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9월20일은 우리나라 순교 성인들의 대축일입니다. 우리나라의 위대한 선조 순교자들은 주님을 위해 피를 흘렸고, 주님을 위해 목숨까지 바친 분들입니다. 우리를 구워하시기 위해 십자가 위에서 죽으신 그리스도와 같이 주님을 증거하기 위해 죽음으로써 천국 영광에 드셨습니다. 우리 순교성인들은 한 마디로 증거의 삶을 사셨습니다. 우리 주 그리스도께 대한 신앙과 사랑 때문에 자신의 목숨을 바쳐 주님을 증거하셨습니다.
2001년 9월11일이 미국 뉴욕에서 있었던 테러 참사를 대부분의 사람들은 기억하고 계실 것입니다. 인간이 이렇게도 악할 수 있음을 보여준 참사였습니다. 사망자만 2.977명이고 부상자가 6천명. 넘었는데, 이들 중에는 300여명의 소방관들이 희생되었는데 이들 대부분이 천주교 신자였다고 합니다. 이들은 불을 끄려고 무역센터 빌딩에 들어갔다가 희생되었습니다. 또 소방관들의 지도신부였던 마이클 저지 신부님도 소방관들과 함께 건물 속으로 들어가 희생자들에게 병자성사를 주다가 함께 매몰되어 순직했습니다. 자신의 직무에 충실했고, 참으로 순교정신을 살았던 이들은 그리스도의 사랑을 삶으로 증거한 순교자들이었습니다. 하느님께서 자기에게 부여해 주신 직분을 충실히 이행하기 위해 “자기 자신을 버리는 삶”을 살았던 분들입니다. (그 당시 가톨릭 신문에 게재되었던 내용입니다.)
오늘 우리가 기리는 순교성인들은 자신의 목숨보다 더 소중한 것이 있다는 것을 죽으면서 알려주셨습니다. 그들은 하느님께 대한 신앙을 지키기 위해 단 하나뿐인 목숨을 아낌없이 봉헌하셨고 그 보상으로 천 상 영광을 차지하셨습니다. 십자가의 죽음을 통하여 부활의 영광을 차지하신 예수님의 삶을 그대로 본받아 사셨습니다. “나를 따르려는 사람은 누구든지 자기 자신을 버리고 매일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르라.”하신 예수님의 말씀을 몸소 실천하셨습니다.
우리 순교 성인들은 또한 철저한 신앙의 삶을 사셨습니다. 이분들은 ‘썩는 밀알의 삶, 사랑을 증거하는 삶, 자신을 주님을 위해 버리는 삶, 십자가의 삶, 즉 참 신앙인의 삶을 사셨습니다. Tertuliano 교부께서 말씀하시기를 “순교자들의 피는 신앙의 씨앗”이라 했습니다. 우리 순교 성인들이 피 흘려 증거한 순교의 삶이 200년이 지난 오늘에도 그 열매를 맺고 있음을 보게 됩니다. 많은 사람들이 우리 한국 교회의 모습을 보며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교회 중의 하나라고 합니다. 순교선조들의 증거의 삶 덕분이라는 것을 의심할 여지가 없습니다. 그러니 우리도 우리 후손들에게 더 아름다운 교회의 유산을 나누어 주어야 할 사명이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이렇게 자랑스러운 선조순교성인을 모신 후손으로써 우리는 얼마나 열심히 살고 있는지 반성해야 합니다.
어떤 신부님이 일본군에게 쫓기고 있는 한 독립 운동가를 숨겨주었습니다. 그런데 그 일이 발각되어 그 신부님도 사형을 당하게 되었습니다. 사형장으로 끌려가는 신부님에게 함께 일하던 젊은 신부님이 격려의 말을 했습니다. “신부님 훌륭한 죽음을 맞으십시오.” 그러자 형장으로 끌려가던 신부님이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훌륭하게 죽는 것보다 훌륭하게 사는 것이 더 어렵겠지!” 그리고는 조금 후에 총성이 울렸습니다. 오래전 일본 작가가 쓴 책에서 읽은 내용인데 잊혀지지 않는 말입니다.
“참된 삶은 긴 순교입니다.” “사는 것은 사랑하는 것이고, 사랑하는 것은 죽는 것이다.”라는 말은 위의 말을 더 잘 이해하게 합니다.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서로 사랑을 계명으로 명하셨으니 참으로 계명을 잘 실천하고자 한다면 희생하고 양보하고 봉사하는 삶, 자신을 내어주는 삶, 즉 자신이 죽는 삶을 살아야 하는 것입니다. 순교의 삶을 살아야 합니다. 예수님께서 “사람이 온 세상을 얻는다 해도 제 목숨을 잃거나 망해버린다면 무슨 이익이 있겠느냐?” 라 말씀하셨습니다. 세상에 살며 우리가 구원받지 못한다면 세상에 산 보람이 어디에 있겠습니까?
우리 모두 우리 선조 순교성인들의 삶을 본받도록 합시다. 순교성인의 삶, 하느님의 사랑을 증거하는 삶, 교회를 위해 봉사하는 삶, 자신을 버리는 삶, 자신의 십자가를 기꺼이 지는 삶을 잘 살아 갈 결심을 굳게 하도록 합시다. 그래서 우리 후손들에게 참 신앙의 삶을 유산으로 남겨 주는 삶을 살도록 합시다, 그리고 우리 자녀들에게 신앙의 모범이 되도록 합시다. 아멘.
2021년 9/19 성 김대건 안드레아와 성 정하상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대 축일 9/20- 경축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