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나스가 물러가자마자, 헤롯왕은 세 동방박사를 알현실로 안내하도록 명하였다. 이들은 유브라테스강 동쪽에서 온 학자이며 철학자들이었다. 왕은 세 사람에게 위엄을 보이기 위하여 왕의 복장(服裝)을 하고 접견하였다. 유대 왕권의 상징인 다이아몬드와 루비로 장식된 왕관이 머리에서 빛났다. 이마 위에는 술이 달린 깃털 장식이 위로 뻗쳐 마치 백발에 무지개가 어린 것처럼 보였다. 알현
이 접견은 매우 드문 회견이었다. 동방에서 찾아온 귀인들은 배알(拜謁)의 예의를 갖춰 몸가짐이 훌륭하였다. 세 사람은 일어나서 한 사람씩 이름을 소개했다. 발타사르(Balthasar), 카스파르(Caspar), 그리고 멜키오르(Melchior)였다.
헤롯은 그의 심중에는 분노와 공포의 폭풍우가 소용돌이치고 있었다. 그러나 겉으로는 평정을 유지하고 이 외국인들을 친절하고 정중하게 영접하였다.
“귀하신 분들을 환영합니다.” 헤롯이 말하였다. “오늘 이렇게 찾아주신 까닭이 무엇인지 요청해도 실례가 되지 않을까요?”
세 사람은 별을 따라왔다고 솔직하게 말하였다.
“별이라고요?” 헤롯은 되받아 중얼거렸다. 그의 정보원들도 그런 이야기를 한 일이 있었으나 애매한 이야기뿐이었다. 그 자리에 마침 왕실의 점성학자(占星學者)인 마르토가 말석에 자리하고 있었다. 왕은 마르토를 손짓으로 불렀다.
“마르토, 잘 들어두게. 박사님, 여러분을 여기까지 인도한 별은 큽니까?”
박사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 별은 동방에서 크고 밝은 별이었다. 그 별을 여러 날을 두고 따라왔다.
“마르토, 자네는 그 별이 어떤 별인지 아는가?”
왕은 애써 상냥한 태도를 지으며 물었다.
마르토는 ‘최근에 목성과 토성 그리고 화성이 기이하게 서로 접근하였습니다. 이런 일은 백만 년에도 한 번 일어나기 어려운 현상입니다.’라고 말하였다. 그 찬란한 광경이 벌써 한 주일 전에 사라졌다고 설명하였다.
“그러면 박사님들께서는 우리 점성학자들이 보지 못한 별을 보셨나 봅니다.”
헤롯은 큰 소리로 지껄였다. 그러나 박사들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건 그렇고, 그 별은 무슨 징조를 알리는 것인가요?”
박사들은 퍽 신중하였다. 그들은 그저 고개를 흔들 뿐 자기들은 점을 칠 줄 모른다 하였다. 그들은 과연 이 별이 이스라엘의 장래에 어떤 일이 있으리라는 것을 의미함을 몰랐을까? 그렇다. 장래 일을 알 리가 없었다. 별이 그들을 인도하였을 뿐이었다.
“그러나,” 헤롯은 끈덕지게 물었다. “그 별 아래서 무엇을 발견하리라 생각하시나요?”
그 물음에 발타자르가 말하였다.
“어린 아기를.”
늙은 나그네는 눈을 감고 대답하였다.
“어린 아기?” 헤롯의 목소리는 관심이 가득 차 있었다. “그 아이란 무엇입니까?”
멜키오르는 그들의 용무가 끝나기까지 대답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럼 좋습니다.” 헤롯은 만족스럽지 않으나 하는 수 없었다. “그 아이를 어디 가서 찾으실 생각입니까?”
“우리는 어느 곳인지 모릅니다. 그 별이 예루살렘에서 사라졌습니다. 그런데 이 도성에는 우리가 찾는 아기가 없습니다.”
“그렇습니까? 성경에 박식한 제사장과 율법학자들에게 알아보았습니다. 그들은 베들레헴이 태어날 곳이라고 말하였습니다.”
“베들레헴!”
