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Daum
  • |
  • 카페
  • |
  • 테이블
  • |
  • 메일
  • |
  • 카페앱 설치
 
은사골 메아리
카페 가입하기
 
 
 
카페 게시글
삶의 쉼터 스크랩 한 여름의 꽃, 팥빙수
ysoo 추천 0 조회 84 16.07.11 23:01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



한 여름의 꽃, 팥빙수




“짜증 나는 일은 많고 스트레스 받는 일도 많고, 온몸이 끈적거릴 만큼 더운 여름날, 팥빙수나 과일빙수 등으로 확 날려버리는 것, 살맛 나는 일 중의 하나다.”


여름이다. 가만히 앉아 있어도 땀이 줄줄 흐른다. 여름이면 특히 생각나는 먹거리로 빙수를 빼놓을 수 없다.

이 땅의 유명한 가수인 윤종신은 팥빙수를 소재로 한 노래를 만들어 전 국민을 열광시키기도 했다. 요즘은 빙수 체인점까지 생겨 사시사철 빙수를 맛볼 수 있다.


우리나라가 특히 더워져서 빙수점이 인기를 끄는지, 사람들마다 열 받을 일이 더 많아져서 시원한 빙수를 찾는 것인지는 알 길이 없다. 그러나 수년 전부터 생기기 시작한 한 빙수점은 체인점을 수백 개나 개설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이처럼 많은 사람이 찾고 있는 빙수는 언제부터 먹기 시작했을까. 우리 모두의 백과사전인 위키백과를 열어보면 다음과 같이 기록되어 있다.


“빙수의 유래는 기원전 3000년경 중국에서 눈이나 얼음에 꿀과 과일즙을 섞어 먹은 것에서 비롯되었는데, 이탈리아의 마르코 폴로의 『동방견문록』에는 중국 베이징에서 즐겨 먹던 'frozen milk'의 제조법을 베네치아로 가져가 전했다는 기록이 있다.

서양에서는 기원전 300년경 마케도니아 왕국의 알렌산더 대왕이 페르시아 제국을 점령할 때 먹었다는 설도 있는데, 병사들이 더위와 피로에 지쳐 쓰러지자 높은 산에 쌓인 눈에 꿀과 과일즙 등을 넣어 먹었다고 한다.

또 로마의 정치가이자 장군인 카이사르는 알프스에서 가져온 얼음과 눈으로 술과 우유를 차게 해서 마셨다고 한다. 한국에서는 조선시대에 서빙고의 얼음을 관원들에게 나누어 주자 이것을 잘게 부수어 화채 등을 만들어 먹었다는 기록이 전한다.”


빙수가 우리나라에서 시작된 것이 아니라 해서 섭섭해하지는 말자. 어디서 시작되었든 맛나게 먹기만 하면 그만이다.

이 빙수에 고명으로 팥을 얹은 것이 팥빙수다. 팥은 콩과 식물이라 20%가 단백질로 구성되어 있어 예로부터 밥에 같이 넣어 먹거나 팥 시루떡, 동지팥죽, 팥빙수, 단팥빵 등 다양한 곳에서 다양한 형태로 사용되면서 우리 식탁을 풍성하게 했다.

이 팥에는 해독작용이 있다. 더구나 색깔도 검붉어서 동짓날 액운을 물리치기 위해서 팥죽을 먹는 풍습이 있었다. 한동안 팥을 이용한 ‘팥 다이어트’란 것이 유행했는데, 팥의 이뇨작용과 풍부한 식이섬유로 인한 배변작용 증가를 염두에 둔 것이다. 하지만 많이 먹거나 오래 장복하면 팥의 찬 성질로 인해 몸이 차가워져서 오히려 순환을 방해하게 되고 노폐물이 다른 형태로 쌓이게 될 수 있으므로 삼가야 한다. 뭐든 적당히 먹어야 한다는 뜻이다.


팥빙수는 꼭 가게에서 사 먹기만 할 것인가. 아니다. 요즘처럼 다양한 음식들이 쏟아져 나오는 세상에 집안에 앉아 편안하게, 그리고 간편하게 팥빙수를 만들어 먹을 수도 있다. 특히나 요즘 유행인 우유빙수조차 집에서 만들어 먹을 수 있다. 거의 만 원에 근접하는 요즘의 고급 얼음 팥빙수를 집에서 만들어 먹는 방법을 알아보자.


우선 마트에 가서 우유와 팥빙수용 단팥을 사온다.

여기에 각종 과일을 같이 먹고 싶은 사람은 식성 따라 과일도 준비한다.

우유 빙수를 만드는 과정도 아주 간단하다.

우유를 냉동실에 넣어 그대로 얼리기만 하면 끝.


사람에 따라 비닐 봉지에 넣은 채로 넣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분도 있는데 아무렴 어떠랴, 빙수의 역할만 해주면 되는 것을. 팩째로 넣어도 상관없다. 혹시 부피가 불어날 수 있으니 그 점은 염두에 두자.

대여섯 시간 후에 얼린 우유를 꺼내 적당한 그릇에 옮겨 담고 으깨 주기만 하면 빙수용 우유 얼음이 완성된다. 여기에 준비한 팥과 각종 과일을 고명으로 얹으면 우유 팥빙수가 완성된다.





자아, 팥빙수의 2대 재료 중 빙수를 만드는 법은 소개했으니 이제 팥을 소개할 차례다.

