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출간될 저의 책 제목이 정해졌습니다.
[광개토태왕의 위대한 길]로 정해졌습니다.
미리 밝힐 것은 이것은 출판사에서 최종 결정한 것으로, 나는 굳이 위대하다는 말을 넣지 말기를 원했습니다.
하지만 출판사는 판매를 고려하고, 대중 정서를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내가 본래 정한 [광개토태왕과 그의 시대]. 그리고 다음 추천인 [광개토태왕의 길] 이 약한 제목이라고 보고 위대한 이란 말을 넣었습니다.
위대하다는 것은 어디까지나 상대적이니까, 그래 그 정도면 하고, 나도 제목을 받아들여야만 했습니다.
제목 문제로 더 시간을 쓸 수가 없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당장 6월 2일(목), 6월 9일(목) 역사스페셜 - 광개토태왕 1, 2편에 출연하는데, 저의 소개에 책 제목이 들어가야 했기 때문입니다.
출판사에서 제목 후보로 온 것 가운데는 다음의 것들이 있었습니다.
"광개토태왕과 대륙의 시대, 제국의 건설자 광개토태왕, 위대한 영웅 광개토태왕, 광개토태왕 대륙을 경영하다.
광개토태왕 - 대제국을 건설하고 대륙을 경영한 위대한 영웅, 광개토태왕 - 중원을 제패하고 천하를 경영한 위대한 군주.
어쩌면 이런 제목들이 현재 한국인이 생각하는 광개토태왕에 대한 이미지일 것입니다.
하지만 나는 영웅사관으로 광개토태왕을 보는 것을 극도로 반대합니다.
[새로쓰는 연개소문전]에서도 그를 신화에서 역사로 끌어내리는 작업을 했습니다.
그래서 상대주의적 입장에서, 당나라의 입장과 고구려의 입장을 함께 연구를 했었는데,
어떤 신문기자는 저의 책을 제대로 읽지도 않고, '연개소문을 영웅만들기에 치중했다.' 고 쓰기도 했습니다.
그 신문기자나, 출판사의 직원들이 가진 선입견은 연개소문, 광개토태왕은 영웅이다. 그러므로 그에 대해 쓰는 것은 곧 영웅에 대한 찬사거나, 영웅 이야기다 이렇게 생각하는 모양입니다.
하지만 그들을 다룬다고 해서, 영웅을 찬사할 필요는 없겠지요.
우리 역사에서 영웅의 존재는 필요도 할 것입니다. 하지만 영웅 혼자 무엇을 다 했다거나, 무조건 위대하다는 인식을 버려야 합니다. 나는 광개토태왕에 대한 책을 쓰면서, 왜 그가 그렇게 행동했는지에, 왜 그가 멈추어야 했고, 왜 그가 나아가야 했는지를 이야기하고자 했고, 그가 결국 추구한 것이 무엇이었느냐를 이야기 했습니다.
물론 그는 뛰어난 인물임에는 분명합니다. 영웅 사관을 싫어한다고 해서, 그를 의도적으로 폄하하는 것은 더욱 안될 말입니다.
최근 카페에서 논란이 있었던 것처럼, 국수주의를 비판한다고 해서 자학사관에 빠져서는 안 되겠지요.
광개토태왕의 어떻게 고구려의 운명을 바꾸었는가는 우리 역사에서 매우 소중한 자산입니다. 그 점에 대한 분석도 소홀히 하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가 타고난 천재라던가, 백전불패의 영웅이라던가 하는 것은 결코 동의하지는 않습니다.
3년 정도 고민하고, 글을 쓴 것이니까, 후회는 없습니다.
저의 책은 빠르면 6월 말, 아마도 7월 초에 출간될 듯 합니다.
그때 내용을 보시기 바라며,
이번 역사스페셜 다큐에서는 연출한 김종석pd가 저의 책 내용을 전부 다 읽어주셨기 때문에,
어느 정도 저의 책의 내용이 반영되겠지만, 저 외에도 여러 학자분들의 이야기가 더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저의 주장과 다른 이야기도 많이 나올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나마 한 가지 다행인것은, 출기차게 광개토태왕 이란 용어를 사용하고, 왜 태왕인지를 이야기한 덕택에,
kbs에서 드라마 제목을 바꾸는 것에 조금은 영향력을 행사한 듯 합니다.
첫댓글 출판사의 것은 너무 식상한 제목 뿐이네요. 제 생각에는 확정제목이 훨씬 낫습니다. 확정제목도 좀 평범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요. 대충 짐작은 하고 있었습니다만 선생님께서 영웅주의를 '극도로' 반대하는 입장이라고 밝혀주시니 참으로 반갑습니다. 미리 축하드리며, 제본. 표지디자인 등 끝까지 직접 챙겨 주시리라고 믿습니다. 사실 그런 것도 독자에게는 중요하니까요.
확실히 '위대한'이란 표현이 들어가니 영웅사관 이미지를 피하기가 어렵군요. 제 생각에는 '광개토태왕, 고구려의 길을 열다' 나 '광개토태왕, 고구려의 운명을 바꾸다' 정도가 낫지 않을까 싶은데 제목이 정해졌다고 하시니.. 음..
축하드립니다 ㅋ 총알은 두둑합니다 빨리 내주세요 ㅠㅠ ㅋ
"새로쓰는 광개토태왕기"로 했다면 좋았을 것 같네요. 광개토태왕일대기를 제대로 그려낸 서적이 전무한 상태에서 예전에 새로쓰는 연개소문전이 신선했거든요.
근초고왕 말미에 "광개토태왕" 이란 제목이 나와서 이젠 대왕이 아니라 태왕을 쓰는구나 했더니 그런 뒷얘기가 있었네요^^ 오래 준비하신 책 출간 축하드려요. 역사스페셜도 찾아보겠습니다^^
축하드립니다. 항상 학문에 열중하시는 모습이 제게도 많은 가르침입니다.
오늘밤 역사 스페셜이 기대가 되는군요. 책은 더더욱 기대가 되구요...
[변방의 세작, 날개를 달다.] 문득, 이 문장이 떠오르네요...
아 이 글을 이제야.. 축하드립니다 선생님^^ 제목은 좀 아쉽지만 좋은 내용이 아쉬운 제목을 커버할 수 있겠지요. D-day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러고보니 후연문제 뿐만 아니라 유주자사 진의 문제도 중요한데, 어떤 결론을 내실지 궁금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