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이 이모가 sbs에서 최초 방영된 것이 벌써 10년도 넘었지 싶습니다. 보신 분들도 많겠지 요. 저는 옥이 이모를 중간부터 보았습니다. 그러다 imf 시절 아침 푸로에서 재방송 방영했습니다. 이것도 처음엔 몰랐으므로 중간에서부터 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퇴근해서 예약 녹화한 옥이 이모를 보면서 영락없이 제가 어릴 적 경상도 농촌 풍경을 그대로 그렸다는 생각을 하곤 했습니다. 하필이면 제목에도 왜 ‘옥이’가 들어갈까요. 이 연속극 이후는 꾸준히 테리비 연속극을 본 적은 없으므로 이 연속극이 제 마지막 연속극이라 할만하고 이렇게 감명깊게 본 연속극은 이전이나 이후에도 없습니다.
옥이이모는 상구라는 꼴머슴에 눈에 비치는 밀양 근처의 한마을에서 사람들의 희노애락을 그린 연속극이었습니다. 아래 동영상의 첫머리에 경북 ‘청도’라는 용어가 나오고 철길을 따라 걸었다는 말이 나오는데 청도에서 철길이 난 곳은 남쪽으로 ‘유천’과 ‘밀양’입니다. 유천은 다방하기가 작은 작은 마을이므로 유천일 가능성은 멀어지고 밀양으로 보여집니다. 즉 이 극작가의 고향은 경남 밀양 쯤되는 모양입니다. 이 연속극의 내용으로 보건데 극작가가 성장 시절에 직간접적으로 경험한 내용이라 보여지기 때문입니다. 경북청도는 아직도 낯익은 도시입니다. 지금이나 옛날이나 행정구역 크기는 군(郡)으로 작은 도시입니다. 청도에는 소싸움이 유명하고 특산물로는 복숭아가 있습니다. 작년에 청도에 갈 일이 있어 일부러 복숭아 한 박스를 사가지고 열차에 싣고서 일부러 가져왔는데 청도 복숭아는 맛이 있습니다. 또 옛날 먼 옛날에 어떤 여자가 청도 ‘복숭아아가씨’로 ‘뽑힐 뻔’했던 유서깊은 과일이기도 합니다. 현재 이 여자는 경기도 의왕시에서 열심히 쏟두껑 운전을 하면서 살고 있다합니다.
꼴머슴 상구가 있는 친척집은 옥이이모처럼 다정한 분과 미순이라는 데리고 온 여자 아이와 살고 있습니다. 이 집도 살기가 어려워졌는지 미순이를 다른 지에 수양딸로 보내버리는데 미선이는 ‘청도 철길’을 따라서 50리 길을 걸어서 상구가 살고 있는 그집으로 다시 돌아옵니다. 수양딸로 속이고 데리고 간 집에서 받은 설움을 안고서...
옥이 이모는 처음 부분은 내용을 모르지만 추정하건데 옥이가 자기 집의 맏머슴 아들과 사랑을 하게 되었던 모양입니다. 그러나 얄궂은 운명으로 그 남자는 요절을 하게되고 잊지못할 하룻밤 첫사랑의 추억만 남습니다. 그러다 읍내 산림계의 성주사의 프로포즈로 성씨 문중으로 시집을 가지만 시어머니에게 모진 설움만 당합니다. 설상가상으로 처음 본 손자도 이전 첫사랑 남자의 아이였지요. 콩심은데 콩나고 팥심은데 팥난다더니 씨다른 애가 옥이의 앞날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웁니다. 또 진심으로 그녀를 감싸주던 남편마저도 얼마 안있어 세상을 떠납니다. 희망이 절벽이고 적막강산의 처지에서도 옥이는 시어머니와같이 시장에서 국수 장사를 하면서 꿋꿋이 살아갑니다.
한많은 인생을 살고 있는 옥이이모와는 달리 상구는 자라서 직장인이 되고 미순이는 근처에서 다방을 열어 마담이 됩니다. 상구는 미순이에게 연민의 정과 사랑의 감정을 느끼지만 입싸게 섣불리 말을 하지 않습니다. 결국 미순이가 간접화법으로 말을 꺼내게 되고 상구는 미순이게 청혼을 하게 됩니다. 이것이 요 아래의 동영상입니다. 화면이 오래되서 화질이 떨어집니다. 과거의 경상도 남자들은 서울남자들처럼 멋있게 청혼을 할 줄 모릅니다. 저 역시 젊은 시절 마눌에게 정식으로 청혼한 일이 없습니다. 이심전심으로 말이 된 것이지요.
옥이 이모가 시발 택시를 타고 성씨 문중으로 떠날 때 상구는 골목길을 뛰어나가면서 이모를 봅니다. 이모가 도살장에 끌려가는 송아지 모양 긴장된 모습으로 보입니다. 상구만이 유일하게 이모 마음을 이해하는 소년이었습니다. 그리고 옥이 이모가 자기를 가장 귀여워했다는 것도 깨달았습니다.
상구는 마당 평상에서 이모가 별을 보며 들려주던 노래를 되새깁니다.
♬해저무는 밤하늘에 별이 삼형제/ 반짝반짝 정답게 속삭이더니/ 웬일인지 그 별은 보이지 않고/ 남은 별만 둘이서 눈물 흘린다'
첫댓글 저도 참 재미있게 본 드라마에요. 생각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