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녀 만나러 가는길
토요일이다. 장맛비는 멈출 줄 모르고 오늘도 내린다. 다음주까지는 계속된다고 하니 어쩔수 없는일 참고 견딜뿐 다른 도리가 없다. 빗물이 많이 내리니 도랑이 넘치고 냇가,강가도 넘친다.불끝은 있어도 홍수끝은 없다고 했던가? 싹 쓸려 나간 수해현장의 망연자실 처참한 모습에 마음이 아프다. 자연과 인간의 조화로움을 추구하며 이루어낸 인류문명은 코로나,수해등 인간과 자연이 초래한 위기앞에 속수 무책이다.
그러나 이 또한 이겨내리라. 역사의 발전은 끊임없는 도전과 응전의 반복으로 이루어오지 않았던가! 손녀라는 존재는 자식의 자식이니 나의 또 다른 자식이다. 출산 축하금을 몇푼 준비해 가는데, 이는 아가 출산하느라 고생 많았다는 최소한의 마음의 선물일것이다. 아들내외는 집에서 점심을 하자고 한다. 아기혼자 두고 외식할수 없으니,중국음식 시켜서 하자 한다.
비오는 날!! 오랜만에 마주 앉아서 식사를 하는것이 얼마만인가? 청주에 도착했다. 우산 쓰고 택시 타고 갈 준비 한다. 사직동 푸르지오 아파트 301동 4**호. 예전,고교시절 학교 부근이다. 학교자리에 현대 아파트가 들어섰는데 그곳 회사 관사에 살면서 아들녀석 초등학교입학을 했었다. 그러더니 결국 그 부근에서 또 살게 되다니 참으로 인연이 뭔가 생각해본다. 자전거 타고 신나게 달리는 어릴적 아들이 벌써 가정을 이루고 자식을 낳고 나는 이렇게 자식집을 찾아가고 있으니 시간의 흐름은 매정하기만 하다.
아파트에 도착하니 #0401-34**-#이라고 누르니 문이 열린다. 아들 내외와 손녀 하율이와의 두번째 상봉이다. 하률이는 무척 자랐다.5.5키로라고 한다. 한참을 안고 우유를 먹이니 잘도 먹는다. 한통을 들고나서 트림을 시켜야한다고 하니 등을 약간 두드려본다. 새 생명은 이렇게 삶을 시작하고,언젠가 10년,20년후가 되면 어엿한 성인이 되어 자신의 삶을 우리들과 같이 살아갈것이다. 자신만의 인생스토리를 써가면서 자신의 삶을 살아갈것이다.
중국음식을 시켰다. 탕수육,짬뽕,군만두 소주한잔을 건네니 아들녀석이 받는다. 나도 한잔 두잔석잔을 마시고 이내 뚜껑을 닫았다. 며늘 아가야!! 붕어즙을 달여놨으니 먹어볼래?물으니 싫다고 한다.
그러면? 흑염소즙은? 차라리 그게 좋다한다. 한번도 먹어본적이 없지만,먹어본다고 하니 고맙다. 알았다. 택배로 보내줄테니 잘 먹어보려므나. 한숨을 자고나니 벌써 3시 반이다. 며늘에게 봉투를 전해주니 얼굴에 미소를 띄면서 하율아!! 할아버지께 고맙다고 인사해보라고 한다. 다시한번 손녀를 안아본다. 피붙이라는것이 실감나듯이 하율이의 따스한 체온이 온몸에 스며든다. 잘 있거라. 예!! 아들차를 타고 정류장에서 인사를 나눈다.
아빠!! 잘 가요. 응 알써 너도 몸조심하고..
가만 생각하니 지도 아빠인데 나를 보고 아빠라 하니 누가 진짜 아빠인지 헷갈린다. 아무렴,어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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