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경로는 눈으로 감각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날카로운 눈초리와 달리 따듯한 마음을 담은 눈길도 있다. 우린 사람끼리 부대끼면서 경계의 시선을 많이 받게 된다. 그러다 보니 남에게 보여서 흠이 될 곳은 되도록 감추며 살아간다. 화자도 그런 신체적인 곳이 있었나 보다. 마침 병원에서 진료받아야 하는 상황에서 난감해진 화자가 어렵게 말을 꺼내 자신의 치부를 미리 발설하여 상대방의 시선을 피해 가려 한다. 그런데 간호사는 그런 상황을 많이 경험했을 것이다. 그래서인지 편안하게 받아넘기며 "선생님/ 제 몸도 벗어보면/ 상처투성이인걸요."라며 화자의 불안한 마음을 다독여 준 것이다. 누군가에게 위로받는다는 것은 고마운 일이다. 말의 진정성과 눈빛으로 전달되는 언어가 더없이 따듯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