도.
이상한 듯 천장을 한번 보더니 다시 인사를 하고 나간다.
사내1은 집무실로 들어가고 다른 사내들.
웃으며 엘리베이터로 향한다.
엘리베이터로 향한 사내들.
그때 갑자기 사내2가 멈춘다.
사내2: 잠깐만요. 나 뭐 좀 두고 왔네.
사내2, 다시 집무실로 향한다.
사내2, 집무실 문을 열고 들어간다.
사내1, 의아한 눈으로 사내2를 본다.
사내2, 재빨리 가방에서 장부를 꺼낸다.
사내2: 아무래도 이건 자네가 맡고 있는 게 나을 거 같아.
사내1, 장부를 보더니.
조금은 심각해진다.
사내2, 고개를 끄덕이곤 다시나간다.
씬 16. 환풍기 안.
정우가 뇌관이 설치된 폭탄의 작동 스위치를 켜고 재빨리 환풍기를 빠져나간다.
빨간 불이 점등되는 폭발물.
씬 17. 엘리베이터 안.
사내2, 3, 4가 타고 있다.
사내2: 탁 사장 이번엔 힘들겠지?
사내4: 모르지. 그 인간이야 원체 놓인 줄이 많으니까…….
사내3: 앞일 모르니까 서로들 조심하자구……. 욕심 너무 내다보면 그 꼴 나니까…….
엘리베이터 문이 열린다.
1층이다.
사내2 내리려고 한다.
사내2: (내리며) 안가요?
사내4: 어, 우린 지하에 있어요.
문이 닫힌다.
씬 18. 지하 주차장.
사내3과 사내4가 나온다.
사내3, 사내4에게 간단한 손 인사를 하고 자신의 차 쪽으로 걸어간다.
사내3, 자신의 차에 오른다.
사내3의 차와 일렬로 서 있는 차의 가장 끝 쪽, 킬러들의 차안.
재영이가 총을 빠른 동작으로 거취 한다.
그리고 그 일직선상에 놓인 사내3의 머리 부분을 향해 방아쇠를 당긴다.
소음기의 격발음.
그리고 그 사이 차들의 유리창에 작은 구멍이 생기며 사내3 머리가 고꾸라진다.
재영: (수신기에 대고) 하나 됐어.
반대편의 사내4, 자신의 차안에 올랐다.
이상한 분위기가 그를 덮는다.
사내4 백미러를 보고 양쪽에 놓인 차를 본다.
아무도 없다.
그래도 이상한 분위기.
알 수 없는 공포에 휩싸이는 사내4.
조심히 자동차 키를 꺼낸다.
시동을 걸려는데 자꾸 이상한 기분이 든다.
조심스럽게 차의 시동을 켜는 사내4.
시동이 걸린다.
사내 그제서야…….
한숨을 내쉬며 긴장을 푼다.
차를 움직인다.
지상으로 올라가는 사내4의 차.
긴장이 풀린 사내.
자연스럽게 히터를 켠다.
차안 환풍기에서 스며드는 흰색연기.
사내4 눈이 껌벅이다간 정신을 잃는다.
악세레터에서 띄워지는 발.
정지된 체 유지되는 계기판의 알피엠.
차는 오르막에서 내려오지도 않고 정지되어 있다.
씬 19. 지상 1층/화장실/밖 로비/복도.
사내2가 일을 보고 나오는지 손을 씻는다.
화장실 밖.
저쪽에서 경비원 복장의 상연이가 허리춤.
총 지갑에 권총을 꼽고 사내2가 나오는 것을 본다.
사내2 뒤쪽으로 다가가는 상연 그때, 누군가가 뒤에서 상연을 잡는다.
상연 순간적으로 놀라 권총에 손이 가는데.
상연을 잡은 사내(조 검사), 입술 위에 손가락을 올린다.
조 검사: 쉬…….
조 검사 상연 눈앞에 경찰 신분증을 보여 준다.
그리곤 손으로 비키라고 한다.
상연 옆으로 물러난다.
사내2 입구에 나서자 이곳저곳에서 튀어 나오는 형사들.
손에는 쇠파이프와 각목 등을 들고 있다.
사내2, 재빨리 뛰어서 자신의 자동차로 들어간다.
형사들.
그 차를 부시고 사내2를 끄집어낸다.
그리고 대기하던 자신들의 승합차에 싣는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상연.
일이 낭패가 된 듯 인상이 일그러지며 뛰쳐나간다.
상연: (무전기를 들고) 재영아, 올라와 하나 놓쳤다.
씬 20. 지하 주차장.
재영, 수신기를 뒷자리에 던지고 차를 급하게 몬다.
지상으로 올라가려는데 앞에 나타난 사내4의 자동차.
재영, 답답하다.
사내4, 고개를 숙여진 채 죽어 있고, 시동에 걸린 자동차는 오르막에서 정지 상태다.
다급한 재영, 잠시 머뭇거리다간…….
그대로 앞차를 박는다.
그리고 밀고 올라가는 재영의 차.
씬 21. 지상 주차장 입구.
사내4의 차가 벽면을 긁히며 올라오고 그 뒤에 올라오는 재영의 차.
상연 오른다.
씬 22. 한화빌딩 반대편 건물.
망원경으로 상황을 관찰하는 형사 팀.
건물입구에서 김 도신을 검거하는 광경을 확인한다.
형사1: 오케이. (수신기에 대고) 김 도신 신변 인수 했습니다. 네, 철수하겠습니다.
형사들, 서로 고개를 끄덕이고 망원경에서 시선을 떼고 다른 짐을 챙긴다.
시선이 띄어진 망원경의 렌즈로 카메라 다가가면 주차장에서 차를 밀고 올라오는 재영의 차와 상연이 그 타에 타는 모습이 나온다.
씬 23. 호송차 운전석.
운전하는 형사와 조 검사가 타고 있다.
조 검사: (손목시계를 한번보곤) 한 시간 안이면 도착할 것 같습니다. 일단 김 도신이만 검거 했습니다.
전화를 끊는다.
순간, 번쩍 하면서 카메라 후레쉬가 터진다.
고속 단속 카메라가 터졌다.
속도 계기판, 시속 130킬로다.
형사: (농담조로) 찍혔다. 칠만 원. 벌점 15점……. 경찰차가 보면 사진발이 잘 받드라구요…….
조 검사 씨익 웃어 보인다.
씬 24. 도로.
재영 뒷자리로 가고 상연이가 운전한다.
재영은 분해놓은 총을 다시 결합한다.
재영: 어떻게 된 거야? 경찰이야?
상연: 응…….
재영: 이 친구들은 뭐하는 친구들인데. 경찰이 잡아가?
상연: (자신도 알 수 없는 듯) 다 됐어?
재영: 오케이.
상연 차를 쫓아가는 경찰차와 호송 차와의 간격을 좁히고 이내 옆으로 달린다.
호송차 옆면은 유리와 가는 창살로 막혀서 안이 잘 보이지 않는다.
재영은 총을 발 아래로 내리고.
재영: 저 중에 누구야?
상연 호송차 안을 본다.
씬 25. 호송차 안.
김 도신 수갑을 차고 있고 그 주변에 형사들이 앉아 있다.
김 반장은 김 도신의 가방을 뒤지고 있다.
김 반장: 이봐. 장부 어디 있어?
김 도신: 뭐요? 무슨 장부요? 그런 거 모르겠수다.
김 반장: 후후……. 잔대가리 굴리지 말고 건물 들어가기 전에 불어라……. 우리 본부 들어갔다가 또 나오게 했다간 그땐 진짜. 우리 돌아버린다 응?
김 도신, 입을 다물고 시선을 창밖으로 피한다.
김 도신 시선에 들어오는 옆 차선의 차량.
김 도신의 눈이 커진다.
킬러의 차 안.
상연: (소리를 지른다.) 가운데. 창 쪽…….
그 얘기가 끝나자마자.
재영, 자신의 다리 아래에 놓았던 총을 들어 어깨에 견착 시키고 방아쇠를 당긴다.
사내2 고개가 떨궈진다.
상연 핸들을 틀어 차를 다른 길로 향한다.
씬 26. 한화빌딩 앞/공원벤치.
빌딩이 잘 올려다 보이는 벤치.
그곳에 정우와 하연이가 앉아 있다.
정우는 핸드폰을 꺼내 전화를 한다.
씬 27. 빌딩 안/회의실.
사내1 장부 같은 서류를 보다간 울리는 전화를 본다.
테이블에 위에 놓인 장부.
사내1 전화기를 향해 다가간다.
영화는 그 전화기를 주목한다.