세 사람은 왕에게서 들은 정보에 기쁜 얼굴이 되었다. 그들은 어두워지면 다시 별을 따라 길을 떠날 것이었다. 헤롯은 권력으로 지혜와 대항한다는 것은 어리석다는 것임을 잘 알고 있었다. 교활한 웃음을 지으며 그들을 바라보았다.
“그러면 이렇게 해 주시면 어떻겠습니까?” 그는 시치미를 떼고 말하였다. “가셔서 그 아이를 찾으시면, 다시 오셔서 저에게 알려 주십시오. 저도 가서 경배하고 싶습니다.”
헤롯은 땀에 젖은 손을 이마에 올려 박사들이 떠날 것을 허락하였다. 그들이 나가고 문이 닫히자마자 헤롯은 정보원들을 불러들여 박사들을 미행하도록 하였다. 그 특별한 별이 인도하는 곳에서 태어난 아이를 찾아내도록 명하였다.
그러나 카스파르와 멜키오르, 발타자르는 네 마리의 낙타를 끌고 밤중의 어둠을 타고 숨어버렸다. 헤롯의 정보원으로부터 자취를 감춰버렸다. 박사들은 별을 따라 샛길로 베들레헴으로 들어갔다. 제아무리 잔꾀를 쓰는 사람들일지라도 이 슬기로운 사람들을 어찌할 수가 없었다. 그들은 베들레헴에 도착하여 마구간을 찾았다.
그들은 목자와는 달리 예수님의 초라한 형편에 대하여는 아무런 암시도 받지 못하였었다. 그들은 오랜 여행 후, 유대 나라 지도자들의 무관심으로 말미암아 실망하였다. 예루살렘을 떠날 때는 이 성에 들어올 때보다 확신을 잃어버렸다.
13km 떨어진 베들레헴에 이르렀을 때, 그들은 새로 탄생하신 왕을 보호하기 위하여 정렬한 왕의 근위병을 찾아볼 수 없었다. 제사장들과 랍비와 같은 학자들, 정치인들은 한 사람도 없었다. 오직 구유에 누운 아기 예수와 소박한 평민 차림의 부모뿐이었다. 이 아이가 정말 이스라엘을 일으키고, 세상 끝까지 빛을 밝힐 수 있을까?
박사들은 “그 집에 들어가 아기가 그의 어머니 마리아와 함께 있는 것을 보고 엎드려 아기에게 경배”하였다. 갓난아이의 모습에서 그들은 하나님의 임재를 느낄 수 있었다. 그들은 성심을 다하여 아기 앞에 무릎을 꿇었다. 마리아의 아기를 보는 그들의 눈은 경외심으로 빛났다. 그들은 진심으로 그분을 구주(救主)로 믿었다. 그들의 예물 곧 “황금과 유향과 몰약”을 드렸다.
박사들은 요셉을 껴안고 그의 뺨에 입을 맞추고 마구간을 떠났다. 그들은 여행의 목적을 이루자, 그들의 성공을 헤롯에게 알릴 생각으로 예루살렘에 돌아갈 채비를 하였다. 그들은 헤롯이 아이를 해할 의도가 있음을 알지 못했다. 그러나 그들 세 사람은 꿈에 헤롯에게 가지 말고 다른 길을 통해 고국으로 돌아가도록 하나님의 지시를 받았다.
그들은 한밤중에 일어나 낙타를 타고 떠났다. 예루살렘을 피하여 다른 길로 고국을 향하여 출발하였다. 헤롯이 파견한 정보원들의 수색망을 묘하게 뚫고 다른 길로 본국으로 향하였다. 그들은 꿈에서 받은 하나님의 지시에 순종하여 역사 밖으로 발을 옮겼다. 그리고 다시는 나타나지 않았다.
이 밤은 뜻깊은 꿈이 되풀이되는 밤이었다. 동방박사들의 방문을 받았을 때, 마침 마리아와 요셉이 근심되어 고민하며 기도하던 중이었다. 아기를 성전에 데려가서 봉헌했던 바로 그 날 밤이었다.
그날 아침에 일어났던 일들은 가족에게 놀라운 일이었다. 두 사람을 우연히 만났던 일을 생각하면, 그들의 마음에는 아직도 두려움이 가시지 않았다. 늙은 시므온은 아기를 안고, “내 눈으로 직접 본 주님의 이 구원(救援)은 모든 사람에게 베푸신 것”이라고 하나님을 찬양하였다.
