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찾아가는동주민센터의 사업은 복지, 보건, 마을, 행정혁신 등으로 나뉩니다.
그중 마을사업은 총 4개의 사업(주민공동체 활성화, 마을기금, 마을계획, 마을활력소) 중 한개를 동주민센터에서 수행하고 있습니다.
주민공동체활성화 사업은 3인 이상의 주민모임에 예산을 지원하여 다양한 프로그램을 수행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마을기금은 주민들이 직접 마을의 필요한 공적기금을 마련하는 사업이고,
마을계획은 주민들이 직접 마을의제를 발굴하고, 공론화하여 마을계획을 세우고, 직접 실행/해결해 나가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마을활력소는 동주민센터를 중심으로 주민들이 모일 수 있는 커뮤니티공간을 만들어가는 활동입니다.
저는 올해7월부로 마을사업전문가로 마을계획사업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주민 100명을 모여 다양한 의견을 조율하고, 실행해나가는 일이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주민을 모으고, 주민조직화를 해나가는 모든 과정, 처음부터 체계를 만들어가며 사회복지사로서 고민했던 과정들을 기록에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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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마을계획사업의 방향 설정
- 마을계획사업은 주민들의 다양한 의제를 공론화하고, 실행해가는 과정으로 로스만의 social plan 모델을 적용하여 실행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 지역사회복지론에서 공부한 갈등이론을 항상 염두하며, 주민 관계를 두루 살펴 갈등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사업을 기획, 설계해 나갔습니다.
- 마을계획사업은 서울시정사업입니다. 서울시장이 바뀌면 끝날 수 있는 사업인 것입니다. 그래서 마을계획사업이 종결되고 난 이후를 항상 염두합니다. 지역사회의 힘을 기르는 일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 서울시에서는 마을계획사업을 통해 사회적관계망이 늘어나는 것을 평가지표로 설정하고 있고, 연구분석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하여 많은 예산을 들여 주민들이 친해질 수 있도록 워크샵을 하라고 권장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주민을 대상으로 많은 교육을 진행하라고 하는데, 교육은 꼭 주민들의 관계가 좋아질 수 있는 프로그램을 넣으라고 제시하고 있습니다. 연구조사지를 보면 단순히 주민관계가 늘어나는 것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습니다. 그러나 사회복지사로서 마을계획사업을 구실로 어떤 관계를 만들 것인가를 깊이 고민하게 됩니다. 서로 느슨한 관계, 서로 지킬 것은 지키는 관계, 약자가 공생할 수 있는 관계를 만드는 것을 염두해두고 주민조직화를 진행하였습니다.
2. 마을계획단의 모집
- 보통 새로운 직능단체가 만들어지면 기존 동행정에 연결되어 있는 주민들이 이름을 올리게 됩니다. 소히 "주민 돌려막기"가 진행됩니다. 그러나 이부분을 철저히 지양하였습니다. 동행정에 깊숙히 관여되어 있는 분들보다는 새로운 주민들을 발굴하고, 새로운 주민들이 기존 직능단체로 들어가서 마을을 건강하게 변화시키는 역할을 마을계획단이 하길 바랬습니다. 지속성이 담보되지 않는 직능단체이기 떄문이기도 하고, 기존 직능단체들과의 관계형성에도 득이 될 것이라고 판단하였습니다.
- 동주민센터를 자주 이용하는 주민들, 주민자치프로그램을 이용하는 주민을 대상으로 홍보하지 않았습니다.(주민자치프로그램 이용자를 대상으로 했으면 금방 모았을텐데...) 주요 대상을 젋은 학부모, 마을에 숨은 리더들을 발굴하기 위해 열심히 걸어다녔습니다.
- 마을계획단100명을 모집했습니다. 새로운 주민이 88명이 모집이 되었습니다. 놀라운 성과였습니다. 정치인을 비롯하여 모든 분들이 놀러워 했습니다. "아니 어떻게 저 지역에서 저렇게 많이 신청했지?" 라는 반응이 대다수였습니다.