환풍기 안에서 불이 켜져 있는 폭탄.
전화를 받는다.
사내1: 여보세요.
순간.
전화기의 라인을 쫓아가는 카메라.
그 전선의 끝은 벽을 통해 환풍기 안의 폭탄으로 연결된다.
환풍기 안의 폭탄의 불.
깜빡거린다.
정우: (소리) 네. 저기요. 방금 천장에 폭약 설치하고 나온 사람인데요.
사내1: 뭐요?
정우: 아직 안 터졌나요?
사내1: 당신 누구야?
환풍기 안의 빨간불 깜박거림을 멈추었다.
그리곤…….
꽝 하는 굉음과 함께 집무실이 날아간다.
씬 28. 정우와 하연이가 있는 벤치.
수화기에서 시끄러운 굉음에 귀에서 떨어트리며 인상을 쓴다.
그리곤 다시.
정우: 여보세요. 여보세요? (하연을 보곤) 전화가 안 되네.
둘 씨익 웃으며 자리에서 일어난다.
올라오는 타이틀 킬러들의 수다
씬 29. 도로/킬러들의 차안/밝은 아침.
킬러들 차안에 타고 있다.
어디론가 가고 있는 킬러들.
재영이가 운전을 하고 있고, 상연은 점잖게 앞을 보고 간다.
정우는 뒷자리에서 양아치처럼 꾸부정한 자세로 앉아 계속 흥얼거린다.
하연 이는 창문을 열고 바람을 맞는다.
하연 이는 차안의 다른 이들을 슬쩍 보곤 다시 창밖 풍경을 본다.
하연의 내레이션이 시작된다.
하연: 오늘은 크리스마스이브다. 예수님이 세상에 오신 날이다. 예수님이 왜 세상에 오셨는지 잘은 모르지만 여하튼 예수님이 태어나서 달라진 건 빨간 날이 하나 더 늘었다는 거다. 많은 사람들이 예수님이 세상을 구원하러 오셨다고 주장 하지만 난 한 번도 세상이 누군가에게 구원 받을 만큼 위험해졌다. 란 걸 느껴 본적이 없다. 어쩌면 예수님도 와보니 그다지 위험한 거 같지 않아서 젊은 나이에 일찍 하늘로 올라가신 지도 모르겠다. 우린 킬러다. 돈을 받고 의뢰인이 의뢰한 사람을 죽인다.
하연: 운전을 하고 있는 형이 재영이 형이다. 국가 대표 사격 선수였다고 하는데 기관총에서 새총까지 방아쇠 있는 건 다 다룬다. 향상 일이 끝나면 성당에 가서 신부님에게 뭔가 얘길 한다. 그 얘길 하고 나면 무슨 이유에서인지 기분이 좋아진다고 한다.
재영이가 성당 고백성사 실 앞에 있다.
기도하는 모습.
뒷자리에서 불량한 얼굴로 창밖을 보는 사람이 정우 형이다.
폭약 뇌관 설치 전문가이지만 내 생각에는 주먹싸움이 주특기이다.
성질도 더럽고 입도 걸다.
다리가 두꺼워서 고등학교 때까진 장거리 육상 선수였다고 하는데 길눈이 어두워 포기했다고 했다.
마라톤에서 일등으로 치고 나오는 정우.
화면 바뀌면 엉뚱한 곳에서 뛰다간 주위를 두리 번 둘러본다.
내 앞에 앉아서 무게를 잡는 있는 사람은 우리 친형이다.
너무 대장 같이 구는 게 재수 없지만 그래도 어쩔 수 없다.
형이니까…….
형은 일을 의뢰받는다.
어떤 경로로 어떻게 의뢰를 받는지 잘은 모르지만 형은 언제나 많은 작업을 가지고 온다.
사람들은 왜 그렇게 다른 사람들을 죽이려 하는지 난 아직 잘 모른다.
하지만 옛날 사람들이 예수님을 원했다면 요즘의 의뢰인들은 우릴 원한다.
조금 다른 건 우린 약간의 수고비를 받는다는 것이다.
씬 30. 도로/노변 카페.
킬러들의 차에 길가에 선다.
상연과 재영만 내린다.
상연 길 옆 카페에 간다.
정우와 하연은 내리지 않고 상연을 지켜만 본다.
상연과 재영 어떤 사내 앉은자리로 간다.
사내는 일어서서 상연을 맞는다. (나중에 나오겠지만 사내는 탁 문배의 심복이다.)
반가운 얼굴이다.
상연 자리에 앉는다.
사내: 뭐 좀 드시겠습니까?
상연: 아니요……. 친구들이 기다려서…….
사내 상의에서 봉투를 꺼낸다.
사내: 대단하십니다. 사실 의뢰하면서도 조금은 긴가민가했었습니다. 원체 어렵고 힘든 일이라서……. 근데 정말 소문대로 이시네요?
상연: 소문 같은 거 안 났을 텐데요.
사내, 머쓱하다.
재영, 카메라를 꺼낸다.
상연, 사내 옆으로 다가가서 앉는다.
사내는 조금 어리둥절하다.
상연: 괜찮습니다. 그냥 기념이니까…….
사내 뭣도 모르고 사진기를 보고 웃는다.
재영, 찰카닥.
상연, 씨익 웃는다.
상연 곧 일어나, 가볍게 인사를 나누고 자리에서 일어난다.
씬 31. 주 씨의 작업실 안.
밖이 내다보이는 창문 앞에서 나른하게 이 집의 주인인 주 씨 아저씨가 졸고 있다.
단순하고 조용해 보이는 작업실.
졸고 있던 주 씨가 무슨 소리에 눈을 뜬다.
창밖으로 킬러들의 차가서고 킬러들이 내린다.
주 씨: 후……. 죽일 놈들…….
시간이 잠시 경과하고 주 씨 작업실의 문이 열리고 킬러들이 들어온다.
킬러들…….
손에 과일이랑 술이랑 몇 봉지를 들고 각각 어울리는 인사를 하며 밝게 들어온다.
상연: 주무셨어요? 너무 일찍 온 거 아니죠?
주 씨 인상을 살짝 찌푸린다.
하연의 내레이션.
하연: 주 씨 아저씨다. 향상 아침잠을 깨운다고 우릴 밉게 보지만 사실 우일 좋아하신다. 우리에게 무기와 장비들을 공급해주신다. 그 중에서 영화에 나오는 신기한 것들도 있지만 아저씨가 직접 제작한 요상한 물건들도 많다. 난 그래서 주 씨 아저씨가 좋다.
아저씨는 발명가고 또 엔지니어다.
내레이션 사이를 흐르는 화면.
주 씨…….
창고 같은 은밀한 방에서 무기 박스를 들고 나온다.
박스를 열면 그 박스엔 온갖 총기류들이 있다.
재영: (소총 하나를 들고) 와우……. 에스지(SG)네, 뭐야 이건? 551? 아저씨 무슨 전쟁 나가요? 이런 건 다 어디서 들여 온 거예요?
주 씨: 독일꺼니까 독일에서 들여왔지…….
재영: 이거 별로 안 좋아요……. 비 오면 총열 녹도 금방 슬고……. (독특하게 생긴 권총 하나를 들고) 이거 또 뭐야? 아나콘다네……. 영화 찍어요? 아저씨 우리 말고 어디 딴 데랑 거래해요? 뭐, 이렇게 신기한 게 많아요?
주 씨: 시끄러워 인마. 그거 들어오는데 몇 명이 소금물에 잠겼는데…….
정우: 잠수로 들고 와요?
그 총기들을 신기하게 만져 본다.
권총 한 자루를 든다.
하연: 이건 무슨 총이에요?
재영: 베레다 92.
하연: 좋아?
재영: 맞으면 죽어. 영웅본색 주윤발이 쏘던 거…….
상연: (하연에게) 총놔라.
하연 눈치를 보다간…….
총을 논다.
주 씨 고글(투시경)과 전선이 연결된 총을 재영에게 건네준다.
주씨: 여기……. 부탁하던 거다. 젊은 놈이 벌써부터 눈이 침침하냐?
재영: 눈 나빠서 그러나요? 밤이니까 그렇지.
주 씨: 야맹증엔 등 푸른 생선이 좋다더라. 꽁치. 고등어……. 댕겨봐라.
정우: (냉장고를 열며) 물이 어떤 거죠?
주씨: 먹는 물 그 안에 없다. 수도꼭지 틀어 마셔라.
재영 투시경에 눈을 갖다 댄다.
주 씨, 불을 끈다.
어두운 암흑 그때, 총성 몇 방 들린다.
불꽃도.