그는 “이제는 약속하신 대로 이 종을 놓아주셔서 내가 평안히 떠날 수 있게 되었습니다.”고 외치며 사라졌다. 그리고 금식과 기도로 80평생을 과부로 살아온 안나가 나타나, 아기 예수님은 세상을 구원할 “백성의 구주(救主)”라고 예언하였다. 그리고 그날 밤 요셉이 꾼 꿈은 더욱 그들을 당황하게 하였다.
다시 한 번 영광스러운 천사가 예수의 양아버지에게 나타났다. 지난날 나사렛에서 나타나, “마리아를 아내로 맞아들이는 것을 주저하지 마라. 그녀가 임신한 것은 성령으로 된 것이다. 마리아가 아들을 낳을 것이다.”라고 말해주었던 빛나는 천사를 보았다. 이번에도 주님의 천사가 꿈에 요셉에게 나타나 새로운 지시를 말해주었다.
“헤롯이 아기를 찾아 죽이려고 한다. 너는 아기와 그의 어머니를 데리고 이집트로 피난 가서, 나의 지시가 있을 때까지 거기서 기다려라.”
그러나 어떻게 갈까? 어떻게 이집트까지 갈 것인가? 먼 여행이라 경비도 대단히 많이 들 터인데, 가진 것이라곤 불과 몇 푼밖에 없었다.
요셉은 막막한 심정으로 컴컴한 이른 새벽에 마구간 앞에 우두커니 서 있었다. 꿈에 본 긴급한 지시대로 따르자니 전대가 비었다.
어쩌면 좋을까?
마침 이때 그에게 문득 깨달음이 떠올랐다. 조금도 걱정할 것이 없지 않은가? 이집트까지의 먼 여행에 필요한 경비는 벌써 마련되어 있었다. 허리가 굽은 장인 요아킴이 어둠 속에서 그에게 다가왔다. 그도 잠을 이룰 수 없었다. 그래서 그는 동방박사들이 아기를 위하여 주고 간 예물 꾸러미를 끄르며 도울 일을 찾기 시작하였다.
“향료(香料)가 든 병이다,” 장인 요아킴이 요셉에게 속삭였다. “유향(乳香)이야. 최고급 향료야. 향기가 높은 보스웰리아 나뭇진과 꽃에서 짠 향료를 올리브기름에 섞은 고약이야. 그리고 둘째 상자는 몰약(沒藥)이라네. 이것은 테레빈나무(terebinth)에서 짜낸 나뭇진으로 향기가 매우 좋은 것이야!”
요셉은 장인 어깨에 손을 얹고 말하였다.
“아버지! 그것도 좋은데요. 달리 의논할 일이 있습니다.”
“셋째 선물은,” 노인은 신이 나서 떠들었다. “박사들의 선물 중에서 부피가 가장 작고도 가장 무거운 것이네. 요셉, 도대체 무엇이 들었을까, 맞춰 봐?”
“무엇입니까? 장인어른.”
요아킴이 선물꾸러미를 흔들어 보여주었다. 쩔렁쩔렁하는 무거운 소리가 움집의 둥근 천정에 울리었다.
“이것은 황금이야!” 요아킴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박사들이 유향과 몰약 그리고 황금을 갖다 주었구나. 아마 그들은 우리에게 이런 것들이 필요한 줄 알았나 봐!”
“하나님, 영광을 받으소서! 그분의 거룩한 이름을 찬송할지어다!”
요셉은 중얼거리며 무릎을 꿇고 외었다.
첫댓글 잘 읽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잘보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수백년동안 메시아를 대망해온 유대인과 권력자는
메시아를 죽이기 위해 혈안이 된 반면~
이방의 점성술사들은 강림한 메시아에게 귀한 예물을 드리고~
이 무슨 운명의 장난이란 말인가...
깨어 있지 않으면 지근거리에, 아니 내 안에 오신
주님을 영원히 몰라볼 수도~
그래서 주님은 문밖에 서서
열어주기를 기다리고 계시는 것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