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 반찬에 김이 나왔더니, 교실에 들어가 보니 여기 저기 김이 날라다니고 있어서 쓴 소리를 했습니다. 내가 너희만할 때는 김도 무척 귀한 거여서 명절 때와 제사 때가 아니면 구경하기 힘든 거였는데 이렇게 먹지 않고 버린 놈들이 누구냐고 화를 냈습니다. 아이들 말이 바람이 불어서 먹기 전에 날라갔는데 바닥에 떨어진 거라 그냥 주워먹기가 곤란했다는 변명입니다.
하기는 요즘 바닥에 떨어진 것을 누가 주워먹겠습니까?
더 얘기를 안 하고는, 나는 김으로 유명한 곳이 고향이라 남들보다 김을 더 많이 먹은 셈이고 지금도 김을 좋아한다고 했더니, 거기 나오는 얘기가 걸작입니다. 선생님 고향이 김해세요? 하고 물어서 처음엔 무슨 말인지 몰랐습니다.
김해는 왜? 김해 김이 유명하잖아요,,,, 이런, 김해 김씨를 먹는 김으로 알고 있었나 봅니다. 내가 김은 광천 김이지 왜 김해 김이냐고 얘기하고 아이들 몇에게 본관을 물었는데 대답이 가관입니다. 너 어디 유 씨라고 했지? 네 버들 유씨입니다.... 또 다른 유씨에게 같은 질문을 했더니 같습니다. 저도 버들 유씨인데요,,,,
이것은 애들 잘못이 아니라 부모 잘못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이들이 초등학교 들어갈 때 쯤이면 자기 가문에 대해서 아버지가 알려줘야 하는데 요즘은 아버지도 잘 모르는다는 얘기를 아이들이 서슴없이 하는 것을 보면 그게 사실인지 아니면 아이들이 자신의 무지를 모면하기 위해서 하는 말인지 알 수가 없습니다.
본관이 어디냐고 물었을 때, 우리 교실이 있는 곳이 본관이 아닌가요? 라도 되묻는 아이들을 보면서 가끔은 어이가 없고 황당해집니다.
時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