정우 비명을 지른다.
다시 켜지는 불.
재영 고글 눈을 땐다.
벽면에 타깃에 정확히 뜷려 있는 총구멍.
주 씨: 내일 쏜다구?
재영: 네.
주 씨: 건전지 약 넣어가라 혹시 모르니까. 이건 상연이꺼…….
작은 동전 폭약을 준다.
주 씨: 돌리고 줘라. 3초 있다가 터진다. 팔만 하나 날아가면 된다고?
상연 고개를 끄덕인다.
상연: 왼쪽 팔목이래요. 오른쪽이면 안 되고…….
주 씨: 회한한 놈들도……. 참……. 늙은이한테 너무 어려운 것만 만들라고 하는 거 아냐? 이건 007도 아니고……. 뭐 이리 요상한 게 많아…….
상연: 일단 오늘밤 작업은 정우가 혼자 맡아 시간이 잠시 경과하고 주라. (정우 고개 끄덕) 재영이 하고 하연인 오페라 하우스 작업 준비해야 하니까…….
정우: 누구라고?
상연 봉투를 던져 준다.
재영: 야, 총으로 할 거야?
정우: 나라고 만날 칼이나 다이나마이트만 하니?
재영, 씨익 웃더니…….
총 한정과 소음기를 밀어서 정우 쪽으로 건넨다.
상연: 아저씨 극장 건이 있는데. 나중에 좀 부탁드려요. 골치 아픈 게 몇 가지 있어서…….
주 씨: 커?
상연: 조금.
주 씨: 돈을 바가지로 긁어모으는 구나……. 나중에 가마……. 보자.
킬러들 씨익 웃는다.
씬 32. 경찰서 취조실.
탁 문배가 앉아 있고 형사들 두 명이 취조를 하고 있다.
순간 문이 열리면서 조 검사 들어온다.
형사들, 인사를 한다.
조 검사, 조금은 난폭한 얼굴로 들어와서 탁 문배를 노려본다.
조 검사 형사들을 고개 짓으로 내보낸다.
조 검사 탁 문배 주변을 천천히 걸으며 돈다.
탁 문배 조금은 겁을 집어먹는다.
조 검사 탁 문배의 앞에 앉는다.
조 검사: 김 도신 사장 알지?
탁 문배: 네…….
조 검사: 친하지?
탁 문배: 아우님 아우님하며 지내죠…….
조 검사: 친하다고 그러더라…….
탁 문배 씨익 웃는다.
조 검사: 미안하다. 김 도신 사장이 죽었다. 경찰서로 호송하던 도중에 살해당했다.
탁 문배: 뭐……. 뭐라고요?
조 검사: 미안하다. 정말……. 지켜 주질 못해서……. 꼭 살리고 싶었는데…….
탁 문배 슬픈 듯 흐느끼기 시작한다.
조 검사 가증스러운 듯이 우는 탁 문배를 바라본다.
조 검사: 정말……. 미안하다. 꼭 살려서 이곳에 데려오려고 했는데……. 그렇게만 된다면 널 목 매달 수 있었는데……. 정말 미안하다. 할 말이 없다. 조금만 참고 실망하지 말아라. 그래도 우리가 힘내서 최선을 다해볼게.
울다간…….
멍한 표정으로 조 검사를 바라본다.
조 검사 나간다.
씬 33. 경찰서 복도.
최 부장과 조 검사, 김 반장 진형사가 걸어간다.
조금은 급한 걸음으로 어딘가를 향해 간다.
최 부장: 됐어 신경 쓰지 마. 탁 문배 잡아넣은 건 이상 없어. 그놈의 자식 죄목에다 불법 무기 유통 및 소지에 살인 청부까지 추가해 버려. 쌍놈의 새끼 이젠 총질까지 해? 그 개새끼 목매는 거 보곡 옷 벗는다. 내가. 그리고 그 밑에 애들도 죄다 싸그리 잡아 드려.
조 검사: 근데 좀 이상하지 않습니까?
최 부장: 뭐가?
조 검사: 스타일이 탁 문배랑은 안 어울립니다.
최 부장 걸음을 멈춘다.
조 검사: 차가 130킬로로 달렸습니다. 날아온 총알은 한방이었고……. 김 도신이 목을 관통했습니다. 사시미 들고 깍두기들이 한 타스로 날뛰었다면 모르지만 이건 탁 문배 애들 솜씨가 아닙니다.
최 부장 한숨…….
다시 움직인다.
최 부장: 일단 회의 땐 아무 말 하지 마……. 지금은 밀어붙여야지. 괜히 어설프게 대했다간 탁 문배도 날아가고 우리도 개망신이다.
조 검사와 최 부장 일행…….
회의실로 들어간다.
씬 34. 회의실.
폭약 전문 팀의 브리핑이 있고 수사팀과 중역들이 있다.
테이블 위엔 몇 가지 폭약이 있다.
전문1: CCTV는 23시 15분서부터 작동이 멈춰버렸습니다. 사건들은 R 이후에 모두 일어났습니다. 중앙 통제실로부터 장악 당한 거죠. 그 전까지의 CCTV자료는 회수해서 정밀분석 중입니다. 현재 기자들한테 노출된 건 18층 북쪽 회의실 폭파인데……. 전기식 액체폭약이었습니다. 장악시키고 9 볼트면 충분하죠. 그런데 라인은 집무실 전화기에 설치되었습니다. 전원 스위치나 격발기가 아니구요. (앞에 놓인 수화기를 들어 보인다.) 꽝! 게임 같죠?
최 부장: 여하튼 전기식 폭약이 터진 거 아냐. 됐어……. 다음 놈은?
건물1: 지하2층 주차장에서 사망한 차경필과 주정만입니다. 차경필은 저적입니다. 차 여섯 대 유리창 열 두 개를 뜷고 갔습니다. 5.56미리 KTW 탄이 탄착점까지 정확하게 재서 머리에 맞혔습니다.
최 부장: 오케이……. 이놈은 총 맞아 죽었고……. 딴 놈은?
최 부장의 성격에 한숨을 쉰다.
전문1: 주정만은 부검이 나와 봐야 정확히 알겠지만 질식사 같습니다. 주차 구역에서 지상으로 올라가다 죽었는데……. 주행거리를 보면 강한 신경가스 같습니다. 사체 반응으로 보면 타분 종류의 G 가스 같습니다.
최 부장: 마지막 독가스 맡고 죽었다. 오케이 알았어.
전문1, 어이가 없는지 웃는다.
전문3: 야, 최, 거 우격다짐으로 하지 좀 마라. 우리가 공고에서 자격증 따 온 애들이냐?
최 부장: 뭘……. 또?
회의실 안에 약간의 긴장감이 돈다.
전문3: 전화기 수신 충격으로 뇌관 터뜨리는 놈들이 대한민국에 몇이나 될 거 같니? 우리 애들……. 잘리면 모를까, 그거 만들 수 있는 놈들 없어. 야……. 최 KTW 탄이라고? 들어봤냐? 너나 나나 경찰학교건 현장이건 쏴 본 적도 없어? 철갑탄이야. 탱크 뚫는 거……. 국제적으로 판매도 금지 된 거야. 알아? 야 너 G 가스가 뭔지 알아?
최 부장: 독가스 아냐?
전문3: 너……. 타분 같은 거 한주전자 들고 와서 명동에다 뿌려볼까? 몇 명 죽나? 신경가스로 부비 츄랩 만든 놈들이야……. 장담 건데……. 공무원이 아닌 이상 대한민국에는 없어. 15분 사이에 007 영화 한편 찍고 간 거야…….
최 부장: 아, 시발 그럼 어떻게 하라고? 야 박! 니들은 과학 과학 하는데, 막말로 과학적으로 입증 안 되면 니들은 믿지는 거 없지? 대한민국 서울에서 폭약이 터지고 총질로 사람이 죽어 나자빠지는데……. 십년 전만 해도 니들 부를지 않고 그냥 간첩이라고 발표해버리면 끝나. 근데 지금 어떠하라고? 아홉시 뉴스에 발표 해야 되……. 알아? 아침 신문 마감도 아홉시야……. 근데 가서 뭐라 말하라고? 영화 촬영 했다고? 뭐, 00……. 8찍었다고 할까?
전문3: 아. 몰라. 네가 잡어. 너 그거 잡는 놈이잖아. 왜 나한테 지랄이야…….
최 부장: 거 시발 농담인줄 아나…….
조 검사: 가스폭발로 가죠. 다들?
최 부장: 뭐?
