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를 떠나 보내며
그대가 떠나던 그날 밤
큰 별 하나 사라지듯
하늘도 뇌성벼락 치더이다
오래 오래 건강 유지해서
술벗 하자더니
맑은 하늘에 벼락치듯
웬 날벼락입니까
까까머리 고교 시절
나에게 술 배우던 모습이
엊그제 같은데
유명을 달리 하다니
도대체가 믿어지질 않습니다
좋은 성우가 되기 위하여
그대는 날마다 뒷산에 올라
몇 시간씩
피나는 발성 연습을 하였지요
그 결과 홍두깨 선생의 발성은
그대 노력이 일궈낸
정상의 극치였지요
전국을 홍두깨 선생으로
열광의 도가니에 몰아넣고서도
그대는 한 눈 팔지 않고
노력에 노력을 더하였지요
난 일찍이
그대의 인간성과 성실함과 진실함에 반하여
그대의 중매를 선뜻 나섰지요
그대의 선배로서 또한 중매쟁이로서
오랜 세월 끈끈한 교분을 쌓아온 세월이
주마등처럼 펼쳐지는데
그대를 먼저 떠나 보내는 마음
어찌 말로 헤아릴 수 있겠습니까
KBS 성우극협회의 기금을 마련해야 한다며
시와 음악이 있는 밤을 착안하여
자신보다는 모두를 위해 살았던 그대
시와 음악이 있는 밤을 함께 하던 시간이
바로 엊그제 같은데
그대 먼저 훌쩍 가버리다니
저승에서는 다신 가학 프로에 나가지 않길
그대 먼저 떠나 보내며
나는 큰 깨달음을 얻었답니다
살아 있음에 교만하지 않고
겸손해야 한다는 사실을
내년 시와 음악이 있는 밤엔
그대가 세상에서 제일 사랑하는 아내
전명희의 시를
그대의 세영, 주영, 두 아들 앞에서
그대의 음성으로 낭송하겠다는 약속
그 약속을 어찌하고
먼저 갔단 말입니까
한이 많겠지만
이왕 가는 길
극락으로 왕생하소서
그리하여 그곳에서 먼저 터를 닦고 있다가
후에 그곳 뒤따라가면
이승에서 못다 한 이야기 나누며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한번 대취해봅시다
혹 그곳에서
그대의 사랑하는 아내
전명희를 다시 만나면
그곳에선 영영 이별하지 않을
중매를 다시 서리라
사랑하는 그대여
우리의 뇌리에서 영영 사라지지 않을
그대의 음성
홍두깨 선생이여
부디 부디 편히 잘 가시라
사랑하는 그대여
뒤늦게 알았지만 케이비스에서 장정진님에게 공로상을 주셨다하네요...
아무튼 이은주님 자살소식듣도 생각난게 장정진님이라서 기사를 쭉 살펴보니 이런시가...
요즘 연예게 인재들 갑작스럽게 떠나가는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