- 모집하는 과정에 모든 분들에게 직업을 묻지 않았고, 주민들끼리도 직업을 공개하지 않도록 권유하였습니다. 약자가 공생하기 위해선 서로 직업으로 인한 차별이 없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서로 주소지도 공유하지 않도록 했습니다. 임대아파트단지, 일반아파트단지, 일반주택 등등 어떤 곳에 사는지에 따라 차별을 경험하지 않도록 계속 주민들에게 주의를 드리고, 조정을 해오고 있습니다.
3. 마을계획단 조직화
- 주민들이 마을계획사업과 마을계획단에 관심을 가지게 하려면 작은 것부터 다양한 성공경험을 느낄 수 있도록 해야한다곡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주민의 의견이 반영되고, 실행되어가는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 마을계획단 발대식을 마을축제로 기획하되 주민들과 함께 기획하였습니다. 마을계획단 참가신청해주신 모든 분들을 대상으로 발대식과 마을축제를 기획할 분을 모집했습니다. 10명이 자발적으로 신청해주셨습니다. 이들과 함께 날짜, 장소, 시간, 행사 내용, 진행방법 등 모든 것을 함꼐 이야기 나누었습니다.
- 참여하신 주민들의 의견을 모두다 반영하진 못하였으나, 85% 이상 반영된 행사가 진행되었습니다. 참여한 주민들도 너무 좋아하셨고, 기획에 참여하신 분들도 너무 즐거워하셨습니다. 축제가 성대하게 마치고 난 이후 주민들이 큰 성취감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점차 모임이 수월해졌습니다.
4. 지역사회의 힘을 기르는 일. 최초의 동단위 민관학 거버넌스 "사이마을협의체" 구성
- 서울시에서 제시하고 있지도 않고, 누가 하라고 해서 한것도 아닙니다. 마을에 배정된 첫날 지역에 있는 복지관을 먼저 찾아갔고, 지역에서 일해온 사회복지사와 함께 상의하며 생각하게 된 아이디어 였습니다.
- 지역에 있는 모든 복지기관, 학교 들을 찾아갔고, 장학사도 무턱대고 연락하여 도움을 요청하였습니다. 마을계획사업이 진행되는데 이 사업이 종료되더라도 지역사회의 힘이 길러지고, 지역사회에서 마을계획으로 모인 다양한 주민의 역량이 이어질 수 있도록 지역의 기관들이 힘을 합치자고 제안하였습니다. 많은 기관이 힘을 합치게 되었고 7개의 기관이 협약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 복지생태계, 지역사회의 복지생태계를 만드는 일이 "동단위의 마을협의체"를 만드는 일이라고 생각하였습니다.
- 현재 다양한 마을의제를 공유하고, 주민교육과 공동행사 등을 기획하며 본격적인 활동이 진행중이며, 마을계획사업을 수행하는데 든든한 우군을 얻게 되었습니다.
5. 기타
- 주민들의 가능성과 역량이 엄청나다는 걸 느낍니다. 주민들이 지역의 다양한 마을의제와 복지 문제를 해결해 나가도록 도울 예정입니다. 그리고 예산, 돈을 목표로 하기 보다는 지역사회에 있는 자원을 활용하고, 느슨한 관계를 통해 약자에게 다양한 사회적지지체계가 만들어질 수 있도록 사회복지사답게 마을계획사업을 운영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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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밤. 그동안의 일들을 두서없이 정리하며.
첫댓글 와~ 추창완 선생 놀랍습니다,
어떤 뜻으로 무엇을 어떻게 했는지 이야기하니 잘 와 닿습니다.
마을사업전문가의 일이 어떠할지 궁금했는데, 추창완 선생이 한 일에서 큰 희망을 보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할 수 있구나~ 이렇게 하면 되겠구나~ 싶습니다.
고맙습니다. 응원합니다.
글로 다 표현하시지 못한 어려움과 즐거움이 있으셨으리라 추측됩니다. 먼저 문두드리시고 세심히 살피시는 노력이 고맙습니다. 앞으로도 기대됩니다. 게시판에 종종 소식 알려주세요^^
주민모임연합사업 담당자입니다 글 참고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