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신문] 2020년도를 마무리하는 세밑에 고양시 도시 발전의 전기가 될 반가운 소식이 이어졌다. 먼저 특례시와 관련된 내용을 담은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이 12월 9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였다. 이 개정 법률에 따라 고양을 비롯한 수원 용인과 창원 등 인구 100만 이상의 4개 대도시는 특례시로 올라섰다. 1년 뒤인 2022년 1월이면 기초자치단체 지위는 유지하면서 행·재정적 권한이 기존보다 폭넓게 될 특례시가 출범된다. 그 동안 고양시자치분권위원회 위원들과 특례시 지정을 위해 여러 활동을 해 왔던 터라 더욱 감회가 새롭다.
본디 특례시 요구는 도시가 커졌는데도 행정 처우는 오히려 떨어진 데서 비롯되었다. 알다시피 고양시 인구는 108만명으로 울산광역시 114만명에 버금간다. 이렇게 인구 규모는 광역시급으로 커졌는데도 몇 만의 지방 소도시와 똑같은 자치제도와 재정구조를 적용하여 왔다. 108만 대도시에 걸맞은 옷이 필요한데 현실은 작은 옷에 몸을 맞추라는 식이었다. 무엇보다 인구 규모가 커지면 그만큼 재정이 늘어나야 할 것이다, 그런데 비슷한 인구수에도 재정 규모는 광역시 절반도 미치지 못했다. 그만큼 상대적으로 시민들에게 행정 지원과 복지 혜택이 미흡했던 것이다. 따라서 특례시가 제대로 운영되려면 무엇보다 조세 구조 개편에 따른 재정 확대가 으뜸 과제가 될 것이다.
도시가 커질수록 자치행정 또한 복잡하고 대규모 집행 사업이 많아지게 된다. 하지만 현재 시군구 단체장의 권한과 행정은 그 규모와 상관없이 전국 모두 획일적이다. 적어도 특례시 만큼은 광역자치단체인 도단위와 행정이 분리되지는 않더라도 위임사무는 독자적인 권한을 부여해야 할 것이다. 상당 부분의 위임 사무는 도가 아닌 중앙정부와 직접 상대하고, 재정 및 인사권에서 일반 시보다 좀 더 재량권을 가져야 마땅하다. 대표적으로 도시 기본계획 수립이나 주택 건설, 도시 재개발과 같은 중장기적인 도시 발전과 관련된 영역에서 자치권이 확대되어야 한다.
고양시 등 4개 대도시는 특례시 입법을 통해 자치 분권을 실현하여 도시 발전을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번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에 포함된 특례시 관련 내용은 그 수준에 못 미치고 있다. 현재까지는 특례시라는 명칭이 법 구절에 명시된 것 외에는 구체적인 사항이 빈약하다. 거기다가 지방자치법 개정안에 “특례시 지정에 따른 다른 자치단체의 재정과 시·도 사무 권한을 침해해서는 안 된다”는 단서 조항까지 붙여 두었다. 4개시를 제외한 다른 시군의 문제 제기와 반발을 잠재우기 위해 타협을 하려다 보니 그랬을 것이다. 하지만 국가적인 과제인 국토 균형 발전이나 지방도시 소멸 위기가 급박한 상황에서 첫 술에 배부르기는 어려운 법이다. 우선 고양 특례시라는 발걸음을 뗀 것만 해도 의미가 크다.
앞으로 특례시가 시행되려면 1년여 동안 대통령 시행령을 제정해야 하는 시간과 절차가 남아있다. 특례시 법률이 기대만큼 충족되지 않았다 해도 그 한계 안에서 충실하게 내용을 준비하고 문제를 풀어가야 하는 것이다. 특례시가 허울만이 아닌 실질적으로 도시 균형 성장과 자치 분권을 실현할 수 있도록 시행령을 제정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시와 민간의 협치기구를 발족하여 특례시의 실질적인 자치권을 확보할 방안을 찾아 시민들의 의사 결집을 이루어내야 할 것이다. 사업 추진 과정도 4개 대상 도시가 연대해야 효과적이며 다른 시군의 반발을 줄이려는 노력도 뒤따라야겠다.
특례시에 이어 또다른 겹경사 소식은 ‘미래교육지구’ 지정이다. 고양시는 지난 연말에 교육부가 주관한 ‘2021 미래형교육자치 협력지구사업’에서 ‘신규 지구’로 선정되었다. 지난해부터 시작한 교육부의 미래교육지구사업은 지자체·교육청이 공동협력센터를 구축해 지역 특성에 맞는 프로그램 개발 등 학교혁신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지난해 선정된 10개 지구를 포함해 내년에는 전국에서 총 22개 지구 규모가 운영된다. 아이들이 행복하게 자라는 도시라야 희망과 미래가 있고 그 일은 바로 교육에서 시작된다. 그런 면에서 고양시가 교육협력사업을 선도적으로 펼쳐 교육도시로 자리잡은 시흥시. 오산시, 화성시와 나란히 지정되었다는 점에서도 그 의미가 크다.
새해가 밝아오면 사람들은 새로운 소망을 품고 손모아 기도한다, 2021년도 고양시는 어떤 꿈을 꾸며 새해를 맞이할까. 바라기는 새롭게 덧입는 고양 특례시가 시민들 삶의 질을 높이는 복지 실현과 시민중심 자치분권도시로 도약하는 발판이 되었으면 한다. 나아가 내실있는 미래교육지구 사업으로 아이들 키우고 가르치기 좋은 도시, 그래서 사람들이 찾아들고 오래 살고 싶은 고양시로 활짝 비상하기를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