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에는 부처님 당시부터 여름 석달동안 밖에 출입을 금하고 수행정진하는 전통이 있습니다. 인도에서는 여름 석달은 우기여서 수행자가 외출할 때 자신도 모르게 초목이나 작은 벌레를 밟아 죽여 금지된 살생을 범하게 되고 탁발에도 적합치가 않아 그 기간에는 동굴이나 사원에 들어앉아 좌선수학에 전념했던 것입니다.
그 전통이 중국과 우리나라에 이어졌습니다. 그런데 조금의 변화가 있다면 중국과 우리나라에서는 추운 겨울을 나는 동안거(冬安居)가 덧붙여졌다는 점입니다.
안거기간을 보통 결제(結制)라고 합니다. 결제가 끝나면 다시 밖에 세상으로 나와 일을 볼 수 있는데 이 기간을 해제(解制)라고 합니다. 해제가 되면 왠지 마음이 설레입니다. 결제동안 외부출입을 자제하다가 새로운 환경을 맞게 된다는 기대감 때문입니다.
소승도 역시 그러하여 설레는 마음으로 해제를 맞이 하지만 막상 해제가 되어 밖에 세상에 나오면 기대감은 그져 기대감일 뿐이라는 것을 금방 깨닫게 됩니다. 딱히 갈 곳도 없고 만날 사람도 없어 내내 토굴에서 정진하다가 결제(結制)시기에 맞춰 다시 선방으로 들어가곤 했습니다.
그런데 어쩌다가 지인들과 차담을 나누다보면 그들은 소승을 무척이나 부러워 했습니다. 자신들은 세상사 이런저런 일들에 치여 걱정이 태산인데 걱정없이 정진에만 전념하는 내 모습이 얼마나 부러웠을까요?
인생살이는 누구나 완벽하지 않습니다. 단지 현재의 삶에 얼마나 만족하며 살아가느냐에 따라 행복의 강도가 달라질 뿐입니다. 결제와 해제에 상관없이 삶이 여여하다면 그것이 바로 행복한 인생일 것입니다. 내가 살아가는 현재의 이 곳에서 최선을 다하며 행복을 일궈가는 멋진 인생이 되어지소서!
임제의현 선사는 노래합니다. "옳으면 옳고 그르면 그르니 모두 다 부질없는 것.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니 각각에 맡겨두면 스스로 한가로워라. 서방정토 극락세계 어디냐고 묻지 마라. 흰 구름 걷히면 청산이니 바로 거기가 안양국 서방정토다."
첫댓글 나무관세음보살 나무관세음보살 나무관세음보살 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