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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 은빛 장막을 드리운 듯하다..
나의 애마 레드싼이 경쾌하게 바람을 가른다..
오랫만에 드리이브를 즐기는 중..
팔당대교..
검푸른 검단산과 마주한 예봉산의 수려한 풍광..!
..
터널을 피해 우측 강변으로 꺽는다..
자전거 도로에 악어 모자를 쓴 라이딩족들의 행렬이 길다..
장쾌한 풍광을 즐기고 있는 그녀의 입꼬리가 약간 올라갔다 ..
팔당댐 통과 ..
북한강 초입에 강물을 잔잔히 뒤 덮은 연 밭 들...
양수대교 좌우로 보이는 북한강은 푸른 빛이다..
양수리 시장에서 좌회전..
벗나무가 양쪽으로 늘어선 아름다운 길을 달린다..
..
서종..
동쪽의 중미산을 바라보며 좁은 시골길로 들어선다..
납작한 들깨밭이 정다웁다..
맑은 산개울과 짙은 녹음의 산길을 따라 1,5 키로 정도 깊은 산 속으로 들어 간다.
..
길가에서 옥수수 팔고 있는 통통한 아가씨에게..
'숯가마가 어디에요..?'
하고 물으니 바로 옆집을 손짓해 준다..
주차를 하고 보니 '숯가마' 펫말이 저 밑에 보인다..
..
사무실이라고 써진 방문을 덜컥 여니..
신발장에 청색 고무신들이 빼곡히 넣어져 있다..
그녀는 여자방 나는 남자방 으로 들어 갔다..
탈의실은 정말 시골틱하다..
..
개울 족으로 약 20미터쯤 내려가니 가마가 보인다..
높이 약 5미터 폭 5미터 길이 약 25미터 정도..
되어 보이는 가마가 5개가 나란히 배치되어 있다..
그 중 4번째 꽃방이라고 써진 가마 입구에 그녀가 섰다..
두툼한 담뇨를 살짝 열어 제키자 뜨거운 열기가 후욱 얼굴을 강타한다..!
'아이쿠..!' 누구라 할 꺼없이 얼른 물러섰다..
..
일단 가마터 앞에 줄지어 놓여진 2인용 평상에 둘이 걸터 앉았다..
'아니 저런데를 어찌 들어 간단 말인가..?
'지금이라도 얼릉 줄행랑을 치는 것이 현명하지 않을까..?'
생전 처음 와본 가마터 앞에서 갑자기 도망치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녀의 눈치를 슬그머니 보니 보살님처럼 태연자약하다..!
그네가 가끔 가마터를 간다는 것은 알았으나..
실지 현장을 와보니 보통일이 아님을 알겠다..
잠시 앉아있던 그네가 수건을 들고 일어나시더니..
고무신들이 많이 놓여진 제 2번째 가마로 향해 가신다..!
..
가마입구의 두툼한 담뇨를 열어 제키니 ..
후끈한 열기가 뿜어져 나오는데 아까 그 꽃방 보다는 한결 부드럽다..
안으로 두어걸음 가다가 두번째 담뇨를 열어 제키니 희미한 백열등 불빛아래 둥근 황토굴이 보였다..!
한평반 정도 되는 황토방..
나무 깔판을 깔고 대여섯명의 남녀가 빼곡히 앉아 있다..
그네가 안쪽으로 들어가더니 두남자 사이를 비집고 자리를 잡았다..
주춤 거리던 나는 입구쪽 여자 옆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둘러 앉아 있는 이들이 모두들 침묵을 지키고 있다..
시간이 잠시흐르자 후끈하고 뜨거운 열기를 받아들이는데 집중하게 되었다..
숨쉴때마다 뜨거운 공기가 코구멍을 통하여 페로 들어 가는 것이 느껴진다..
당연히 숨이턱턱 막혀야 할 터인데..
묘하게도 그렇치가 않다..!
조용히 단전 호흡을 해보니 ..
뜨거운 기운이 속으로 쑤욱 들어가더니 오히려 상큼한 기운으로 바뀐다..!
..
금방 땀이 머리와 얼굴에 흘러내린다..
두 손으로 세수질을 하면서 버티어 본다..
그녀는 태연자약한 자세로 흐르는 땀을 즐기는 듯 하니 숯가마 고수는 고수로다..
..
밖으로 나왔다..
갑자기 한여름 땡삐에서 가을바람 속으로 산들 들어 온 듯하다 ..!
''
개울이 내려다 보이는 가로목에 기대서..
그녀가 물 속을 들여다 보고 있다..
어제 내린 비로 수량이 풍부하다..
개울가에 파란 잡초가 무성하고 손가락 만한 검정 송사리떼가가 이리 저리 몰려 다닌다..
그녀의 힌 얼굴이 더욱 맑고 투명해 진 듯하다..
