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이 중국의 챔피언 산동 루넝을 격파하는 것을 지켜보는 일은 즐거웠다. 지난 수요일의 승리로 성남은 AFC 챔피언스리그 8강에 진출하게 됐다. 성남은 그 어떤 팀보다도 출중한 실력을 갖고 있으며 우승에 대한 높은 가능성을 갖게 됐다.
성남을 응원하는 팬이 적다는 것은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다. 솔직히 말해 성남은 더 많은 팬의 응원을 받을 자격이 있는 팀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사람들이 성남을 좋아할 수 있는 몇 가지 묘안을 생각해봤다.
성남을 좋아하는 10가지 방법
1: 종교에 대해서는 잊어버린다.
몇몇 팬들은 사람들이 탄천을 찾지 않는 이유를 ‘시민들이 성남 구단을 소유하고 있는 그룹의 종교적인 배경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사실일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게 대체 무슨 상관인가? 첼시는 매우 의심스러운 방법으로 부자가 된 러시아의 석유 재벌이 소유하고 있는 구단이며, 맨체스터 시티는 인권문제를 끔찍하게 다뤘던 전 독재자의 소유가 될지도 모른다. 이러한 것들이 더 안 좋은 문제가 아닐까?
좋다. 성남은 논란이 되고 있는 통일교의 소유로 되어있는 구단이다. 하지만 킥오프가 되는 순간 11명의 남자들이 상대편의 다른 11명과 공을 놓고 다툴 뿐, 그 밖의 문제는 별다른 상관이 없지 않을까?
2. 노란색을 좋아하는 방법을 배우자
너무 많은 글자가 써있는 성남의 유니폼은 마치 라면 봉지처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노란색이 곧 최신 유행의 색깔이 되지도 모르는 일이다.
브라질도 성남과 비슷하게 파란색 바지에 노란색 상의를 입지만 브라질의 유니폼은 꽤 멋있어 보인다. 반면 성남의 복장은 그다지 멋져 보이지 않는다. 사람들은 이제 노란색을 좋아하는 법을 배워야 할 것 같다.
노란색 셔츠는 보통 그다지 멋있어 보이는 유니폼이 아니다. 노란색 유니폼을 입고 멋있어 보이는 팀이 있던가? 왓포드? 오 노~. 비야레알? 비야레알의 셔츠는 너무 노랗다!
하지만 성남은 노란색 유니폼을 입고도 쿨(cool)해 보일 수 있는 첫 번째 팀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3. 김학범 감독의 진가를 알자
김학범 감독은 K리그에서 가장 멋진 성격을 갖고 있는 사람 중 한 명이다. 김학범 감독을 보면 영화 ‘그때 그 사람들’에 나오는 인물처럼 보이기도 한다.
성남이 산동에 승점 5점을 뒤져있을 때, 나는 김학범 감독에게 전화를 걸어 “성남이 산동을 누르고 조 1위를 차지할 수 있을까요?”라고 물어봤다.
대부분의 감독이었다면 ‘우리는 최선을 다해서 이겨야 한다. 결과는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른다’와 비슷한 이야기를 했을 것이다.
하지만 김학범 감독은 마치 세상에서 가장 한심한 질문을 들었다는 것처럼 쿨하게 한 마디를 던졌을 뿐이다.
“당연하지”
굉장한 답변이었다.
4. 김상식의 플레이를 감상하자
중앙 미드필드 지역에서 김상식의 플레이를 지켜보는 것은 무척 행복한 일이다. 하지만 불행히도 그는 30대로 접어들었고 너무나도 과소평가 받고 있는 인물이기도 하다. 김상식은 극소수의 선수들만이 할 수 있는 일, 경기를 컨트롤하는 일을 해내는 몇 안 되는 선수 중 한 명이다.
내가 김상식을 좋아하는 이유는 김상식이 심플한 플레이들을 무척 훌륭하게 소화해내는 선수라는 점이다. 김상식이 공을 갖고 있을 때면 항상 여유가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는 엄청난 시야를 갖고 있고 패싱 능력 또한 대단하다. 손대호 역시 훌륭한 선수로 발전해 가고 있는데, 그가 김상식의 옆에서 플레이하고 있다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고 확신한다.
5. 경기장 주변을 둘러보자
사실 탄천종합운동장을 최고의 축구장이라고 부르기는 어렵다. 기자석의 경우 의자와 책상이 너무 멀리 떨어져 있어 작업에 불편을 겪기도 한다. 하지만 더운 여름날에 축구를 관전하기에는 꽤 멋진 장소라고 생각한다.
탄천운동장의 한 쪽은 고속도로를 향하고 있어 항상 어디론가 바쁘게 움직이는 사람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반대편으로는 도시의 전경을 바라볼 수 있으며 저 멀리 보이는 산들도 우리의 눈을 즐겁게 한다. 그라운드의 잔디는 항상 아름다운 색깔로 빛나고 있다.
