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7호실 사오정 시리즈 - 1
환자1이 환자 2에게 묻는다.
"삼국 통일한 나라가 어느 나란지 아세요?"
환자2
"거야 왕건이져"
환자1
"아니, 사람 말고, 통일한 나라 말예요.
예를 들자면 고구려, 신라, 백제"
환자2
"거야 고구려죠"
환자1
"그래요? 그럼 고구려는 어디에 있었죠?"
환자2
"거야 한반도 중심지에 있었죠."
환자 3ㅡ4는 터지는 폭소를 참느라 기침이 다 나온다.
개구쟁이 환자1
"그럼 백제는 어디에 있었죠?"
환자2
"거야 북에 있었잖아요?"
환자1
“그럼 백제를 망하게 한 왕이 누구죠?”
환자2
“.....,”
환자1
“거 왜 우리가 책상에 앉으려면 뭘 깔고 안자나요?”
환자2
“거야 걸상이죠.”
환자1
“걸상 말고 다른 말로 뭐라고 하죠?”
환자2
“......,”
환자1
“건 넘어갑시다. 삼천궁녀가 떨어져 죽은 곳이 어디죠? 강 이름이라도……."
환자2
"........"
환자1
"두만강이요? 한강이요? 낙동강이요?"
환자2
"거야 낙동강 이져..구래서 낙동강 오리알 이라는 유래가 생긴 거 아니유?”
환자1
“삼천 궁녀가 낙동강에 떨어져 죽은 거 학실한 거예요?”
환자2
“삼천궁녀는……. 진시 왕이 거느렸다는 소리는
들었어도 빠져죽었다는 소린 아직 못 들었는데요."
여기서 환자 3ㅡ4가 뒤로 넘어지는
바람에 사오정 시리즈 1탄이 끝나 버렸다.
- 607호실 사오정 시리즈 - 2
점심을 먹고 나서 환자1
“산신령이 어디서 많이 나타나요?”
환자2
“거야 산에서지요.”
환자3(나)
“빙고~~정답”
환자1
“아니~ 뭐 웅덩이거나 옹달샘…….”
내가 거들자 신이 난 환자2
“왜요? 산신령이 물귀신도 아닌데.”
환자3(나)
“암 산신령은 물귀신이 아니지 거럼.”
입맛은 쩍 다시던 환자1
“그럼 술집 주모가 뭐지요?
환자2
“거야 주모는 주방장 이져”
환자3(나)
“햐! 오늘 상한가 친다. 질문 질을 좀 올려야 쓰것다.”
환자1이 모빌 폰을 들고 환자2에게 다가갔다.
“이 노래 알아요? 어느 나라 노래죠?”
모빌 폰에서 노래가 흘러나왔다.
“마찌노 아가리가 돗대모 기래이네 요고하마.
부르라이또 요코하마~~”
환자2
“거야 베트남 노래져 베트남 여자가 모자(농라)쓰고 베타고
가면서 손 흔들며 부르는 노래, 베트남은 강이 많잖아요.”
환자1
“좋아요. 그럼 베트남은 몇 개 나라죠?”
환자2
“거야 세 개죠. 월남ㅡ베트콩ㅡ베트남.”
환자3~4가 또 뒤로 넘어지는 바람에 2탄 끝
이러다 병실에 정들겠다.
- 607호실 사오정 시리즈 - 3
환자1
“화학주가 뭔지 아세요.”
환2
“화자가 불 화자 니께……. 거 머시냐.
환자1
“그럼 훈장이 뭐예요.”
환자2
“훈장요? 벼슬한사람 아니오?”
환자1이 환자2를 보고
“당신 꼭 손오공 같소.”
환자3(나)
“아니져. 사오정이겠지.”
환자1
“아! 맞아 사오정……. 사오정이 먼지 아세요?”
환자2
“삼장 나오고 손오공 나오는 것 아니어요?”
환자3(나)
“그럼 그 책 이름이 뭐에요?”
환자2
“거야 ‘손오공’이잖우.”
환자3(나)이 환자1을 보고 타박했다.
“들었죠? 앞으로 손오공 책사서 읽어보시고 질문하셔요.”
기가 꽉 막힌 환자1이 환자3(나)을 보고 말했다.
“교수님은 퇴원하시면 뭘 하실 거예요?”
환자3(나)
“거야 밀랍(벌집)을 녹여 벌통 내부에
발라서 작년에 집나간 년 놈들 잡아들 일거요.
벌통에 밀랍 바를 '롤라' 붓 어디서 팔죠? 농협 자제 백화점?”
그때 환자2가 끼어들었다.
“낙하를 사다가 뿌리면(3,000원 정도)되는데 머더러 번거롭게 칠을 해요.
