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단념한 일을 포기하지 않고 계속해서 생각한다면 단념한 것이 아니다. 이것은 단지 단념해야겠다고 생각한 것에 불과한 것이다. 생각으로는 어떤 것도 완성할 수 없다. 대상을 있는 그대로 알아차려서 대상이 가진 성품을 아는 지혜가 나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단념했다고 여기면서 계속 돌이켜 생각하는 것은 그만큼 대상을 집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때는 단념이 아니고 단지 단념을 생각한 것이라고 알아차려야 한다. 그리고 대상을 집착하고 있기 때문에 내가 움켜쥐고 있는 현실을 다시금 알아차려야 한다. 내가 마음속으로 계속 되새기는 것은 끊어야겠다는 의지보다 버리기 싫은 의지가 더 강해서 끊어버리기를 주저하고 있는 것이다. 단념하겠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그치면 오히려 더 버리지 못하고 집착하는 마음만 커질 수 있다.
사실 생각으로는 못할 것이 없다. 아무리 생각을 많이 해도 생각은 뜬구름 같은 것이라서 실속이 없다. 생각을 실천으로 옮기려면 생각이 아닌 지혜가 나야 한다. 대상을 있는 그대로 알아차려서 무상, 고, 무아의 지혜가 날 때만이 집착이 얼마나 어리석은 일인지 안다. 그러면 내가 버리려고 하지 않아도 저절로 사라진다. 이것이 지혜의 강력한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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