우리 나라에서는 소두(小豆)라고도 불리며, 중국에서는 소두·적소두(赤小豆)·홍두(紅豆)·잔두(殘豆)·미두(眉豆) 등으로 불린다. 팥은 원래 적두라 하였고, ≪예기≫·≪황제내경≫ 등에 보이는 소두는 팥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었다.

≪제민요술≫이라는 책에서는 녹두·적두·백두·완두 등 알맹이가 작은 것을 통틀어 소두라 말하고 있으니 아마도 당나라 이후 점차 소두가 팥만을 가리키게 된 것으로 여겨진다. 우리나라에서는 팥을 소두·답(?)·적두·홍두·반두(飯豆) 등으로 표기하고 있으며 반두가 ‘팟’으로 바뀌었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원산지는 동양으로 오랜 재배역사를 가지고 있으며, 중국·우리 나라·일본 등에서 재배되는 특이한 작물이다. 우리나라에는 함경북도 회령군 오동의 청동기시대 유적에서 출토되었고, 백제의 군창 자리에서 녹두와 함께 출토되고 있다.


따라서 우리나라에서 팥을 재배하거나 먹기 시작한 것은 꽤 오래된 듯하다. 우리가 익히 아는 동의보감에도 팥에 대해 상세하게 기술하고 있다. 팥은 그 성질이 차기 때문에 찬 성질을 이용하여 붓기를 빼거난 하는 일에는 좋지만 너무 많이 먹으면 몸 자체가 냉해져서 오히려 몸을 상할 수도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는 깨알같은 팁을 달아 놓았다.그러나 여름철만 되면 생각나는 팥빙수의 시원함과 달톰함은 그런 경고쯤이야 가볍게 무시하도록 만드는 매력이 있다.


최근 부산에서부터 시작된 팥빙수 체인점은 전국을 넘어 중국에까지 상륙했다 한다. 팥빙수가 우리뿐 아니라 중국 사람들의 입맛에도 맞는다는 뜻이겠다. 하기야 일본에서도 즐기는 달달한 단팥죽을 생각한다면 유달리 동양 삼국에서 ‘단팥’을 좋아하는 것은 아닐까. 날씨가 좀더 더운 지역에서는 사탕수수 등을 통해 단맛을 좀더 쉽게 접할 수 있겠지만 우리나라나 중국, 일본 등에서는 단맛을 내는 식품을 찾기가 그만큼 어려웠던 것도 사실이다. 따라서 팥에 설탕을 가미하여 만든 ‘단팥’을 겨울에는 단팥죽으로, 여름에는 팥빙수로 만들어 먹는 행복, 조금은 과해도 용서가 되지 싶다.





그렇다. 여름철 빙수의 꽃은 빙수이면서, 팥이다.

이 팥과 빙수가 가장 잘 어우러지려면 어떻게 만들어야 할까.

우선 팥을 깨끗이 씻어서 물에 하루쯤 불린다.

다음 날, 불린 팥을 솥에 안치고 끓이는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이때 팥을 넣어 우선 한번 끓이고 물을 버린 다음 ‘단팥’을 위해 설탕을 넣고 두 번째로 끓인다.

어떤 이는 팥과 설탕의 비율을 1대 1로 맞추어야 한다고 했으나, 나중에 연유 등을 넣는 것을 생각한다면 설탕은 이보다 적게 쓰는 게 좋을 듯하다. 이때 소금도 약간 넣어 알맞게 간이 배어들도록 한다.

일반적으로 밥에 잡곡으로 넣는 팥보다는 좀더 삶아 팥알이 반 이상 으깨진 상태가 되도록 걸쭉하게 끓여야 빙수용 팥으로 제격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팥을 앞에서 설명한 우유 빙수에 얹고, 콩가루나 각종 과일 등을 얹으면 한여름의 시원한 별미가 완성되는 것이다. 이제 남은 일은? 맛나게 먹기만 하면 된다.

위에서 언급한 빙수 체인점에서는 팥빙수를 맛있게 먹는 법으로, 팥과 빙수를 섞지 말고 조금씩 덜어 먹을 것을 권하고 있는데 아무렴 어떤가. 내 입맛대로, 휘저어서 섞어 먹는다고 잡아갈 사람은 없으니 식성대로, 입맛대로 즐기기만 하면 그뿐이다.


단팥의 달짝지근함도 싫다, 하시는 분들은 팥 이외에 과일만을 얹어도 훌륭하다. 팥빙수가 당기는 첫 번째 이유는 더위를 쫓고자 함이고, 단맛 말고 상큼함만을 원하다 할 때는 그런 맛을 내는 과일만 얹어도 휼륭한 빙수가 된다는 건 누구나 다 아는 상식이다. 수박, 참외 이외에 요즘은 자몽 등 외래 과일들도 빙수와 잘 어울린다고 하니 한번쯤 시도해 봐도 좋을 것이다.


짜증나는 일은 많고 스트레스 받는 일도 많고, 온몸이 끈적거릴 만큼 더운 여름날, ?빙수나 과일빙수 등으로 확 날려버리는 것, 살맛 나는 일 중의 하나다.


 

글 임규화

자유기고가. tvN, KBS 방송작가를 거쳐 현재 홍보에 관련된 일을 하고 있다.

십 년 후쯤 내 가게를 열겠다는 꿈을 갖고 있다.



SHINHAN BANK

웹진 Switch









 
다음검색
댓글
최신목록