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가평군 청평댐에서 남이섬 방향으로 강변길을 따라 10㎞ 쯤 가다 보면 왼쪽으로 하얀 집들이 옹기종기 들어선 마을이 나타난다. 가평군 청평면 고성리에 자리 잡은 프랑스식 전통마을 ‘쁘띠 프랑스’다. 총 부지 면적이 11만7357㎡인 이 마을에는 현재 모두 16가구(34실)가 들어서 있다. 각 가구마다 제각기 다른 이국적인 외관을 뽐낸다.
한국 속 작은 프랑스농촌 … 이국적 분위기 만끽
쁘띠 프랑스를 개발한 신광페인트 한홍섭 사장은 20여년 전 일본에서 유럽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곳을 우연히 방문했다가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국내에도 외국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곳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어떤 문화를 선택해 들여올 것인지 고민하며 유럽을 50여 차례 오갔다. 그러다 프랑스 전통 가옥에 매료됐다. 설계는 건국대 건축공학과 강병근 교수가 맡았다. 강 교수는 프랑스 전통 주택 건축방식을 충실하게 재현하기 위해 프랑스 건축가인 도미니크 드 라베르니(Dominique de LAVERGNE)에 자문을 많이 구했다. 설계, 디자인, 건축, 완공에 이르기까지 7년여의 세월이 걸렸다.
이렇게 해 서 태어난 곳이 바로 ‘쁘띠 프랑스’다. 이곳은 지난 7월 완공된 뒤 청소년 수련원으로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각 가구의 내부 구조는 주택과 똑같이 꾸며져 있다. 침실, 주방 등이 갖춰져 주거용으로도 손색이 없다. 재미 있는 것은 34실 모두 구조가 다르다는 점이다. 부지 여건에 맞춰 건물을 지었기 때문이다. 16개 동의 건물 형태가 모두 다르니 내부 공간도 제각각이다. 어느방에선 누워서 밤 하늘의 별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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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건물 하나하나에 개성이 넘친다. 각 주택은 경사지를 그대로 살려 어느 곳에서든 마을 앞의 호수를 볼 수 있도록 배치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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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3 청소년 수련원으로 이용 중인 침실과 거실. 대부분 자재는 프랑스 전통가옥에 쓰였던 것을 공수해 와 재활용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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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단지 조경에서도 세심한 배려가 엿보인다. 이 곳에는 모두 27종의 야생화 씨앗이 뿌려져 있다. 사계절 내내 서로 다른 꽃이 피고 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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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주택전시관 오른편에 있는 갤러리. 각종 모형과 그림, 캐릭터 등이 전시돼 있다. |
하프팀버하우스 반(半) 목조주택
하프팀버하우스는 반(半) 목조주택이다. 건축 구조상 우리나라 전통 한옥과 유사하다. 주택의 뼈대를 이루는 나무 기둥과 보를 외부로 노출시킨다. 사람의 몸에 비유하면 기둥은 척추에 해당하고, 보는 빗장뼈로 볼 수 있다. 이 뼈대 사이는 벽돌, 돌, 회벽으로 채운다. 기둥과 보가 고스란히 드러나기 때문에 목재의 수려한 질감을 즐길 수가 있다.
이 건축 공법이 발달해 오늘날 미국식 ‘포스트 앤 빔’(post&beam·기둥-보 구조) 방식의 목조 주택이 됐다. 기둥-보 구조방식의 목조주택 건축 사례는 국내에 아직 드물다. 주로 교회나 수련원, 기업 연수시설 등으로 가끔 지어질 뿐이다. 건축비는 천차만별이다. 유통 과정에 따라 자재의 가격 차이가 많이 나기 때문이다. 대부분 자재를 외국에서 들여다 쓰는 관계로 환율 영향도크다. 일반적인 목조주택의 건축비인3.3㎡당 300만∼330만원보다 30∼40%가량 비싼 것으로 보면 된다.
| 설계가 강병근은 건국대 건축공학과 강병근 교수는 국내 장애인 시설 건축의 1인자로 꼽힌다. ‘정신지체장애인의 천국’으로 불리는 경남 거제도의 ‘애광원’이 바로 그의 작품이다. 1980년 건국대에서 대학원을 마친 뒤 독일로 건너가 베를린공과대학교에서 공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주요 설계 작품으로 한려해상공원 외도 문화시설, 정신지체인 Group Home 거제 성빈하우스, 제주 한라산 리조트, 성산동 나눔교회 등이 있다. 국무조정실 장애복지발전 계획수립 기획단 민간위원, 국토해양부 설계자문위원회 위원, 한국도시철도공사 설계자문위원 등을 역임했다. (02-450-344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