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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 이어지는 국제시장 |
설악신문 [ 2016년03월28일 14시12분 ] 이귀형/거진초교 교장 |
‘국제시장’이 지난해에 우리 가슴을 뜨겁게 하였다. 생각해 보면 우리 가까이 주변에서 보고 들은 친척, 이웃, 부모님의 이야기이기 때문에 그런
것 같다. 먼 그리스 로마시대가 아니고 아프리카 오지가 아닌 우리가 태어나 자라던 상황의 연장선에서 계속 이어가고 있는 그러나 잠시 잊고 살던
근현대사를 정리하여 영화로 예술로 우리에게 다가왔기 때문이라고 본다.
지난 3월 12일(토)에 속고22회 동기들이 한화콘도에서 내빈을
모시고 졸업 40주년 기념식행사를 했다. 많은 친구들의 협조와 노력으로 성황리에 이루어졌다고 모두들 기뻐하였다. 베이비 부머로 태어나 앞만 보고
‘하면 된다’는 신념으로 달려온 산업화 시대의 주인공이 우리가 아닌가? 행사 중에 UCC로 학창시절, 20주년, 30주년 행사장면을 통하여
모교와 고장에 대한 감사의 감동을 느끼게 되었고 멀리서 온 친구의 색소폰 연주에 7080음악을 즐길 수 있어서 모두 즐거워하였다. 더욱이
돌아가신 스승님과 세상을 떠난 친구들의 모습을 보고 세월의 무상함과 삶의 숭고함에 숙연해지기도 했다.
‘세월, 나이’ 따위는 기차를
타고 갈 때 창밖의 풍경이 바뀌듯 늘 바뀌는 우리의 의지와는 전혀 관계없는 장면에 불과한 것이다. 눈가의 주름과 귀밑의 흰머리가 나타나고
대머리가 되어가는 것은 설악산에 단풍이 지고 흰 눈이 쌓여도 늘 설악이듯이 우리의 고고한 신념에는 하등 변함이 없을 것이다. 쉼 없이 바쁘게
달려왔던 일상에서 벗어나 모처럼 친구들을 만나고 스스로를 돌아보는 의미 있는 행사를 하였고 새로운 발전을 다짐하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고
본다. 버나드쇼가 자기 묘비에다가 ‘우물쭈물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지’라고 하지 않아도 우리는 이미 ‘지나간 것에 대하여서는 관여할 수 없고
앞으로도 관여하지 못할 부분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은 알고 있다. 그러나 우리가 숨을 쉬고 있는 한 아직은 아니다.
이제는 ‘어디에
있느냐 보다’는 ‘어디를 향하느냐’가 더 소중하다고 한다. 피천득의 ‘젊음의 예찬’을 읽으며 미래의 푸른 꿈을 가꾸던 속초고의 운동장을 떠
올리며 다시 마음을 가다듬고 내일을 준비하자! 힘찬 색소폰 소리가 들리지 않는가? 어렵고 힘든 분들에게 더 베풀 수 있는 힘과 걱정하는 주변에게
위로의 여유를 안겨 줄 수 있기를 기원하며 다음 50주년에 또 만나 다음의 이야기를 더 이어가자, 친구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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