조 검사: 일단은 가스 폭발로 인한 화재로 가시죠. 기자들 쪽엔 폭약이나 뇌관은 노출 안됐습니다. 주차장 살인사건도 아직은 비공개입니다. 일단 발표는 그렇게 하시고 박 팀장님 쪽에 시간을 좀 드리죠.
최 부장: 발표하면 끝났지……. 시간은 뭘. 발표 번복하면 그건 더 쪽팔려.
조 검사: 이 정도 관 짤 놈들이라면 이거 말고도 또 합니다. 그때 잡죠. 탁 문배 잡아넣기엔 오히려 이번 게 더 좋습니다. 네 명 죽었습니다. 네 명이면 목맬 수 있죠?
잠시 정적.
최 부장: 가스폭발로 발표해. 국방부 애들 끼어들면 복잡해.
일어나서 나간다.
나가다가.
최 부장: 박, 들어가라. 삐지지 좀 마라. 같이 먹고살자.
씨익 웃으면서 나간다.
씬 35. 경찰서 복도.
조 검사의 김 반장 그리고 여행사인 진형사가 걸어간다.
조 검사와 형사들은 조금은 힘이 없는 얼굴이다.
김 반장: 일단 기동대 친구들은 원대 복귀 시켰습니다.
조 검사: (고개만 끄덕)
진 형사: 힘내세요…….
김 반장: 잡을 놈들이 많아졌습니까. 이것도 일복이죠.
조 검사, 자신의 방문 앞에 멈춘다.
조 검사: 쉬세요. 범인이 없어서 조서 쓸 게 없으니까 이건 편하네요.
진 형사: (가려다가 뒤돌아) 검사님, 메리 크리스마스예요, 쉬세요.
조 검사: ?
진 형사: 오늘 크리스마스예요.
조 검사: 지금이 12월이야?
조 검사 씨익 웃으며 간다.
김 반장과 진형사도 씨익 웃는다.
조 검사, 복도의 모퉁이를 돌아 자신의 방으로 향한다.
그때 옆으로 지나가던 정복의 경찰이 경례를 한다.
조 검사 경례를 받고 스쳐 지나가는데…….
그의 눈에 그 경찰의 허리에 찬…….
권총과 권총집이 눈에 들어온다.
순간…….
머릿속에 스쳐가는 작은 기억들…….
어디서 봤더라…….
낯익은 총과 총집…….
조 검사 걸음을 멈춘다.
조 검사 로비에서 경비로 변장한 상연과 스쳤던 것이 생각난다.
경비가 허리에 찼던 건…….
진짜 권총이었다.
표정이 변한다.
그리고 상연의 얼굴을 떠올린다.
희미한 얼굴…….
씬 36. 성당.
웅장한 성당의 천장과 벽의 스테인그라스.
카메라 느슨히 지나가는데 신자들 사이에 재영이가 있다.
눈을 감고…….
기도하는 듯.
벽 쪽의 고해성사 실 등이 들어와 있고 신자들 몇이 줄을 서 있다.
씬 37. 고해 성사실 안.
신부가 앉은 칸과 신자가 앉은 칸이 있다.
두 공간은 작은 쪽간으로 연결되어 있고 상대 쪽의 코 입 목선 등이 보이지…….
재영이가 작은 창구로 보인다.
신부: 네……. 고백성사 본지 얼마나 됐죠?
칸막이 구멍으로 재영의 얼굴.
재영: 안녕하셔요.
신부: 윽! 또 왔구나……. 미치겠네. 후……. 그래 고백하시고…….
재영: 이번 주는 일을 그다지 많이 하지는 않았어요.
신부: 아……. 그래요?
재영: 다섯 정도……. 죽였습니다.
신부: 저런……. 그래……. 농구부 한 팀이구만……. 그래도 행결 조금 죽였네요. 사이……. 후……. 무슨 말을 할까?
신부: 그래……. 아무튼 될 수 있으면 사람을 죽이지. 말고 정 힘들면, 그렇게 숫자 좀 줄여나가고……. 휴……. (내가 지금 무슨 소리를 하는 거지) 그래. 보석으로 묵주기도 한단 하시고 가는 길에 성당 주변 쓰레기 좀 주우시고…….
재영: (죄를 모두 씻어 밝아진 얼굴로) 네…….
신부의 얼굴.
씬 38. 성당 앞 도로.
재영이가 차에 오른다.
정우가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정우: 거기서 죄를 말하면 속이 편해져?
재영: 그치……. 아무래도……. 우리 하는 일이 어디 가서 대놓고 말할만한 건 아니니까…….
정우: 우리가 하는 일이 그렇게 큰 죄야?
재영: 죄라긴……. 좀 뭐하지만……. 그냥, 뉴스에는 나오니까…….
정우: 야, 뉴스에 나오면 다 죄냐?
재영: 야, 자식 거 정말……. 아무튼 가서 고백을 하면 좋아……. 기분이, 너도 해봐 언제……. 그러면 알아.
차는 떠나고…….
정우의 얼굴은 야릇한 표정…….
씬 39. 도로.
김 반장과 조 검사가 도로 위에 서있다.
그 둘 위엔 과속 감시 카메라가 있다.
조 검사, 손을 올려 카메라 방향에다 대어 본다.
김 반장, 그런 조 검사를 본다.
조 검사: 반장님, 그날 밤 11시 삼십 분부터 12시까지 저 카메라에 찍힌 사진 좀 찾아 주실래요?
김 반장, 조 검사와 카메라를 번갈아 본다.
씬 40. 도로/김 반장의 차안.
달리는 차안.
뭔가 골똘히 생각하고 있다.
그러다간…….
속도 계기판을 본다.
조 검사: 김 반장님……. 속도 좀 내 보실래요?
김 반장: 네? 네…….
속도계 올라간다.
시속 130을 가리킬 때…….
조 검사: 됐어요. 유지해 보세요.
130킬로 달리는 차.
조 검사 숨을 고른 뒤 갑자기총을 견착 시키는 자세로 유리창 밖으로 겨눠본다.
김 반장, 조 검사가 자신 쪽으로 총을 겨누는 동작에 깜짝 놀란다.
조 검사, 창밖으로 총을 겨눈 동작에서 멈춰 본다.
손이 흔들린다.
정확하게 겨눌 수 없다.
자세를 풀고 앞을 본 채 씨익 웃어 본다.
그의 표정엔 센 놈을 만났다는 묘한 즐거움이 들어있다.
씬 41. 도로/밤.
정우의 자동차…….
어떤 차를 쫓고 있다.
느슨히 그 자동차를 쫓는다.
정우의 옆자리엔 총 한정과 의뢰서.
의뢰서는 우편물로 온 건지 뜯어진 우편물밖에 나와 있다.
여인(이후 화이라고 부른다.) 의 사진.
잘 안 나와 얼굴의 식별은 어렵다.
화이의 자동차 신호 대기에 걸려 서 있다.
정우의 차가 화이의 차 옆에 다가서서 선다.
붉은 신호등, 정우, 총을 장전한다.
그리고 옆의 운전석에 겨눈다.
정우: (혼잣말로) 긴장하지 마세요. 잠깐이면 끝나요. 아프게 안 할게요.
방아쇠를 당기려는 순간.
옆 차의 실내등이 커진다.
그리고 화이의 모습이 정우의 눈에 들어온다.
정우 무엇엔 가 에 홀린 듯 방아쇠에서 손가락이 풀린다.
화이, 차안에서 무엇인가 찾는 듯 모응 움직이며 뒤척인다.
그러다간 신호가 바뀌자.
화이의 차 움직인다.
정우 멍하니.
있다간 아차 하며 그 차를 다시 쫓는다.
씬 42. 화이의 아파트 앞.
화이가 차를 세우고 들어간다.
그 모습을 정우가 저편 자신의 차안에서 보고 있다.
숨을 고르는 정우.
씬 43. 엘리베이터.
정우, 엘리베이터 안에서 있다.
숨을 고르며…….
엘리베이터 벽면에 반사되어 있는 자신의 모습을 보며 혼자 말을 한다.
엘리베이터 램프는 점점 숫자가 올라가고 있다.
정우: 헤이, 왜 그래? 촌스럽게……. 짜증난다. 괜히 폼 잡지 말고 시원하게 끝내라…….
엘리베이터 문이 열린다.
씬 44. 화이 아파트 문 앞.
엘리베이터에서 나온 정우, 몸을 화이의 문 앞으로 돌리려는데, 문에서 나오는 화이.
정우 자연스럽게 몸을 반대편 문 앞으로 돌린다.
정우, 아무렇지 않게 맞은 편 대문 문고리를 잡고 이리저리 돌리다간 주머니를 뒤지며 열쇠를 찾는 시늉을 한다.
