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곡은 1797년경부터 착수하여 1803년 4월 안 데어 빈 극장에서의 초연 때까지도
수정과 수정을 거듭하면서 결정적인 곡 완성에 이르지 못하여 1악장 카덴차의 경우
무대에 오를 때까지도 완성을 하지 못하여, 그래서 결국 카덴차 부분을 즉흥 연주로 했다.
그 후 1809년이 되어서야 베토벤은 정식으로 카덴차 부분을 작곡해 추가했다.
비록 카덴차 부분이 누락되어 있긴 했으나 이 곡의 악보는 1804년 여름 출판되었고,
베토벤은 이 곡을 자신과 교분이 있던 프러시아의 루이 페르디난트(Louis Ferdinand)
왕자(프로이센 프리드리히 대왕의 조카)에게 헌정했다.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3번〉의 카덴차 악보(자필악보}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3번》은
베토벤이 남긴 다섯 편의 피아노 협주곡 중 세 번 째 곡으로 그의 피아노 협주곡 중
유일한 단조 협주곡이다. 이 협주곡의 오케스트라는 지금까지의 협주곡 이상으로
교향적이며, 관악기도 단순히 울림을 보충하기 위해 사용되는 것이 아니라
자주 두드러지게 주연 역할을 하며, 피아노 역시 관현악에 대해 한층 세밀하면서도
큰 스케일을 구사하고 있다.
이 곡은 구성적으로는 완전히 베토벤적이어서 그의 열정과 힘을 남김없이 드러내며,
성숙기에 접어든 베토벤의 강렬한 개성을 본격적으로 보여준다.
운명적이며 비창적인 동시에 열정적인 특성을 가지고 있다.
이런 점에서 곡의 구성면에서는 보수적이라 할 수 있지만,
협주곡으로서는 새로운 방향을 개척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해야 한다.
한편 이 작품이 C 단조로 쓰여진 이유에 대해서는 베토벤이 C 단조를
선호했기 때문이라는 주장과 청각 장애에서 오는 분노와 절망을 극적으로
표현하기 위해서라는 주장 등이 있는데, 확실한 근거가 있는 것은 아니다.
협주곡풍 소나타형식의 악장이다. 애수와 정열을 동시에 느끼게 해주는 인상적인
제1주제가 현악기 군으로 연주된 뒤 제2주제가 제1바이올린과 클라리넷으로 제시된다.
이어 분위기를 고조시킨 후 피아노가 등장하여 주제를 부각시킨다.
계속해서 피아노는 오케스트라와 절묘한 앙상블을 이루며 발전해나간다.
마지막에는 63마디의 기교 넘치는 카덴차가 마치 곡이 가진 독창성을 과시하듯
화려하게 펼쳐진 뒤 장엄하게 끝을 맺는다.
C단조의 1, 3악장과 달리 E장조로 되어 있는 3부 형식의 악장이다.
잔잔한 피아노 독주로 시작해 깊고 풍부한 정서를 표출해낸다.
피아노와 오케스트라는 섬세한 조화를 이루며 풍요로운 사운드를 연출하는데,
여기서 피아노가 그려내는 우아하고 기품 있는 선율은 시적 감흥을 불러일으킨다.
전형적인 론도형식의 악장이다. 어디론가 발걸음을 재촉하는 듯한 다소 긴박한 느낌을 주는
독주 피아노로 시작해 오보에가 가세하고, 이어 오케스트라가 위용을 뽐낸 뒤 화려하게 전개되어 간다.
후반부 집시풍의 색채를 띨 때 피아노의 카덴차가 펼쳐지고, 론도 주제가 계속 반복되면서
절정을 향해 치달은 후 벅찬 희열을 선사하며 웅장하게 끝을 맺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