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절함을 바쳐드리려 작심을 하였으나 졸음을 이기지 못하는 중에 꿈을 꾸었으니 종이에 글씨를 적으려 자세를 잡고 있었다네 그러나 최대한 정성껏 적으려 노력을 하고 있음에도 칸을 벗어나 글자가 이상하게 쓰여지자 울상이 되어버리고 말았으니 내가 얼마나 또박또박 글씨를 잘 적는지 지켜보고 있는 누군가가 바로 옆에 있었기에 민망함을 감출 수 없어 어찌할 바를 알지 못하였다네
속상함을 감출 수 없어 실제로도 울상을 지을 수밖에 없었도다 날 지켜보고 있던 이가 누구겠는가 은밀히 감추고픈 죄성까지도 훤히 꿰뚫고 계시기에 그분 앞에서 난 벌거벗겨진 자와 같다 할지라도 틀린 말이 전혀 아닐지니 모든 답답함이 뻥 뚫리어지는 은혜를 베풀어 주소서 내 모든 연약함을 고칠 수 있는 분은 당신 뿐이옵나이다 내 모든 부족함을 바꿀 수 있는 분 또한 당신 뿐이옵나이다 부르짖는 심정이 머리 끝까지 차오르고 있었더라
즉각적인 은혜를 베풀어 주신 것일까 생전에 한번도 죄라고 생각해 본 적 없던 내 모습이 드라마의 한 장면처럼 떠오르자 눈살이 찌푸려지면서 할 말을 잃어버리고 말았다네 그 행동을 당연시 여기던 당시에는 주께서 내 모습을 지켜보고 계시리란 의식 자체를 왜 전혀 하지도 못한 채 의기양양하기만 하였던 것일까 목소리를 높이고서 남이 나의 말에 따라주기를 바랬으며 할 수 없다는데도 윽박지르며 일방적으로 강요를 하였도다
섬기는 자세하고는 완전히 딴판이었다니.. 그 기가 찰 모습을 다 지켜보시고 계시었다니.. 심지어 비슷한 예로 귀찮은 일을 남에게 미루고 있는 또 다른 모습까지도 떠오르자 나의 입장은 그야말로 용서받아야지만 살 수 있는 죄인이 되어버리고 말았기에 싹싹 빌고 또 비는 심정으로 긍휼을 구할 수밖에 없었더라 무엇보다도 머리가 아찔해질 정도로 의문이 들었던 점이 있다면 죄인 줄을 전혀 인식하지 못하였다는 사실이었으니..
죄를 미워하는 마음이 없었기 때문이로구나 마음으로부터 올라오는 고집불통 같은 죄성이 워낙에 강했기에 성숙한 모습을 기꺼이 포기하고서라도 죄성을 따랐기 때문이로구나 많은 크리스천들이 뻔뻔스럽게 죄된 행동을 반복하면서도 회개치 아니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었도다 옛사람이 살아있었기 때문이로구나 육의 소욕은 조금 죽었나 싶었으나 혼의 소욕을 거스를 능력이 없었기 때문이로구나
또한 그가 내게 말씀을 하시었다네 말씀과 찬송을 동시에 들으려 하다가 이것도 놓치고 저것도 놓치고 있노라고.. 말씀의 소리를 찬송이 방해하고 있을 뿐 아니라 찬송의 소리를 말씀이 방해하고 있는 꼴이었기에 난감한 상황 속에 처해 있는 나의 모습이었으니 무엇을 지적하시는지를 명확히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네 형식적이던 신앙의 자세는 깨끗히 비워버려야만 하리로다
한 우물만 파는 자세로 말씀을 대면하지 못했다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자세가 되어야만 하리라고 충고하는 영혼의 소리에 깨어나는 듯 하였다네 그러나 변화될 수 있기에 지적하신 것이 아니겠는가 죄인 줄도 몰랐던 내 모습을 눈살을 찌푸리면서 제삼자의 입장에서 살피어 볼 수 있는 눈이 열리어졌음은 반등의 신호등이 켜지었음을 의미함이 분명할 듯 싶도다 그러한 면에서 어쩌면 지금 나의 영혼은 고무적인 감정이 교차하는 가운데 강권적인 은혜의 손길 속으로 붙잡힌 듯 싶도다 도약의 발걸음을 시작하기 위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