칼라로도 되고, 효율적이고, 한통가지면 병원 침대 위는 칠 할 걸요.”
환자1이 일갈했다.
“댁은 손을 들던가, 아니면 허락 받고 끼어드세요.”
환자3(나)
“왜 그래요. 나 도움 되라고 이야기 하시는데 계속 해보세요.”
신이 난 환자2
“붓 살려면 돈 들고 ‘신나’를 사서 타야하고 번거롭고 힘들어요.
그러니 낙하 페인트를 사다가 칠하세요. 여기 보세요.”
환자1이 모빌 폰을 열어서 자기 집 대문과
외등 칠한 것을 자랑스럽게 보여주었다.
그때 담당의가 환자를 돌아보러 병실에 들어왔다.
의사 샘께서 환자3을 보고 “통원치료 하세요.”라고
최후의 심판을 내리는 바람에 사오정 시리즈
산실을 뒤돌아보고 또 돌아보며 뇌까렸다.
‘참말로 아까비~~한 달 정도 더 있었더라면
병원 사오정 시리즈 20탄 정도는 충분할 텐데~ㅉ’
*** 집에 와서 군불부터 지피고 뜨거운 구들에
등을 대고 누었더니 무위사 타종소리가 들려왔다.
내가 병실에서 뭘 하고 왔나? 되작이다가 불현 듯..
'내가 무료 하다해서 환자2를 놀리다 오지 않았는가.'
자기 일조차 자기의 생각대로 하지 못하는 인간이 신이
만인에게 평등한 지능을 주지 않았다고 놀려 덴 꼴 아닌가.”
세상에는 나보다 지능이 높은 사람이 부지기 수 일 텐데. 아뿔싸!!!
모빌폰을 집어들고 아이큐 85라고 타박하는 환자1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첫댓글 병실에서 만났던 분들이 떠오릅니다 고장난 육신으로 살짝 주눅이 들어서 인가 한 번 두 번에 정이 들곤 했죠 속엣 말 스스럼없이 털어 놓고 나누고 병실에서 이뤄지는 커뮤니케이션이야 말로 진심이 묻어 나지요 퇴원하면 곧 바로 잊고 말긴 하지만 짧은 순간 오가는 정이란
아랫목에 푹 지져대셔요 뭉쳤던 어혈이 녹작지근하게 ㅎㅎ
넵! 감사합니다. 선생님 말씀 받자옵고 군불 따끈하게 지폈습니다.
바이크가 회관 마당에 닿자마자 연락이 왔네요.
"웰컴 점심 먹으러 갑세다."
퇴원 축하로 바로 소맥 쌍권총 맞고, 아우집에서 자칭 어지러운물 큰병 둘...
바이러스성 병이 아니라 담이라서...담약은 술과 함께 해야 한다네요.
그러니까 맨소래담도 바르고 동지들이 좋다는 치료는 다 해 보았으니 이제 콧노래 부르면 고사리 따로 월출산 오를 일만...ㅎ
이 글을 읽으며 하테스님의 IQ가 엄청 높으시구나 생각햇어요.
이걸 다 기억하시고.
어데예. 이큐라면 모를까. 수술 환자가 웃다가 실밥이 터질 지경이라서 기록했어요.
아이큐는 환자1이 135라고 합디다. 여튼 답글 감사드립니다.
퇴원을 하셨나 보군요~~
저도 여러번의 사고로 병원생활 꽤 했는데
다인실에 있으면 재미있는 분들이 계셔야 시간도 잘 가더라구요~~
병원에서 많은 걸 배웠어요. 반세기만에 귀향 한 하테스에게는 고향의 흐름을 느낄 수 있는 기회였어요.
우수리로 나를 돌아보는 시간도 되었구요. 고들빼기님 답글 감사드립니다.
퇴원 축하 드립니다.
글 쓰는 분들 에게는 매사 모든 것들 거의 다 글 소재가 된다는 걸 다시 한 번 더 느끼게 되는 글 입니다.
어지러운 물은 막걸리인 탁주를 이르는 말이겠지요. ^^
언제였던가 오래 전 울동료 들이랑 지리산 자락으로 생전 처음 고사리 꺾는 체험 참여했던 추억이 생각 납니다.
정말 재미있는 잊히지 않는 추억 중 한 가지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순수수피아 닉을 간단 명료하게 "수피"로 닉을 변경 했습니다. ^^~
'수피' 간당 명료 하군요.
맘에 든 닉은 모조리 앞사람들이 점유하고 있더군요.
허긴 6만명 가까운 회원님들이 작명 하셨으니 오죽하겠습니까.
저승 명계를 다스리는 신 이야기를 쓰다가 하테스를 쳤더니 바로 오케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