화이 그런 정우를 살짝 본다.
화이: 저기요…….
몸이 굳는다.
왜 말을 시킬까…….
정우: 네?
화이: 안녕하셔요.
정우: 네? 아네……. 전 이 정우라고 합니다.
화이: 네? 아, 이름을 왜 얘기할까?
정우는 여자와의 대화는 무척이나 서툰 듯이 긴장하고 있다.
그때, 정우의 시선에 화이의 얼굴이 자세히 들어온다.
아, 이쁘다.
근데…….
헉…….
배가…….
남산만하다.
아기를 가졌구나…….
화이: 잠깐만요…….
화이 다시 집안으로 들어간다.
정우 어떻게 해야 될지를 모른다.
주머니를 뒤져 권총을 꺼내 총알을 확인하고 다시 넣는다.
엘리베이터를 누르고 다시 내려가다가…….
화이가 다시 나온다.
손에 작은 접시를 들었다.
화이: (접시를 주며) 이거.
정우: 이게…….
화이: 떡 드세요. 진작에 인사를 드려야 되는데……. 늦었어요. 이사 오고 정신이 없어놔서…….
정우: 네? 아 네……. 이사를 오셨죠……. 안 그래도 소문이……. 그러니까……. 이사를 오셨다는 소문이 동네에 돌던데……. 어. 환영합니다. 저희……. 동네에 오신 걸…….
화이: 고맙습니다.
둘…….
서로 어색해서 할 말이 없다.
화이: 그럼…….
화이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간다.
남아있는 정우 떡 접시를 들고 멍하니 혼자 서 있다.
아~ 뭐 하는 거지…….
씬 45. 킬러들의 아지트.
킬러들이 모여 있다.
정우가 총을 들고 도로에서 옆 자동차에 겨눈 표정.
모두들 그걸 보고 있다.
정우 상황 설명을 하고 있다.
재연되는 그 때 상황과 함께 보여진다.
정우: 그 차가서고 내가 딱 옆에 가서 섰거든 그리고 내가 총을 장전시키고 겨눴거든…….
인서트속의 정우.
차를 화이 차 옆으로 세우고 총을 화이에게 겨눈다.
정우: 그리고 댕길려고 하는데…….
재영: 소음기 끼고?
재연 화면 속의 정우, 뭔가 생각하더니…….
자신의 총에 소음기를 낀다.
정우: 소음기 꼈지……. 도로 한복판인데. 그래서 총을 겨누고 댕길려고 그러는데…….
하연: 차 유리 안 내리고?
재연속의 정우, 유리를 내리려고 한다.
그 순간 들리는 소리.
정우: 유리……. (잠시 생각하다가)를 안 내렸지, 내리면 밖에서 보이는데.
재연 속의 정우, 다시 유리를 올린다.
재연 속 정우의 표정.
이래라 저래라 더러워서 못해먹겠다.
정우: 그래서 그 여자 머리를 보고 땡길려고 했는데…….
상연: 그쪽 차안이 보였어?
인서트 속의 화이, 그 소릴 들었는지 얼른 차안의 실내등을 끈다.
정우: 안보이지 밤이니까……. 내 말은 그냥 머리 쪽을 향해서 겨눴다는 말이지…….
상연: 그리고?
정우: 그리고 뭐……. 고민하나? 그냥 땡길려고 그러는데……. 중간에 오토바이가 들어오는 거야.
화이와 정우 차 중간에 양아치 같은 폭주족이 뒤에 깻잎머리 기집애를 태우고 들어온다.
재영: 아니, 오토바이가 끼어 들어왔다고 못 쏴…….
정우: 야! (잠시 생각하다가) 경차를 오토바이였단 말이야.
양아치…….
복장만 경찰복으로 바뀌어있고 뒤에 기집애는 그대로다.
기집애만 앞에 양아치를 한 번 보고 고개를 갸우뚱거린다.
상연: 쏘긴 쏜 거야?
정우: 결국엔 못 쐈지……. 신호가 바뀌어서 따라가려고 했는데……. 아니……. 갑자기 차가 말을 안 듣는 거야…….
재연 화면 속의 정우, 차를 몰려고 하는데…….
핸들이 빠진다.
빠진 핸들을 잡고 해도 해도 노무 한다 라는 인상을 짓는 재연 속의 정우.
상황 설명이 끝났다.
모두 잠시 침묵.
상연: 스케줄 차질 빚지 말게 해라. 큰 작업 앞두고 괜히 골치 아파지니까…….
일어서서 자리를 뜬다.
정우: 근데 그 여자……. 애기를 가졌던데……. 몰랐었어?
상연 의외다.
상연: 뭐?
정우: 배가 이렇게 부르던데?
하연: 그래, 임산부를 죽이면 돈도 더블인가?
상연, 잠시 생각.
상연: 차안에서 배부른 게 보여?
정우, 이번엔 대답을 못한다.
상연, 들어간다.
재영: 후후……. 내가 들어본 니 일화 중에 이번 게 최고다.
재영도 일어난다.
식탁에서 하연이가 밥을 차리는걸 보며.
재영: 뭐야, 이건? 와……. 맛있는데…….
하연: 누가 왔어.
재영: 누가?
하연: 어. 옆집 아줌마가…….
재영: 어휴……. 이거 비싼 건데…….
정우는 내심 불안한 얼굴이다.
씬 46. 아지트 거실.
킬러들 모여 앉아 있다.
상연은 미니어처를 조립하고 있다.
그 모양은 극장 구조다.
재영은 총기를 수입하고 정우는 머리에 다른 생각이 가득한 모습이다.
컴퓨터 방에선 하연이가 모니터의 그림을 보며 체크를 한다.
모니터에는 몇 가지 평면도와 입면도가 떠 있고 전기 배선을 찾고 있다.
씬 47. 화이의 아파트.
화이 오디오를 켜고 작은 스피커를 손에 든 채 자신의 배에 갖다 댄다.
그리고 리모컨을 누른다.
잔잔한 클래식이 흐르고 화이는 스피커로 배를 슬며시 어루만진다.
배속으로 가는 음악, 화이 발이 조금씩 움직인다.
그녀의 발은 어느새 춤의 스텝인 양 박자를 맞춘다.
씬 48. 아지트의 방.
거실 소파와 마룻바닥에서 재영과 하연, 정우 잔다.
정우 머릿속에 온통…….
화이 발목…….
얼굴…….
목소리…….
순으로 나타난다.
정우: 자니?
재영: 왜?
정우: 우리 이거 언제까지 할 수 있을까?
재영: 오래하자. 왜? 재미없어?
정우: 아니……. 그냥…….
하연: 신문에 났더라. 우리 폭파시킨 건물…….
재영: 그래? 가스 폭발이래지?
하연: 응…….
재영, 웃는다.
정우: 야. 니네 여자랑 자봤지?
재영: 자식……. 자봤지. 니가 제일로 많이 자봤잖아.
정우: 아니야. 사실 나 많이 안자봤어.
재영: 다 뻥이었어?
정우: 나 한 번도 자본적 없어.
재영: 왜?
정우: 그냥……. 별로 재미없어……. 근데……. 여자랑 자서 애기가 생기면 기분 좋을 거야 그치?
재영: 누가? 애기가?
정우: 다……. 엄마도 애기도……. 아버지도…….
재영: 기분 좋지.
정우: 너네 그 여자 못 봤지? 애기 엄마…….
재영: 왜? 예뻐.
정우: 어, 예쁘더라, 얼굴이 요만해…….
그 모습을 보는 하연……. 내레이션이 흐른다.
하연: 사람에겐 자기가 놓칠 수 없이 좋아하는 것들이 몇 가지 있다. 정우 형은 나무를 좋아하고 숲을 좋아한다.
하연의 내레이션을 타고 영상은 비현실적인 몽환인서트로 넘어간다.
정우가 숲 속에서 커다란 나무에 손을 대고 얼굴을 대고 있다.
정우의 반대편엔 어느 여인이 비슷한 모양으로 있다.
정우의 손과 여인의 손이 서로 스친다.
커다란 나무에 달라붙는 남, 여의 모습이다.
하연: 그리고 오늘 어떤 여자를 좋아하게 된 것 같다. 남자가 여자를 좋아하게 되는 건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그리고 킬러가 사람을 죽여야 되는 것도 참 당연한 일이다. 정우 형은 당연한 일들에 관해 고민하고 있는 중이다. 사람들은 누구나 다른 이를 미워하는 만큼 누군가를 좋아한다.
그건 우리들도 마찬가지다.
