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보산자락 두꺼비논의 벼를 다 베고 탈곡하고 담아서...콤바인으로...
제빈정미소에서 건조 중입니다.
산자락 나무그늘로 햇빛도 잘 들지 않고 찬물이 나와 수확량은 다른 논보다 적지요.
그만큼 오염이 덜 되었고 많은 생명들이 더불어 자랐고 회원님들의 사랑과 정성을 먹고 자랐지요.
올해는 다행히 벼가 쓰러지지 않았고 푹푹 빠지지도 않았고 수확을 하였습니다.
그동안 여러 문제들이 있어서 내년에는 논농사 하지 말아야지 말아야지 다짐하지만, 벼베고 나면 다 까먹고...
다 제조체를 안 주었는데, 이쪽논은 풀이 적고 저쪽논은 풀이 많습니다.
논에 물을 많이 담아두어야 풀이 적게 나는 듯...
떡잔치는 11월 20일이나 27일 쯤...아니면 12월 초에...햅쌀은 그때 되어야...
내년엔 벼베기 행사를 더 일찍 해야겠습니다. 10월초에...왜냐면 , 이동네는 딴동네보다 벼베기를 무지 빨리 합니다. 성격들이 급하셔서....마찬가지로 모내기 행사도 더 일찍 해야 겠지요...5월 중순에...
안산 시화호지킴이에서 포토에세이를 쓰라고 해서 아래와 같이 썼습니다.
논...쇠비름 (류현상)
전에 살던 아파트에선 창밖으로 논이 펼쳐져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 집으로 이사를 갔지요.
논은 사계절 다른 모습으로, 다른 색으로 변했고
다양한 생명을 품고 키웠고 물을 정화시키고 공기를 맑게 해 주었습니다.
그 논이 다시 아파트단지가 되면서 사라지고 또 다시 이사를 가고...
이른 아침에 논 옆을 지나다가, 큰 맘 먹고 논길로 들어가 논 사진 한번 찍어 봤어요.
어릴적 마을앞 논에서는 뜸부기 울고 반딧불이 날고 물질경이 피고 오리랑 기러기들이 날아오던 논,
논 옆에 웅덩이를 만들어 가뭄에는 물을 푸고 아이들 물놀이하고 김장배추도 씻고 추운겨울엔 아저씨들이 얼음 깨서 물을 퍼서 미꾸리/몰개/붕어 잡아 매운탕 끓여 동네 사람들 모두 모여 맛있게 먹었지요.
논에서 메뚜기도 잡고 개구리도 잡아서 닭이랑 돼지에게 주고
벼 벤 논에서 축구도 하고 얼음 언 논에서는 썰매랑 스케이트도 탔지요.
논에 외양간에서 나온 퇴비를 날라다 뿌리고, 볍씨 담그고 논둑 다듬고
모판하고 모내고 김매기 피사리 하고 논둑 풀베어 소 먹이고
벼베고 뒤집고 묶어서 날라 쌓고 탈곡하고 검불 날리고 자루에 담아 나르고 하는 일은 힘들었지만, 동네 사람들과 함께 해서 즐겁게 했었지요.
지금은 농기계와 농화학제품 덕분에 농부 혼자서 농사를 짓지요.
논에서 벼는 자라지만, 많은 것들이 사라지고 있어요. 논 자체도 사라지고 있고...마을도 사라졌고...
그래서 칠보산 도토리교실에서는 회원님들과 함께 두꺼비논을 경작하고 있지요.
첫댓글 큰 낫으로 베는 논. 시원하게 깎아요. 떡잔치 때 뵈어요
에세이가 있는 사진전시 멋있을 것 같습니다.
백미랑 흑미가 함께 있으니 더불어 사는 논이네요
마무리 정말 잘 하셨네요 햅쌀을 맛보고 싶네요
올해도 마무리는 쇠비름샘. ㅎㅎㅎ 햅살 빨리 맛보고 싶어요~
내년엔 나도 쌀펀드 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