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어제 경칩날 반세기 전부터 인연을 맺은 교육대학 동기들과 올해 첫 만남을 가졌습니다.
어제 있었던 일인데요.
한 친구가 다른 친구에게 어떤 사람으로부터 이야기를 전해들었나 물었습니다.
그 사람은 아무개 남편인데 친구를 소개시켜 달라고해서 전화번호를 전했다더군요.
그러면서 겪은 바를 덧붙였습니다.
'자기보에게 조금이라도 더기 될 듯한 이는 어떻게든 인연을 맺고자 한다'고...
그냥 소개해 달라면 저라도 소개했을 겁니다.
그러나 소개시켜 달라고하면... 소개를 안 해주었을 텐데...
"서로 모르는 사람들 사이에서 양편이 알고 지내도록 관계를 맺어 주는 일"은,
'소개시키다'가 아니라 '소개하다'입니다.
'시키다'는 "어떤 일이나 행동을 하게 하다."는 뜻으로,
인부에게 일을 시키다...처럼 씁니다.
말도 안 되는 소리지만, 굳이 '소개하다'와 '소개시키다'의 차이를 풀어보면,
'소개하다'는
'갑'이 '을'과 '병'을 서로 알고 지내도록 맺어주는 것이지만,
'소개시키다'는
다른 제3자가 '갑'에게 '을'과 '병'을 맺어 주도록 시키는 겁니다.
내가 다른 사람에게 또 다른 사람을 소개하는 것은,
소개시키는 게 아니라 소개하는 겁니다.
내가 하는 행동을 '한다'고 하지 않고 '시킨다'고 하면 안 되잖아요?
남들 시켜 먹는 게 좋아서인지는 몰라도,
설득할 일도 설득시키라고 하고, 취소할 일도 취소시키라고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냥 주차하면 될 것을, 주차 시키고 온다고 하고,
내공을 전수하면 될 것을, 내공을 전수키시고...
어쨌든지 은퇴후에 여러 강좌를 이어가는 그 친구와
가깝게 지내고자 하는 사람이 있다니 좋은 일이니 소개를 잘 한 것인지 모릅니다.
첫 만남이후 간이고 쓸개고 다 빼줄 것 같았던 잊힌 인연을 생각나게 하더군요.
고맙습니다.
-우리말123^*^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