씬 49. 경찰서/실내 사격장.
조 검사가 권총을 조준한 채 표적지에 총알을 발사한다.
표적지의 탄착점이 옆 모니터에 나타난다.
조 검사를 비롯한 옆의 형사들.
모두가 정자세로 총을 쏜다.
그러다가 갑자기 조 검사.
자세를 풀고 한 손으로 총을 쏜다.
폼이 멋있지만 훈련받은 폼은 아니다.
옆 모니터엔 표적지 정 중앙에 구멍이 뜷린다.
씬 50. 아지트.
환하게 밝은 아침.
정우의 소리: 뉴스 한다. 뉴스 한다!
씬 51. 아지트 거실.
모두 자다 일어난 얼굴로 텔레비전 앞에 앉아 있다.
열심히 뉴스를 보는 킬러들.
행복한 얼굴들이다.
뉴스에서 여성 앵커인 오영란이 뉴스를 보도한다.
오영란: 오늘 아침 마약거래와 폭력 조직 결탁, 그리고 살인 및 배임 혐의로 검찰에 소환 조사를 받았던 경방살업 대표 탁 문배씨가 이틀 동안의 밤샘조사를 마치고 무혐의로 귀가조치 됐습니다. 부산 수출 단지 제2 부두 하역장에서 대 규모 마약 제조 밀수 조직망이 검거되며 소환됐던 탁씨는 마카오를 거점으로 하는 거대 마약 조직의 국내 판매 유통을 맡았다는 제보에 의해 이틀 전 검찰에 소환되었습니다. 검찰에 나가있는 이동진 기자 불러 보겠습니다. 이동진 기자.
하연의 내레이션.
하연: 우린 킬러치고 꼬박꼬박 뉴스를 보는 편이다. 거진 하루도 안 빠지고 뉴스를 본다. 그런데도 사회 돌아가는 것에 그리 밝은 편은 못 된다. 우리가 뉴스를 보는 이유는 물론 다른 사람들과는 조금 다르다.
정우: 이쁘지?
상연: 응……. 근데 오늘은 표정이 좀 어두워 보인다.
재영: 어두운 표정도 이쁘지?
상연: 그야 그렇지…….
킬러들 동심의 얼굴로 여자 아나운서를 바라본다.
오영란 앵커의 모습 흘러가며 보여진다.
하연: 우리는 향상 아침뉴스만 본다. 이유는 바로 오영란이란 여자가 나오기 때문이다. 그 여자는 참 이쁘다. 우리가 그토록 매일 뉴스를 봐도 세상 물정을 모르는 이유는 바로 그 때문이다 그녀는 언제나 우리에게 세상 돌아가는 애길 들려준다. 그리고 언제나 좋은 하루가 되라고 인사를 해준다.
오영란: 12월 26일 모닝 뉴스를 마치겠습니다. 좋은 하루가 되십쇼.
오영란 인사를 하자…….
킬러들 같이 고개를 숙인다.
씬 52. 정류장/아침.
상연 어딘가로 가려는지 버스 정류장에 서 있다.
그 옆에 여고생으로 보이는 여일이가 서 있다.
여일: 아저씨.
누굴 부르는 거지…….
난가…….
나니(손짓).
여일: 저 모르시죠?
상연: 우리 어디서 봤던가.
여일: 아니요. 처음 봬요.
상연: 어…….
여일. 돌아서 옆의 자판기에서 커피를 뽑는다.
그리곤 상연에게 가져다준다.
상연: 나?
여일: 드셔요.
상연: 허허……. 왜? 그래 고맙다.
한 모음 마시고…….
얼굴이 살짝 찡그려진다.
여일: 블랙 안 좋아하셔요?
상연: (어이가 좀 없지만 슬쩍 웃으며) 어. 쓰잖아. 설탕 안 넣으면…….
여일: 아저씨……. 저……. 누구 좀 죽여주세요.
순간.
굳는다.
애써.
태연하게…….
상연: 응?
여일: 죽이고 싶은 사람이 있거든요. 꼭 죽여야 되요.
상연: 무슨 말을 하는 거지?
여일: 아저씨, 킬러죠? 부탁드려요…….
그때 버스가 한 대 쉬익…….
그리고 다시 떠나면 여일이 절망적으로 혼자 남아 있다.
그러다간 뒤에 오는 택시를 탄다.
씬 53. 공원/아침.
상연, 벤치에 앉아 있다.
그 옆엔 고와 보이는 할머니…….
할머니: 너무 새벽같이 봐서 피곤한 건 아닌가 모르겠네.
상연: 괜찮습니다. 일찍부터 일하면 좋죠 뭐…….
할머니: 여기 있소. 말하신 서류하고 각서하고……. 돈하고…….
상연: 네.
상연 봉투 안의 서류를 확인한다.
할머니: 젊은 양반이 좋은 일 하시는구먼……. 이런 건 뭐 벤처 같은 건 안 되나?
상연: 후후……. 아니요…….
할머니: 오늘 아침 뉴스 보셨소?
상연: (고개 돌려 당당하게) 늘 보죠.
할머니: 뉴스에서도 그러두만. 우리 같은 늙은이들. 상대로 하는 장사가 유명하다고……. 실버산업인가 그러데……. 하긴 늙은이들 주머닛돈이야……. 몇 푼 안 되는 것 같아도 그게 어디 샐 데가 있나. 쓸데가 없어서 재워둔 게 솔찮겠지…….
상연: 후후……. 서류는 됐고요……. 금액은 전액을 다 주셨네요……. 칠십 프로만 주시고 일 끝난 후에 주시면 되는데…….
순간, 할머니 상연의 손을 덥석 잡는다.
상연의 눈을 바라본고.
할머니: 그 사람 꼭 보내주쇼……. 하루라도 빨리 우리 그 양반 좋은데 좀 보내주쇼……. 더 이상은 못 보겠어. 똥오줌 받아내는 거야 일도 아니라지만 말 한마디 못 혀고 등창이 썩어져 나가는데 그 모냥을 더 이상 못 보겠소. 그 양반 내 눈을 보고 어이 죽여 달라하는데 인자 그 눈도 못 보겠어. 나 얼마안가 죽어요. 근데 나 못 죽겠어요. 그 양반 보내 놓고 그 담에 내가 갈라한 게……. 우리 영감 꼭 좀 편하게 보내주쇼…….
할머니 차분하고 조용한 음성이지만 어느새 눈엔 눈물이 고여 흐른다.
상연도 할머니 손을 잡는다.
씬 54. 어느 건물 옥상.
재영이가 옥상에서 야간투시경과 총을 거치 시킨다.
그 옆에 정우가 장비를 조립하는 걸 돕고 있다.
정우: 근데. 만약에 우리가 하는 일이 정말로 죄가 없다면 아주 단순하게 얘기해서 넌 왜 이 일을 하냐?
재영: 새끼, 거 정말……. 세상에 죄짓는 사람들이 많아. 근데 잡혀서 감옥에 가면 그건 죄인이고 안 걸리면……. 그냥 시민 인거야 알아? 우린 그냥 평범함 사람들이야.
정우: 만약 잡히면?
재영: 그럼 당연히 죄인인거지. 그러니까 어떻게 해야겠어?
정우: 아하, 그래서 우리가 그렇게도 안 잡힐려고 하는구나…….
그때, 맞은 편 건물에서 누군가 나온다.
재영이가 투시경에 눈을 갖다 댄다.
어두운 밤인데도 환하게 보인다.
재영: 나왔다.
옆에 스위치를 올린다.
정우도 옆에서 망원 렌즈로 본다.
투시경에 조준점이 그려진다.
손으로 스위치를 컨트롤한다.
재영의 손 움직임에 맞혀서 총이 움직인다.
재영 투시경을 보며 손으로 스위칠ㄹ 컨트롤해서 밖으로 나온 한 남자(빡빡이라 부르자)의 머리에 조준한다.
그때, 입구에서 나오는 몇 명의 남자들.
갑자기 빡빡이를 두들겨 팬다.
네다섯 명에게 린치를 당하는 빡빡이.
재영 당황한다.
조준경에 여러 사람이 왔다갔다.
빡빡 이가 잘 조준되지 않는다.
재영: 꼭 이러지 않아도 오늘 안에 죽을 거 같은데…….
재영, 엉켜 싸우는 무리들 와중에 빡빡이를 조준을 하고 스위치를 누른다.
순간, 무리 중 다른 사내 하나가 비명을 지르며 어깨를 부여잡고 쓰러진다.
재영 빗 맞췄다.
사내들 쓰러진 사내를 보고 빡빡이를 다시 보며.