..
평상에 나무베게를 베고 나란히 잠시 누웠다..
시원한 정수기물을 몇잔 마시고 그녀에게도 한컵 대령해 드린다..
시큰거린다고 하는 하얀 발목도 조물 조물 주물러 주고 이런 저런 이야기도 한다..
..
사람들이 점점 많아진다..
가족단위로 온사람, 여자끼리 온사람, 남자끼리 온 사람
젖은 옷이 몸을 식혀 주자 토굴에 다시 들어 가고 싶은 생각이 든다..
..
제 이차 토굴 입장 ..
이번엔 아무도 없으니 둘이 나란히 누웠다..
머리와 얼굴에 흐르는 땀이 뺨을 터고 흘러 바닥으로 떨어지니 세수질을 않해도 된다..
온 몸 속의 불순물이 이 땀과 함께 빠져 나온다는 느낌이 너무도 좋다
..
이렇게
토굴 목욕을 4차 까지 끝냈다..
한층 맑아진 몸과 머리로 천천히 마당을 걷는다..
이 곳엔 샤워장이 없다고 해서 좀 그랬었는데..
얼굴은 매끈 매끈 하고 몸은 뽀송 뽀송 한 것이 ..
샤워를 한 것에 비 할데 없이 개운하다..
오히려 하면 않될 것 같다..
..
키큰 나무 주위로 여러 종류에 꽃들과 풀이 있는데..
서울 촌놈인 나에게 그녀가 풀 하나 하나 세세히 이름을 알려 준다..
백일홍 꽃은 꼭 색종이를 접어서 만든 것 같은 것이 참으로 신기하다.
..
암탉이 알을 품고 있는 닭장앞..
벼슬이 붉고 갈색과 보라색 털로 위풍당당한 장닭..
호위무사 처럼 미동도 하지 않고 버티고 서 있다..!
..
행복이라는 의미..
사랑이라고 하는 느낌이.
소슬바람 처럼 불어와서..
우리 둘의 몸을 부드럽게 훓어 가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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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단테님은 글을 참 조리있게 잘쓰시는것이 혹시 작가분이
아니신지요?....저도 집사람 따라 몇번 숯가마 찜질방에
가보긴 했지만 더운것을 워낙 못참는 성격이라 밖에 나와서
담배나 피면서 빨리 마치고 나오길 기다리고 했습니다.
ㅎ 작가는 이닙니다. .네 저도 처음 가보았는데 좋아 질것 같습니다. .~
멋진 문장력에
호기심자극 하는 숯가마를
더욱 감칠나게 묘사해 주셨네요..
먼곳에 살고 있으니 한국의 더운 숯가마는
그냥 짐작으로 더운가부다 하지요..
사랑의 데이트도 참 뜨겁게 하셨으니
기쁨이 두배 되셨갰읍니다...
감사히 잘 읽었읍니다.
먼곳에 계시다니. .해외에 계신가 보죠? 그쪽에는 숯가마가 없나 보네요. .귀국 하시면 꼭 한번 가보시길 권 합니다. .~~
단테님, 수려한
짧은 단편을 읽은 듯한 기분입니다.
그녀와 함께했길래
더욱 기분좋은 체험이
되신 듯 하네요~
네 그건 맞는 말씀 이시지요. .그녀가 아니였다면 그런 곳에 갈리도 없고. .그런 경험을 해 볼일도 없었겠지요. . .~~~
저가 사는 인근 지리산에 몇년전까지
숯가마가 제법 많았는데 최근에는 거의
폐업하고 몇군데가 영업중이라 가끔 친구들과 가면
땀 쫙 흘리고 동동주에 숯가마 즉석 삼겹살 구이 그맛이 완전 죽여주던군요......ㅎㅎㅎ
네 그건 이쪽도 마찬가지라 하더라구요. .페업한곳이 많고요. .동네 사우나에도 찜방이 있다보니 . . ~~
마치..한편의 단편문학을 읽는것처럼..
글이 시원하고. .좋으네요.
단테라는 닉에서 보듯이. .작가 이시거나
그런곳에 가껍게 느껴집니다.
숯가마...한국적인 정취...잘읽었읍니다
과찬에 부끄럽기만 하네요. .
글쓰는 것을 좋아 하기는 합니다.
우리가 평소 보던 풍광도 사각의 캠퍼스 위에 그려 넣으면 아름답듯이 , 평범한 일상도 글로 옮겨 놓으면 그런 효과가 나는것 같습니다. .
ㅎㅎ같이 드라이브 하는 느낌입니다
많이 오가던 드라이브 코스 하며 숮가마에서 하던 행동들 하며 ㅎ 적나라게 쓴 글 들에 고개 끄덕이며 웃어봅니다 공감가는 글 즐감하고 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