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임을 할 때마다 이런 생각이 들어요. '참 미스테리하다..'
아마 다른 어디를 가도 주변인 같은 모임은 찾아보기 힘들 겁니다. 그도 그럴 것이, 멀리는 98부터 가까이는 15학번까지 10년이 넘는 차이를 가진 사람들이 모일 수 있다는 건 참 대단한 일이죠. 동창회와는 그 성질이 아예 다른 것이니까요.
앞으로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알 수 없지만, 지금까지 이렇게 온 것만으로도 대단하구나..싶어요.
2016년 첫 모임이 저번 주 토요일(20일)에 있었어요. 태국에서 방황중인 김동민님의 출국 일정에 맞추어 모이게 되었더랬죠. 덕분인지 오랜만에 보는 얼굴들도 있어서 참 좋았어요.
이번 모임에 참석하신 분들은..
A팀: 김동민, 백순우, 류승희, 윤준필, 구본만
B팀: 권오승, 이대희, 문성현, 주세호, 서용진(or본인)
매니저: 전제현 / 손님: 서용진
경기방식: 5on5 풀코트, 100point
후기답게 농구를 하면서 느낀 몇 가지를 먼저 이야기 해 볼까요?
1. 농구는 역시 높이 싸움
- 김동민&백순우의 프론트코트진은 공수양면에서 압도적인 위력을 발휘하죠. 전형적인 블루워커 스타일의 김동민님과 스포에 가까운 공격력을 가진 백순우님의 조화는 그야말로 어마무시했어요. 두 사람의 연계플레이도 훌륭했으며, 특히 리바운드부터 시작된 지배력은 경기 내내 유지가 되었어요. 그 막강한 트윈타워를 상대로 주세호님이 버텨주는 모습도 인상적이었습니다.
2. 누구도 권오승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어
- 밖에서 경기를 보는 내내 했던 생각입니다. 앞선에서 끊임 없이 상대를 압박하고, 뒷선에선 도움수비를 해주니 골밑이 그렇게 털려도 경기는 대등하게 진행될 수 있었어요. 경기는 시종일관 A팀이 압도하는 모습이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스코어는 B팀이 앞서는 모양이었죠. 그게 가능했던 요인은 5할 이상이 권오승님, 그리고 문성현님의 수비에 있지 않았나 싶어요.
3. 외곽이 없으면 경기가 빡빡해
- B팀이 편하게 갈 수 있었던 요인은 외곽 및 미들이 있었다는 거죠. 그 두 가지 옵션이 없는 팀은 공격이 골밑에 집중되다보니 상대적으로 되려 수비하기 편한 모양새가 되어버리죠. 공격도 빡빡해지고요. 실제로 윤준필님의 미들이 들어가기 시작하니 경기가 제법 흥미로워졌어요. 그런 면에서 경기 중 류승희님의 외곽부재가 좀 아쉬웠습니다 .
4. 100점 내기는 전통이 되나?
- 주뚱님이 항상 부르짖는 100점 내기가 두 번째로 진행되었죠. 순수 플레잉 시간이 2시간 가까이 되다보니 다들 힘들어하는 모습이었지만, 어째 또 꾸역꾸역 100점을 찍어내는 걸 보면 계속 그렇게 해도 되겠다 싶더라고요. 회원들 평균 나이가 30에 육박하기 전에 열심히 해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후기는 대략 이 정도로 마무리하고, 몇 가지 사족을 붙여보면..
이번 모임은 저녁까지 이어졌어요. 그도 그럴 것이 농구 경기 후에 저 남쪽에서 이성훈님이 합류하셨더랬어요. 같이 농구를 못 한 건 아쉬웠지만 오랜만에 얼굴 봐서 참 좋았죠.
경기 후 점심 식사를 하고, 사우나에서 제법 오래 몸을 풀며 묵은 이야기들을 나누었어요. 사우나 후 이성훈님이 합류하여 바로 저녁을 먹고, 럭셔리 하게 이디야 커피에 가서 아메리카노와 함께 시간을 보냈더랬죠.
그 후 술집에 갔던가요? 가볍게 맥주 일잔으로 헤어짐의 아쉬움을 달래고, 몇몇은 되도 않는 당구를 한답시고 당구장에서 시간을 보내다 이태규님의 합류로 치맥부터 PC방 포트리스 대전까지 소위 빡~~쎈 하루였습니다.
덕분에 다음 날까지 거의 그로기 상태가 되었지만, 마음만은 여유있던 시간이었어요.
새해가 되었어요. 다들 각자의 자리에서 열심히 살아왔고, 또 계속 그렇게 달려가겠죠. 누구는 선생님으로, 누구는 누군가의 아빠로, 누구는 시험준비로, 누구는 예비 군인으로 말이죠. 세상 참 각박하죠. 살기 힘들어요. 서로가 서로에게 힘이 되는 것까진 바라지 않아요. 다만 우리들만큼이라도 서로의 삶을 바라보고, 또 응원하는 것 정도는 할 수 있지 않나 싶어요.
모두 행복하자고요.
첫댓글 즐거웠어요 참 ㅋㅋ 형님들 오셔서 즐거운 시간 가지셨네요 다음에는 반갑게 뵙겠습니다 태규형님 성훈형님~~
간만에 재밌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