사내1: 어쭈! 이 개새끼가 맞짱을 까네…….
사내들 빡빡이를 더 두들긴다.
재영, 고개를 갸우뚱하며 잘 안 된다는 듯.
다시 조준한다.
그러다간 눈을 땐다.
재영: 후, 안되겠다.
정우: 아, 정말…….
정우, 일어나서 내려간다.
씬 55. 맞은 편 골목.
정우 싸움판에 끼어든다.
사내1: 넌 뭐야!
정우 맞은편 옥상을 한전 힐끗 보곤…….
정우: 저기요……. 오늘 그 사람……. 어느 정도까지 때리실 거죠?
사내1: 뭐?
정우: 혹시 너무 많이 때려서……. 죽이실 계획까지 있나요?
사내1: 오늘 관 짜고 묻을라고. 하는데 왜? 관심 있냐? 관 좀 큰 거 짜서 같이 묻어주랴?
정우, 그 말을 듣고 고개를 젓더니 한숨…….
그리곤 정우 그 사내들과 엉긴다.
치고받으며 날쌘 주먹질로 사내들을 차례대로 눕힌다.
사내 몇 명 부축을 받으며 가고 나머지는 도망간다.
빡빡이 그제야 일어나 감격스러운 얼굴로 정우를 본다.
빡빡이: (비장하게) 고맙소, 어디 소속이시죠?
정우, 손으로 오지 말라고 하면서 거기 그냥 서있으라고 손짓한다.
빡빡이 말을 잘 듣는다.
감사의 미소로 여전히 감격스럽게 다소곳이 서있다.
정우, 옥상을 올려다본다.
작은 섬광.
빡빡이 쓰러진다.
씬 56. 작은 회의실.
조 검사와 김 반장.
어두운 회의실에서 스탠드 불빛을 켜놓고 사진들을 보고 있다.
과속 단속 카메라에 찍힌 사진이다.
그 사진엔 조 검사가 탄 호송 차량도 있고 몇 대의 차량들이 있다.
김 반장: (사진을 보며) 이렇게 저렇게 참 세금들은 많이 내는 것 같아요.
조 검사, 사진들을 넘겨가다가…….
어느 사진에 시선이 머문다.
사진들은 킬러들의 차다.
운전석에 앉은 상연은 경비원의 복장이다.
김 반장 그 사진을 본다.
김 반장: 아는 친구에요?
조 검사: 만난 적 있죠.
순간, 로비에서 스쳤던 상연의 얼굴이 또렷이 떠오른다.
조 검사: 차 번호 조회 좀 부탁드려요.
김 반장: 네, 보고는 검사님이 직접 하시겠습니까?
조 검사: 저기요, 일단은 김 반장님 하고 저하고 둘이서 훑어보죠.
김 반장, 의미심장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인다.
둘의 모습을 진 형사, 궁금한 얼굴로 유리창 너머에서 바라보고 있다.
조 검사 사진속의 상연을 유심히 본다.
씬 57. 아지트 욕실.
상연, 씻고 스킨을 바르며 거울을 본다.
그러다간 자세히 오늘따라 유난히 자세하게 자신의 얼굴을 보다간 화들짝 놀란 얼굴로 고함을 지른다.
상연: 야! 나 눈에 구멍 났다!
모두들 놀라 뛰쳐나와 상연에게 모였다.
상연 자신의 한쪽 눈을 까뒤집으며…….
상연: 바늘구멍 같은 게 났어……. 이런 거 없었는데……. 다들 보다가는…….
재영: 눈물샘이잖아.
상연: 눈물 뭐?
재영: 눈물샘. 그거 원래 다 있는 거야. 새로 생긴 게 아니구……. 다른 쪽 눈에도 있어.
상연 다른 쪽 눈도 까뒤집어 본다.
상연: 진짜네. 왜 난 몰랐지?
정우: 몸에 신경을 안 쓰니까 그렇지.
상연: 이걸 눈물샘이라고 하는구나……. 난 그냥 시 같은데 나오는 말인 줄 알았는데. 근데 이게 왜 있지?
정우: 그게 있어야 눈물이 나지. 그거 막히면 눈물이 안 나오지.
상연 그 눈물샘을 신기하게 다시 보고 있다.
기분은…….
새로운걸 알았다는 듯 좋아한다.
그 모습을 하연…….
뒤에서 본다.
하연의 내레이션.
하연: 형은 올해 서른여섯이다. 형은 서른여섯에야 자신의 눈에 눈물샘이란 예쁜 이름의 샘물이 있다는 걸 알았다. 형이 그걸 몰랐던 건 어쩌면 당연한 건지도 모른다. 적어도 난 서른여섯의 형이 우는 걸 본 적이 없으니까.
킬러들 각자 제자리로 돌아가려 뒤를 도는데 순간 모두 정지다.
그들 앞에 당돌히 서있는 조그만 여자아이.
문 앞에 여일이다.
여일 그들을 빤히 처다 보고 있으면서.
여일: 계세요?
저 말은 너무 늦게 나온 거 아닌가?
화면 점프하면.
거실에 여일과 킬러들 앉아 있다.
얘기가 어느 정도 오고 갔는지…….
침묵.
사이.
상연: 어, 그래, 무슨 내용인지는 대강 알겠어. 근데……. 우리는 여하튼 그런 사람들이 아냐. 학생이 뭔가를 오해하고 있는데. 참 답답하네…….
갑자기 우는 여일.
킬러들 어쩔까?
그때 갑자기 여일 일어난다.
여일: 여자 화장실이 어디죠?
상연: 따로 있지는 않지만……. 저쪽. (화장실을 가리키며) 저기……. 가서……. 어. 중간 덮개를 내리면. 되거든.
여일 화장실로 간다.
모두 미친다.
정우: (상연을 보면) 젠 언제 만난 애야?
상연: 만나긴 누가 만나. 아니.
정우: 경찰 끄나풀이 아닐까? 학생증 보자고 그럴까?
재영: 근데 여길 어떻게 알았지?
하연: 학생은 좀 할인해 줘야 되지 않나?
모두 하연을 본다.
하연: 아니, 만약에 한다면…….
재영: 근데……. 그 선생님이란 사람이 저 어린애한테 그런 짓을 해?
정우: 어리긴 뭐가 어려. 고등학생이…….
상연: 조용히 해. 모두 아무 말 하지 마라. 우린 그런 일 하는 사람이 아니 거야.
모두: (표정, 그런 일?)
상연: 그러니까 우리가 하고 있는 일을 하는 사람들이 아닌 거야. 내가 처리할 테니까. 다들 이상한 소리 하지 마.
여일 나온다.
모두 후다닥 제자리에 앉는다.
여일: 생각해 봤거든요. 갈게요. 귀찮게 해서 죄송합니다.
상연: 그래 학생이 그런 사연이 있다니 참 애석하게 생각하고 또 우리도 막 화가나. 근데……. 우린 그런 사람들이 아니야.
재영: 그래, 학생. 우린 누굴 죽여주고 그러는 사람이 아니야. 그래본 적도 없고.
정우: 그래, 우린 우리가 하는 일 같은 건 안 해. 말이 좀 이상하다.
화면 잠깐 점프되고.
문을 열고 여일이 나간다.
모두 문 앞에서.
여일: 제 힘으로 해 볼게요……. 미안합니다.
상연: 행여 이상한 생각하지 말고 앞으로 상의 할 일이 있으면 언제라도 찾아와. 여기 문은 향상 열려 있으니까…….
여일 돌아간다.
상연 문 닫는다.
닫자마자 잠근다.
잠시 침묵.
상연: 됐어, 앞으로 몸조심 입 조심들하고…….
그때, 돌 하나가 유리창을 박살내며 들어온다.
모두 놀라 엎드린다.
순간 정적…….
그리곤 재빨리 유리창 밖을 본다.
길 저기로 여일이 뛰어 가는 게 보인다.
씬 58. 도로.
차 안.
탁 문배 차에 탄 둘…….
주행 중인 자동차.
조 검사: 이 차는 뭐예요?
김 반장: 잠깐……. 빌렸습니다. 경찰차 같진 않죠?
조 검사: 네?
김 반장: 후후후……. 탁 문배 입건 할 때 압류된 차에요……. 잠복하고 미행할 땐 너무 경찰차 같은 건 안 좋아요…….
미끈한 드라이브.
잘 생긴 계기판…….
김 반장: 차가……. 끝내주네. 진짜……. 그런 자식이 이런 차를 탄다는 게 기분이 좀 더럽지만요……. 이런 차는 얼마나 해요?