6. 축구를 즐기자
성남은 챔피언스리그 8강에 진출하기 위해 2골 차 이상으로 이겨야만 했었다. 경기가 끝난 후에 그렇게 말하기는 쉽지만 대부분의 K리그 팀들에게는 꽤 어려운 이야기가 될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성남이 해낼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성남은 K리그의 그 어떤 팀들보다도 득점에 적극적이며 모든 기회를 다 살려 공격에 임하는 팀이다.
최성국, 김두현, 모따 같은 선수들은 특별한 장면을 만들어낼 능력을 갖고 있으며 이러한 선수들을 바라보는 일은 전혀 시간이 아깝지 않다.
7. 간식을 빨리 살 수 있다!
관중수가 적은 축구장이 주는 장점 중 하나는 하프타임 때 라면을 사오기가 수월하다는 점이다.
8. 한국을 대표하는 프로팀에 대한 자부심을 갖자
현재로서는 성남이 K리그 최고의 팀이다. 우리는 성남이 K리그의 위상을 높여줄 수 있다는 점에 대해 자랑스럽게 생각해야 한다. 지난 경기가 끝난 후 산동 루넝의 코치는 “성남이 이렇게 강한 줄은 몰랐다”라고 이야기했다.
외국으로 나가면 성남이란 도시를 알아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성남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성남 일화 천마 축구팀이다. 성남 시민들은 성남 일화 천마를 좀 더 응원해 줘야만 한다.
9. 김용대 (the Black Cat)을 감상하자
김용대는 산동 루넝과의 경기들에서 최고의 활약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하지만 그는 꽤 멋진 캐릭터를 갖고 있는 선수이다. 김용대는 마치 존 레논처럼 보이기도 하며 옛 소련의 골키퍼 야신과 같은 복장을 하기도 한다. 나의 부모님도 당신들이 가장 좋아하시던 비틀즈 멤버의 이름을 따서 내 이름을 지어주셨다. 어쨌든 존 레논과 닮은 김용대는 멋있어 보인다.
10. 성남의 풀백들을 감상하자
박진섭과 장학영은 풀백들이 공격에서 얼마나 소중한 역할을 해낼 수 있는지 보여주는 선수들이다. (장학영은 맨유와 뉴캐슬에 뛰었던 키스 길레스피와 너무 닮았다) 이 두 선수들은 공격 진영으로 재빨리 올라가서 상대 수비진을 위기로 몰아간다.
풀백들이 최대한의 속도로 달려가서 미드필더들을 오버래핑 한 뒤 공을 받는 모습들. 이는 축구에서 가장 멋진 장면들 중 하나가 아닐까?
번역: 조건호 (스포츠 전문 번역가)
듀어든 기자님 라면을 무지 좋아하시나 봐요.두번이나 언급하시네요.
성남유니폼이 라면봉지같다니...진라면 드셨나.그럼 서울은 신라면??
첫댓글 5번 7번 공감 ㅋㅋㅋㅋ 탄천은 정말 아름다운 구장...
너무 많은 글자가 써있는 성남의 유니폼은 마치 라면 봉지처럼 보이기도 한다
ㅋㅋㅋ 홧팅~
ㅋㅋㅋㅋㅋㅋ
7번ㅋㅋㅋㅋㅋ 장학영 진짜 물건이던데 저번에 국대에서 긴장해서 삽질만 안했어도
7번 캐공감 ㅋㅋㅋㅋㅋ
장학영 김상식. 정말 성남경기땐 ㅎㄷㄷㄷㄷㄷ
미들에서의 김상식은 뭐 말 다했쬬 ㅎㅎ
듀어든 대단해 역시
1번 빼고 캐공감.. ㄱ-
"감독 휴게실"에서 옮겨 옵니다 2007.05.26 11:41
3번 당연하지의 압박 -_- ㅋㅋ
김상식은 중앙수비보다 수미가 더 어울리기 때문에 중앙수비론 잘못하죠.
왓포드? 오 노~. 이런 .........
3번 김학범... 성남의 독주가 너무 일방적이고 언론조명이 잘 안 비춰지는 곳에서 1등을 하고 있는지라 별로 큰 관심이 없었는데, 경기장 가서 한번 보고 나서 정말 절망이라는 걸 느꼈다. 10명의 필드플레이어가 한 몸과 같이 유기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세트플레이시에는 김두현의 강력한 프리킥이 있다. 정말 홈팀이 질때의 기분치고는 야릇했다. 정말 성남은 강한 팀이다.
이미난 성남팬 ㅋㅋ
근대 김용대 선수를 왜 black cat이라고 한거죠?
종교...
종교할 스포츠랑 무슨관계인지..
통일교...
셀틱과 레인져스도 무슨 종교관련 있지않나... 아일랜드,스코틀랜드관련도 있지만 개신교랑 어디교였더라..
구교와 신교? 셀틱 레인저스 종교 더비는 진짜 ㄷㄷㄷ..
비 기독교 인조차도 '이단'으로 몰아붙이는 건 참으로 우스운 일이긴 하죠... 그런 의미에서 꽤나 공감글.
할렐루야 올라와서 종교더비 한번 펼쳐보지 ㅋㅋㅋ
라면봉지라뇨! 버럭!
김학범=백윤식?????????????????????
"당연하지" 는 진짜 멋진데..
종교더비 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