조 검사: 글쎄 얼마나 할까? 한 일억은 넘겠죠?
김 반장: 예? 내 몇 년 치 연봉이야? 세상 참 뭐 같네. 확 가다가 긁어버릴까…….
둘 웃는다.
씬 59. 아지트 앞.
킬러들 나온다.
김 반장, 고개를 숙인다.
조 검사: 썬팅 된 거예요. 안 보여요.
김 반장, 다시 자세를 잡는다.
김 반장: 맞는 거 같은데요.
킬러들 다 같이 한차를 타고 움직인다.
조 검사: 저 친구들이 다일까요?
김 반장: 글쎄요…….
하연이가 문을 잠근다.
킬러들 차에 오른다.
상연 앞자리에 오른다.
그리곤 차가 출발한다.
조 검사: 반장님, 저 차 좀 부탁해요.
김 반장: 검사님요?
조 검사: 오랜만에 담 좀 타볼까요…….
조 검사 씨익 웃는다.
씬 60. 도로/달리고 있는 킬러들의 차안.
상연, 동전 폭탄을 만지작거리며 작동하는 연습을 하고…….
뒤에 앉은 정우는 새로 받은 총을 만지작거린다.
그리고…….
그 옆의 하연이가 정우가 만지는 총을 바라본다.
재영, 눈이 백미로 간다.
뒤에서 오는 검은 차.
재영 뭔가 이상한 기분을 느낀다.
재영 핸들을 돌려 회전한다.
상연: 왜, 이쪽으로 가?
재영 자꾸 시선이 뒤차로 간다.
뒤차 따라 돈다.
재영: 형, 누가 자꾸 엉기는데. (킬러들 . 뒤돌려하자) 뒤보지 마.
재영, 슬쩍 사이드 미러를 움직이며 상연의 시선에 맞춘다.
상연의 눈에 들어오는 뒤의 검은 자동차.
정우: 경찰이니?
상연: 경찰 치곤 차가 좀 좋지?
재영: 렌트도 아닌데……. 너무 고급이지?
상연 뒤차의 번호판을 읽는다.
상연: 서울65 너 5846.
정우, 팬으로 자신의 손에다가 적는다.
상연: 가다가 다음 골목으로 들어가 봐.
차는 모퉁이를 돌아 일방통행이라 진입금지라고 써져 있는 골목으로 들어간다.
상연: 세워, 들어오니?
그러자 뒤차도 들어오려다가 발각되었음을 느꼈는지 재빨리 사라진다.
재영: 튀었다. 눈치 챘나?
상연: 그냥 있어.
킬러들의 차 정지한다.
맞은편에서 오는 차 상향등을 켜고 크락션을 울린다.
주위를 본다.
맞은편 차의 운전자는 욕설을 퍼붓는다.
“야 미친 놈 들아 일방이라고 써 있는 거 안보여 죽여 벌라…….”
재영: 갔나?
상연: 대기해.
상연, 차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간다.
상연, 앞차로 다가가 욕을 퍼붓던 사내의 멱살을 잡고 머리통을 창문 밖으로 끄집어내서 주먹으로 몇 대 먹인다.
그리곤 주변을 둘러본다.
머리통이 부쉬진 사내는 기겁을 하며 우는 소릴 낸다.
사내: 일반 통행인데 이렇게 일방적으로 거꾸로 오시니까 제가 뭐라 그런 거죠……. 법규만 안 지키면 시민정신에 어긋나잖아요. 그리고 사실 아저씨가 딱지 끊길까봐 제가 어서 되돌아가세요 라고 그런 뜻에서 그런 거죠…….
상연, 주위의 구석구석을 보며 관찰한다.
차안의 킬러들도 엄호를 준비한다.
상연, 주위를 둘러보며 아무 반응이 없는걸. 확인한 뒤.
상연: (사내에게) 후진 중이에요.
상연 차에 탄다.
차 재빨리 후진한다.
씬 61. 아지트 안.
조 검사 몰래 들어와 있다.
텅 빈 아지트.
이리저리 살핀다.
씬 62. 아지트.
사람 냄새 풀풀 나는 그저 평범한 집.
조 검사 거실로 들어와 이리저리 살피다가 냉장고를 연다.
음료수 몇 병.
그리고 탄알과 콤포지션 뇌관으로 보이는 폭약 종류 몇 개.
조 검사 씨익 웃는다.
자기 권총을 꺼내어 그 권총에 맞는 탄알을 꺼내어 장전한다.
조 검사 컴퓨터실로 들어간다.
모니터 이상한 도형들을 본다.
조 검사 의자에 앉아 컴퓨터 자판을 두드린다.
상담실로 들어간다.
서류들…….
책상위 문서…….
거기서 몇 가지 일정이 적힌 메모…….
알아볼 수 없는 이상한 글씨다.
그 메모를 사진으로 찍는다.
그리고 옆에 놓인 사진첩.
본다.
의뢰인들과 찍힌 사진들을 본다.
하나하나.
조 검사 사진 보는 모습.
씬 63. 도로/차 안.
계속 운전한다.
차안의 킬러들 모두 분위기가 무겁다.
재영, 눈이 백미로우로 간다.
다른 이들도 주위의 다른 차들을 본다.
상연 기분이 나쁘다.
상연: 신경 쓰지 마라.
정우: 오늘 일……. 그냥 해?
상연: 괜찮아, 예정대로 해.
씬 64. 도로.
차가서고 정우가 내린다.
상연, 정우를 바라본다.
상연: 조심해라.
정우. 고개만 끄덕인다.
하연도 정우를 바라본다.
하연의 시선은 정우가 그녀를 죽이지 못할 것을 아는 것 같은 얼굴이다.
씬 65. 오페라 하우스.
무대에서 리허설이 한참이다.
배우와 연주자들 무대에 돌아다니며 연습을 하고 있다.
극장의 조명 기들과 전선들…….
스텝들의 분주한 이동…….
그러한 모습들을 하나하나 살피는 킬러들의 시선.
킬러들.
극장 작업자들의 복장과 다른 의상으로 약간 변장되어 있다.
상연, 배우들의 움직임을 유심히 본다.
재영, 손바닥만 한 망원렌즈로 이곳저곳을 비추며 돌아다닌다.
하연, 천장의 조명기와 전선들의 배열을 본다…….
킬러들은 흩어져서 자신이 책임져야할…….
구역과 파트를 보고 있다.
누굴 어떻게 죽이려는 걸까…….
킬러들은 서로 눈짓들을 주고받으며…….
부드럽게 이동한다.
씬 66. 화이의 아파트 앞.
정우, 멍하니 화이 아파트만 바라보고 있다.
아무 움직임도 못하고…….
씬 67. 경찰서/암호 해독실.
진 형사, 김 반장 문 앞에서 결과만 기다리고 있다.
한심하고 무료한 표정.
진 형사: 조 검사님은요?
김 반장: 어. 잠복중이셔…….
진 형사: 검사도 잠복해요?
김 반장: 그 양반이 책상 검사니?
사이.
진 형사 얼굴이 뽀루퉁해져 있다.
진 형사: 저 왕따에요?
김 반장: 무슨 소리야?
진 형사: 조 검사님 하고 무슨 일하고 계신 거예요?
김 반장: 아니야……. 뭐 좀 걸리는 놈들이 있어서 뒤 좀 캐는데. 아직. 특별한 거리가 없어서…….
진 형사: 그거 캐는 건 2인용이에요?
김 반장: 응, 2인용도 널럴해.
김 반장…….
시계를 한번 보더니…….
김 반장: 늦네……. 저기야 이거 해독 나오면 조 검사님 책상 서랍에 넣어 놓고……. 나중에 보고해 주라.
김 반장 나간다.
씬 68. 아지트.
저녁식사.
아무 말 없이 침묵 속에서 밥을 먹는다.
그러면서도 모두의 시선은 정우를 힐긋 본다.
또 일을 실패하고 왔음을 안다.
상연: 너무 힘들면……. 재영이가 하고…….
정우: (화들짝 놀라며) 형. 왜 이래? 쪽 팔리게……. 밥 먹어. 맛있잖아.
모두 불안한 얼굴.
씬 69. 아지트 앞/골목.
하연, 하얀 보자기를 들고 나온다.
모퉁이에 여일이가 서 있다.
하얀 반찬 보자기를 여일에게 준다.
여일: 맛있데?
하연: 응……. 하나도 안 남기고 다 먹었어.
여일: 하긴……. 그런 일 하려면 많이 먹어야지.
하연: 우린 정말 그런 사람들 아니라니까…….
상연 누워있고 주 씨 들어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